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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8화

원유희는 일할 마음이 없었다. 그저 화장실과 사무실을 갔다 왔다 하면서 회의실 쪽 복도에 인기척이 있는지 확인했다.

열 번 정도 갔다 왔을까, 동료들한테서 요즘 건강에 이상 있냐는 질문까지 받았을 때 드디어 회의실 문 쪽에서 인기척이 나는 것을 발견했다.

문이 열리고 한 손을 주머니에 넣은 김신걸이 강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이를 발견하자 원유희는 곧바로 뒤따라갔다.

필경 김풍 그룹에서 대놓고 김신길을 찾아가 자기 일을 말할 수는 없었다.

그녀는 회사에서 이미 충분히 이목을 끌었으니까 더 이상 화제의 중심에 있고 싶지 않았다.

엘리베이터의 숫자가 내려가는 것을 지켜보던 원유희는 몸을 돌려 다른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급히 손가락으로 버튼을 눌렀고 초조하게 기다렸다.

겨우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까지 기다렸는데, 원유희는 들어가기도 전에 누군가가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그리고 그녀는 곧바로 김명화에게 끌려 그의 사무실에 갔다.

“뭐하는 거에요?”

원유희는 그의 손을 뿌리치고 돌아서서 떠나려 했다. 그녀는 여기서 시간을 허비할 만큼 한가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명화는 또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

“할 얘기가 있으면 나중에 해요. 저 지금 바빠요.”

“바쁘긴. 김신걸을 찾아가려고 하는 거 아냐?”

김명화는 담담하게 얘기했다.

속마음을 들킨 원유희는 눈살을 찌푸렸다.

“맞는데요. 왜요? 절 말리시게요?”

“왜 찾아가는데?”

김명화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예리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설마 우리 할아버지 일 때문인 건 아니지? 너 우리 할아버지 일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

“네? 전 아무것도 몰라요.”

원유희는 시치미를 뗐다.

“할아버지는 돌아가시고 큰아버지는 장례식 치르러 갔더니 직위까지 없어졌어. 얼마 전에 큰아버지가 절반의 주식을 너의 엄마한테 양도했던데. 이래도 너랑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나 그렇게 쉽게 속지는 않아.”

김명화의 큰 몸집은 계속 원유희의 앞길을 막고 있었고 그녀가 말을 하지 않는 한 비킬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우리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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