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32화

“죄송합니다, 고객님. 신원 미상으로 나와서 저희도 방법이 없네요.”

“어떻게 신원 미상일 수가 있어요? 내 딸이 불법체류자도 아니고! 답답해 죽겠네! 정말. 다시 한번 확인해 줄 수 있을까요, 시스템에 뭔가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잖아요!”

“고객님, 이미 여러 차례 시도해 보았는데요.”

뒤에 많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었기에 여직원도 점점 인내심을 잃어갔다.

“다시 한번…….”

원수정은 주민등록증을 다시 건네려 하자 옆에 있던 원유희는 그것을 가로채고 갔다.

“가요.”

두 사람이 떠나자 여직원은 어딘가로 전화를 걸었다.

원유희는 원수정을 끌고 밖으로 나갔다.

“아니, 무슨 이런 어이없는 일이 있을 수 있어? 신원 확인이 안 된다니? 웃겨 정말.”

하지만 원유희는 당연하다는 듯이 별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다.

“뭣 때문인지 잘 아시잖아요. 진짜 김신걸이 이 정도로 독할 줄 상상도 못 했는데…….”

그녀는 풀이 죽어 고개를 떨구었다. 앞으로갈 길을 생각하니 막막해졌다.

“일단 먼저 돌아가자.”

원유희는 아무 얘기도 하지 않았다. 올 때도 그냥 따라왔고 갈 때도 그냥 따라갔다. 파도에 휩쓸린 사람처럼 물결 따라 흘러갈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예상 밖으로 원수정은 원유희가 아파트로 돌아가는 것을 말리지 않았다. 원유희는 별말 없이 조용히 별장에서 나와 아파트로 돌아갔다.

아이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원유희는 그저 방안에 가만히 있었다.

소파에 누워 멍하게 있던 원유희는 생각에 빠졌다. 신원 미상… 어떻게 신원 미상일 수가 있어! 이건 말도 안 돼! 그 얘긴 즉 설령 김신걸이 선심을 써서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돌려준다 한들 여전히 자유를 되찾지 못하고 비굴하게 살아가야 한다는 것일까?

앞으로의 인생은 그저 김신걸이 허락해준, 김신걸이 정해준 곳에서만 지낼 수 있다는 걸까? 김신걸의 도를 넘은 집요함과 집착은 원유희로 하여금 불안과 공포 속에 떨게 했다. 이런 절망은 엄청난 무기력함으로 원유희에게 다가왔고 그녀는 더 이상은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가 갑자기 뭔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