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그는 손예인이 자백했으니 여기까지 조사하며 그가 아끼는 여자를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을 뿐.그러니 가치 없는 장난감인 유희가 이 억울함을 당할 수밖에 없었다!지푸라기 하나라도 그녀를 절망 속으로 빠질 수 있게 할 수 있었고 몸과 마음은 지치면서도 속으로 무척 슬퍼했다.그녀는 얼굴을 숙이고 우울함에 빠졌다."가, 난 당신과 아무런 관계가 없으니 앞으로 다시 날 찾아오지 않았으면 해. 여긴 당신을 환영하지 않으니까."신걸은 안색이 갑자기 어두워지더니 성큼성큼 앞으로 다가가서 몸과 마음이 모두 그를 반항하고 있는 사람을 잡아당겼다--"하지 마...... 놔줘! 나 건드리지 마, 정말 역겨워......"방에 들어가서 그녀를 침대에 놓자 검은 그림자는 그녀를 덮쳤다."역겨워?" 신걸은 그녀의 턱을 움켜쥐고 그녀의 반항에도 불구하고 문득 키스를 했다--"윽!" 유희는 이런 상황에서도 남자는 이런 방식으로 그녀를 모욕하며 핍박하고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산소가 부족해질 때까지 그녀를 키스했고 그제야 입술을 뗐다.유희는 숨을 헐떡였다. 원래 창백했던 안색은 산소가 부족해서 약간 붉어졌다.남자는 유희의 턱을 쥐고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난 네가 역겨워하지 않을 때까지 키스할 수 있어!"촉촉한 눈동자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이미 날 완전히 망가뜨린 거 아니야? 더 이상 어떻게 망가뜨려야 넌 만족할 수 있겠니? 내가 미리 말하지만, 넌 나와 우리 엄마를 떼어낼 수 없어. 그러니까 당신은 또 날 어떻게 괴롭힐 작정인데?"신걸은 그녀의 턱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주었고 얼굴은 음흉했다."그래서, 왜 꼭 그 여자와 붙어 다녀야 하는 거지? 그 여자를 도와주지 않았다면 넌 아무 일도 없었을 텐데. 이건 네가 자초한 거야!"유희는 분노를 느끼며 그의 손을 떼어냈다."그래, 내가 자초한 거야, 됐지? 이제 내 눈앞에서 사라져줄래? 나 너무 피곤해."신걸은 깊고 날카로운 검은 눈동자로 베개 안으로 숨겨진 그녀의 창백하고 작은 얼굴
원식은 한꺼번에 그들 셋을 안았다."아빠 많이 보고 싶었어?""네!""너희들한테 줄 선물 샀는데."원식이 말했다.뒤에 있던 기자는 큰 가방 작은 가방을 들고 들어오며 거실에 놓았다.삼둥이는 즉시 환호하며 선물을 에워쌌다.유희가 물었다."왜 일찍 돌아왔어요? 그쪽 일은 다 끝났어요?""네, 별일 없어서 먼저 돌아왔어요."원식이 말했다."내가 미리 유희 씨에게 말했어야 했는데, 그래도 서프라이즈 주고 싶어서요."유희는 웃었다."확실히 서프라이즈네요. 김명화 씨도 돌아왔어요?""아니요, 그는 주요 책임자라 그렇게 빨리 돌아오지 못할 거예요."원식은 그녀를 바라보며 물었다."어디 아파요? 안색이 별로 안 좋아 보이네요."유희는 자신의 얼굴을 만졌다."그래요? 별로 아픈 덴 없는데."5일 전, 그녀는 그렇게 큰 상처를 입은 데다 금방 수술대에서 내려왔으니 그렇게 빨리 회복할 리가 없었다."밥 먹었어요? 내가 먹을 것 좀 해줄까요?" 유희는 화제를 돌렸다."기내식 먹어서 배 안 고파요."원식이 말했다."난 여기에 좀 있다가 돌아갈게요."조한의 선물은 패기 넘치는 장난감 칼이었고 유담은 한정판 인형이었으며 상우는 어린이용 컴퓨터였다.삼둥이는 눈빛을 반짝이며 무척 기뻐했다."고마워요, 아빠!"유희는 놀랐다."원식 씨가 산 선물들 너무 귀중해요!""아이들이 좋아하면 돼요." 원식은 상관없었다.떠날 때 유희는 직접 그를 1층까지 바래다주었다.5층에 도착하자 원식이 말했다."이제 내려가지 말고 일찍 들어가서 쉬어요."유희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요, 내일 와서 저녁 먹을 래요? 내가 제대로 준비할게요."원식은 마술사처럼 손에 검은색의 긴 벨벳 상자를 하나 꺼냈다."이게 뭐예요?""삼둥이도 심지어 아주머니까지도 선물이 있는데 어떻게 유희 씨 선물이 없겠어요?"원식은 부드럽고 우아하게 웃었다.유희는 상자를 받고 열었는데 그 속에는 백금 목걸이가 들어있었고 최고급의 브랜드가 아니었지만 그래도 가격이 저렴한 편은
식사 도중, 유담은 화장실에 가고 싶었다.유희는 아주머니를 귀찮게 하지 않고 혼자 그녀를 데리고 갔다.화장실에 다녀오며 다른 룸을 지나갔다.마침 종업원이 드나들자 유희는 무심결에 안을 들여다보았고, 윤설 그리고 예인을 보자 그녀는 깜짝 놀라 즉시 유담을 안고 빠르게 그들의 룸으로 돌아갔다.유담은 엄마가 잔뜩 긴장한 모습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졌다."엄마?""별일 아니야."룸에 들어서자 원식은 유희의 이상함을 감지하고 물었다."왜요? 아는 사람 만났어요?""윤설과 손예인 봤어요." 유희가 말했다."그들도 여기에 있을 줄은 몰랐어요.""그녀들은 유희 씨 못 봤죠?"원식이 물었다."못 봤어요, 그녀들은 룸 안에 있었어요.""그럼 걱정하지 마요." 원식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 사람들은 정말 장소 하나 잘 고르는군요."밥을 먹은 후 원식은 먼저 차를 몰러 갔고 그다음에 아주머니는 삼둥이를 데리고 차에 올라탔다.유희는 마지막에 떠났다.그러나 그 룸을 지나갈 때 그녀는 멈추고 문을 열었다.안에 있던 두 여자는 종업원인 줄 알았고, 그것도 버릇없는 종업원인 줄 알았다.얼굴을 돌려 들어오는 사람이 누구인지 보았을 때, 그녀들의 눈은 즉시 적의로 가득 찼다."원유희, 네가 감히 내 앞에 다시 나타나다니?" 예인은 매우 건방지고 날뛰고 있었지만 그녀와 반대로 윤설은 훨씬 냉정했다."불임이란 큰 타격을 받자마자 아무 일도 없는 사람처럼 나와서 먹고 마실 수 있다니, 대단하군!""정말 불쌍해. 알을 낳을 수 없는 닭으로 됐으니." 예인은 비웃었다.유희는 득의양양한 그녀들의 얼굴을 차분하게 쳐다보며 말했다."만약 김신걸이 당신 두 사람이 은밀하게 만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면 어떻게 생각할까?"윤설은 침착했다."내가 무엇을 하든 신걸은 나를 믿을 거야. 그리고 너를 상대하는 것도 굳이 잘못이라고 할 순 없지.""정말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면 진실을 숨기지 않았을 텐데. 아니면, 당신은 자신이 독하고 못된 여자라는 것을 김신걸한테 들키
매니저는 멈칫했다."손님께서 물건이라도 잃어버리셨나요?""맞아요, 물건을 잃어버렸어요." 윤설은 그의 말을 따라 말했다."엄청 귀중한 거예요." 예인이 말했다.매니저는 사과했다. "죄송하네요, 손님. 요 이틀 동안 우리 레스토랑의 감시 카메라가 고장 나서 기록을 볼 수가 없어요. 귀중품이라면 우리는 최선을 다해서 찾아드릴게요."윤설과 예인의 안색이 변했다. 이런 우연이?감시 카메라를 확인할 수 없었으니 그녀들도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저 원유희가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밖에.유희는 창가에 앉아 유담을 품에 안고 차창 밖의 구슬 같은 가로등에 집중했다.유담이 정확하게 숫자를 세고 있는 것을 들으니 그녀는 점차 사색에 빠졌다.유희는 레스토랑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했다.그녀는 원식과 아이들이 노출되는 것을 걱정하지 않았다.유희가 윤설 그녀들 앞에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은 위험 될만한 것을 미리 제거했다는 것을 말해준다.이는 원식이 레스토랑의 매니저한테 미리 말한 덕분이었다.윤설과 예인이 무슨 단서를 찾으려 해도 그건 불가능했다.차가 동네 아래층에 도착했다.아주머니는 먼저 삼둥이를 데리고 위층으로 올라갔다.유희는 원식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그와 동네를 걷고 있었다.시간은 아직 일렀기 때문에 동네 놀이터에는 아이를 데리고 있는 학부모나 노인이 있었다.조용한 곳으로 가자 원식이 물었다."무슨 말 하고 싶은 거예요?""나 변성으로 떠나려고요."유희가 말했다.원식은 잠시 멈칫했다."결정했어요?""네. 더는 여기에 있으면 안 돼요.""왜 갑자기 이런 결정을 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원식이 물었다.왜냐고? 그야 최근에 그녀에게 일어난 일 때문이었다.유산, 불임, 그리고 하마터면 김신걸의 손에 죽을 뻔한 거.다음에 그녀한테 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른다.그녀는 윤설과 예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그녀는 단지 김신걸을 두려워할 뿐이었다.이 남자는 마음이 악독하고 거칠어서 힘 조절을 잘 하지 못했기에 만약 그녀가 정말 의외로
이날, 윤설은 오후에 별일 없어 드래곤 그룹에 갔다.그룹은 한창 고위층 회의를 하고 있었기에 신걸은 없었다.윤설은 혼자 사무실 안으로 들어갔다.매번 올 때마다 그녀는 지고 무상한 권세를 누리는 기쁨을 느꼈다. 그리고 그 누구도 이 영광을 그녀에게서 빼앗아올 수 없었다. 그녀와 신걸 사이의 감정은 더 말할 것도 없었다.원유희든 다른 그 누구든.윤설은 테이블 앞으로 다가가갔다. 데스크톱 컴퓨터의 화면은 꺼져 있었지만 화면 버튼은 켜져 있었다.그녀는 드래곤 그룹의 주식 차트라 생각했다.호기심에 버튼을 누르자 화면이 밝아졌다.뜻밖에도 CCTV 영상이었다.9개의 화면.윤설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신걸의 사무실에 왜 이게 있는 것일까? 회사는 모니터링을 하는 전문적인 부서가 있지 않았나? 회사에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매일 업무로 바쁜 신걸이 신경 쓸 차례는 아니지 않는가?그녀가 의혹해하고 있을 때, 그녀는 화면 속의 사람이 좀 이상하다는 것을 발견했다.김덕배가 왜 여기 있지? 그리고 그녀가 잘 아는 제작진들도 있었다.필경 전에 그녀는 김 씨 그룹에서 광고를 찍은 적이 있었다.이때, 그녀가 익숙하면서도 몹시 증오하는 모습이 나타났다.윤설은 믿기지 않은 듯 급히 컴퓨터 스크린에 다가가며 화가 난 채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았다. 원유희!그래서 신걸이 감시하는 사람은…… 원유희라고?윤설은 자신의 생각에 화가 났고 어이가 없었다.이렇게…… 터무니없는 일이 있을 수가?원유희는 도대체 무슨 수단을 썼길래 신걸이 사무실에서 감시 카메라로 그녀를 지켜보게 하는 것일까?왜 꼭 이렇게 끈질기게 달라붙는 것일까?윤설은 더 이상 머물지 않고 사무실을 떠나 엘리베이터를 타며 주차장으로 내려갔고 차 안으로 들어가자 그녀의 화는 여전히 가시지 않았다!지금 당장이라도 원유희를 죽이고 싶었다!만약 그녀가 원유희를 도와 제성을 떠나게 한다면 원유희는 또 다른 도시에 가서 신걸을 꼬시며 불륜을 저지를지도 모른다. 그럼 그녀는 또 어떻게 이 일을 알겠는가?왜 겉으로
"갈 곳은 정했어?" 명화가 물었다."변성에요." 유희가 말했다."동의할게." 명화의 자비를 베푸는 듯한 말투.유희는 더 이상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아 몸을 돌려 떠났다.뒤에서 명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당신 정말 아이를 낳을 수 없는 거야?""네, 됐죠?" 유희가 물었다.이 말을 남기고 그녀는 가버렸다.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며 그녀는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김명화의 말은 완전 자신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그녀는 정말 그의 비위를 맞춰야 하는 줄 알았다!설마 이 녀석 또 무슨 꿍꿍이가 있는 건 아니겠지?그렇지 않으면 왜 이렇게 쉽게 허락을 한 거지?김명화도 매우 음험한 사람이니 주의를 해야 했다!주민등록증과 여권만 받으면 그녀는 떠날 수 있었다.설마 윤설이 ‘호흡' 안 맞추는 건 아니겠지?유희는 별다른 일이 없다면 윤설은 거절할 도리가 없다고 생각했다.엘리베이터에 들어간 그녀는 작아지는 빨간 숫자를 보면서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다.그녀는 주동적으로 윤설을 찾으면 안 됐다. 그럼 자신이 무척 절실해 보일 것이다.오히려 윤설의 쓸데없는 의심을 살지도.만약 정말 윤설이 전화를 하지 않는다면, 그녀는 임시 주민등록증을 만들러 가면 됐다!또 만일 신걸이 주지 않는다면?설마? 전에 그는 그녀가 떠나는 것을 동의했으니 굳이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가지고 있을 리가 없었다……유희가 변성 쪽의 집에 대해서 집주인과 연락하고 있을 때 윤설의 전화가 걸려왔다."주민등록증과 여권 말이야, 내가 받았는데, 언제 줄까?""어떻게 받았어?" 유희가 물었다."당연히 신걸이 준 거지, 설마 그가 너를 붙잡으려고 한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윤설은 경멸했다."신걸이 한때 신선함에 너랑 잤다 해도 지금은 아니야. 그가 어떻게 아이도 낳지 못하는 여자를 찾을 수 있겠어? 웃기네 참!"이런 비웃음에 대해 유희는 이미 아무렇지도 않았고 직접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지금 너 찾으러 갈게."그녀들은 카페에서 만
유희는 안색이 매우 어두워졌다. 그녀는 이 정신이 나간 여자와 거래를 하는 게 아니었다!"그리고, 나는 당신을 상대하지 않을 거야. 원수정만 상대할 테니까. 그러면 당신은 더 고통스럽겠지? 그러나 네가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면 나는 기분이 엄청 좋단 말이야! 원수정은 매일 오후 어느 클럽에 가서 카드놀이를 한다고 들었는데, 내가 지금 당장 그녀를 찾아가서 이 잘린 주민등록증과 여권을 그녀에게 보여주면, 그녀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윤설은 말을 마치고 웃으며 떠났다.유희는 긴장했다.수정은 확실히 카드놀이를 좋아했다. 그것도 오후에. 왜냐면 오전에는 잠을 푹 자야 했고 밤에는 또 일찍 자야 했기 때문에 오후밖에 시간이 없었다.만약 윤설이 정말 그 물건들을 수정 앞에 던지며 도발까지 한다면, 수정은 틀림없이 참지 못하고 일을 저지를 것이다.만일 그녀가 윤설을 때린다면 그녀들한테 또 한 번의 재난이 닥칠 것이다!유희는 급히 일어나 윤설을 잡으려 했다."너……"그녀의 손이 윤설의 팔에 닿자 윤설은 소리를 지르며 갑자기 뒤로 쓰러졌다. 마치 누군가에게 힘껏 밀린 것 같았다.단번에 다른 한 테이블에 부딪히며 바로 바닥에 쓰러졌다!유희는 깜짝 놀랐다. 그녀는…… 그녀는 밀지 않았는데, 어떻게……"무슨 일이야?""사람을 때리다니요?""무슨 일이길래 사람을 때리는 거예요? 소질이 너무 없는 거 아니에요?""피아노 여신이 맞았는데, 이거 대박 아니야?"카페에는 갑자기 많은 사람들이 핸드폰을 꺼내 이쪽을 향해 찍었다.유희는 이런 상황에 부딪친 적이 없었으니 한순간 어리둥절해졌다.그리고 윤설의 얼굴에 득의양양한 미소가 번쩍일 때 그녀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깨달았다.이게 바로 그녀가 눈에 띄는 자리에 앉은 목적이었다……윤설은 일어나서 울면서 그녀에게 질문했다."왜 날 민 거야? 나는 이미 분명히 말했잖아, 더 이상 너와 따지지 않겠다고. 제발 나 좀 봐주면 안 되겠니? 당신 때문에 난 정말 너무 고통스러워…… 찍지 마요, 제발 그만 찍으라고요
그녀는 급하게 위층으로 올라가지 않고 동네의 한 화단 옆에 앉아 복도 방향을 마주하고 있었다. 옆에는 마침 관목숲이 있어서 은신하기에 적합했다.무슨 상황만 생기면 그녀는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다.날이 어두워지려 하자 유희는 아주머니가 삼둥이를 데리러 가는 것을 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깡충깡충 뛰는 삼둥이는 복도로 들어가며 올라갔다.유희는 그제야 밖으로 모습을 드러내며 아이들에게 도둑질하는 듯한 자신의 모습을 보일까 봐 두려워했다.삼둥이가 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두 대의 차가 아파트 단지에 들어왔고, 뒤따라 많은 사람들이 비집고 들어가며 복도로 돌진했다.유희는 놀랐다.마치 좀비를 본 것 같았다.그녀는 속으로 지금 집에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방에 갇혀 나갈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위험해질 수 있을지도 모른다.유희는 몸을 돌려 재빨리 동네를 떠났다.밖에 나가서야 그녀는 아주머니한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그럼 언제 돌아올 수 있는 거예요? 아니면 제가 내가 교장 선생님한테 말할까요?"아주머니는 걱정하며 말했다."아니요. 나 혼자 해결할 수 있어요. 어차피 6층에서 사시니까 그 팬들과 기자들은 아주머니와 아이들을 귀찮게 하지 않을 거예요." 유희는 그녀를 위로했다."그래요, 알겠어요."통화가 끝나자마자 전화가 들어왔다.유희는 확인하고 받았다."교장 선생님.""어디예요? 내가 데리러 갈게요."유희는 그가 틀림없이 인터넷에서 그 일을 봤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아니에요, 절대 오지 마요, 팬과 기자들 모두 우리 집에 있어요. 나는 이미 동네를 떠났는데, 그들은 나를 보지 못했어요. 아무튼 오지 마요!"그녀는 원식이 이 일에 연루될까 봐 두려워했다.전에 피노키오의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아직도 가슴이 떨렸다.일이 생겨도 괜찮지만 무서운 것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동네를 떠난 이상 내가 들킬까 봐 두려워할 필요 없잖아요. 나를 위해 생각하지 말고 주소 알려줘요.""정말이에요, 난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