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놔!" 유희는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예인은 아예 그녀의 앞을 가로막았다."사람을 잘못 봤다고? 원유희, 내가 죽는 한이 있어도 널 잘못 볼 리가 없어!"유희는 화가 거의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다.구경하는 사람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었으니, 그녀는 무척 난감했다!입구에서 검은색 롤스로이스가 멈췄고 차에 타고 있던 사람이 내려왔다.신걸뿐만 아니라 윤설도 있었다.로비 안이 이상할 정도로 조용해진 것을 보고 유희는 몸을 돌렸다.그녀는 차에서 내린 사람이 누구인지 보자마자 얼굴이 새하얗게 질려 몸을 돌려 떠나려 했다.하지만 예인은 그녀의 속마음을 간파하고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내가 사람을 잘못 봤다고 한 이상 왜 도망가는 거야? 왜 지금 설명하지 않고?"신걸과 윤설은 이미 로비에 들어섰고 그의 카리스마는 모든 사람의 긴장하고 있는 신경을 압박했다.윤설은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고 물었다."왜 이러지?"그리고 인차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익숙한 모습도 보았다."원유희잖아? 여기에서...... 출근하는 거야?"신걸은 예리한 검은 눈동자로 그를 등지고 있는 유희를 응시하며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았다.예인은 기다렸단 듯이 달려왔다."신걸아, 왔어?""누가 여기로 오라고 했지?" 신걸은 표정이 싸늘했다."이건 내 탓 아니야. 난 단지 의문이 있어서 이곳까지 달려와서 원유희한테 물어보는 거야."예인는 득의양양해하며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유희는 뻣뻣하게 자리에 서서 숨이 멎을 것만 같았다.특히 신걸의 시선은 마치 그녀의 몸을 뚫으려는 것만 같았다.신걸은 처음에는 침묵하다가 뒤이어 눈빛이 갑자기 무섭고 차갑게 변하더니 주위를 보았다."구경하는 사람들 모두 기억해둬, 더 이상 회사에 남을 필요 없으니까."프론트나 지나가던 직원들은 모두 다리에 힘이 풀리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사무실 안.신걸은 소파에 앉아 몸을 완전히 소파에 기대며 나른하고 위세가 있어서 아무 말 하지 않아도 사람들을 두려움에 빠지게 했다.반대편 1인용
유희는 도망가고 싶었다.더 끔찍한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멀리 도망쳤을 것이다!"만약 다른 사람의 아이를 임신하지 않았다면, 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아이를 지울 필요가 있었을까? 첫날에 임신한 것을 발견하자마자 다음날에 바로 아이를 지우다니, 속도도 참 빠르네." 예인은 한숨을 쉬었다.유희는 그녀의 말이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내가 누구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거야? 너 말 함부로 하지 마!""증거가 확실한데도 이렇게 잡아뗄 거야?" 예인이 물었다.유희는 급히 앞으로 다가가며 예인의 손에 있는 핸드폰을 빼앗았다.그 사진을 보았을 때 그녀는 몸속의 피가 거의 응고되는 것만 같았고 얼굴은 점차 하얗게 질렸다.어젯밤, 원식이 그녀의 이마에 키스한 사진이었다. 뜻밖에도 예인한테 찍히며 예인은 또 이걸로 일을 벌이다니.유희는 손이 부들부들 떨리며 애써 변명했다."나 임신한 거 맞아, 아이를 지운 것도 사실이고. 하지만 그 아이는 확실히 당신의 아이야…..."그녀는 신걸을 바라보았다. 그가 믿기만 하면 되었기에 그녀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개의치 않았다."네가 아이를 그렇게 빨리 지운 이유가 아마도 양수를 검사하면 신걸한테 네가 바람피운 사실을 들킬까 봐 그런 거지!"예인이 도발했다."그 이유는...... 내가 다른 사람들한테 알리고 싶지 않아서 그래."유희가 말했다.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는 지운 아이가 신걸의 아이라고 밝히는 것이 옳은지 그른지 몰랐다.필경 윤설이 현장에 있었으니 신걸은 더욱 분노할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그렇게 많은 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녀는 더 이상 원식에게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우리가 모르면 안 될 게 뭐가 있겠어? 너랑 신걸의 일은 하루 이틀도 아닌데, 아기를 가졌다고 오히려 숨기는 것이 더 이상하지." 예인의 말재간은 엄청 늘었다."그리고…...""너 입 닥쳐!" 유희는 화가 나서 손에 있는 핸드폰을 던졌다.그리고 핸드폰은 예인의 이마에 떨어졌다--"아!" 예인은 비명을
......전화 소리가 끝날 때까지 아무도 받지 않았다.사실 유희는 오히려 신걸이 그녀를 신경 쓰지 않기를 바랐다.그러나 죽음을 기다리는 느낌은 또 그렇게 생생하여 그녀는 일분일초가 괴로웠다.뺑소니와 자수 중 어떤 상황이 심각할까? 당연히 뺑소니였다!유희는 그저 신걸이 이번만 봐주기를 바랄 뿐이었다…...전화를 세 통 걸었지만 신걸은 받지 않았다.유희는 그의 깊은 마음을 알 수 없었기에 그저 무섭기만 했다.가까스로 퇴근 시간이 되자 그녀는 엘리베이터로 향했고 마침 퇴근을 한 선덕이 다가오며 쓸데없는 말 한마디 했다."퇴근했어요?""네." 유희가 말했다."안색이 안 좋은 거 같네요."유희는 요즘따라 사람들이 자주 이 말을 하는 것 같았다.안색이 좋을 리가 있을까? 그녀는 오후 내내 마음이 조마조마했다."총 팀장님의 관심, 감사합니다. 저 괜찮아요."그녀는 비몽사몽하게 대답했다.선덕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엘리베이터에 들어서자 그는 지하 주차장이 있는 층을 누르며 말했다."내 차에 타요."유희는 본능적으로 거절했다."아니에요, 고마워요 총 팀장님. 지하철 타면 돼요.""드래곤 그룹에 데려다주는 거예요."유희는 심장이 멎은 것만 같았고 얼굴을 돌려 놀란 표정으로 선덕을 바라보았다.마치 이 순간, 선덕이 바로 저승 사자고, 그는 그녀를 직접 지옥으로 보내려 하는 것 같았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절대 선덕의 생각이 아니라 신걸의 명령이었다.전화를 받지 않고 갑자기 이렇게 나오다니. 그녀는 미처 방비하지 못했다.차는 안정적으로 달리고 있었고 유희는 이 길이 영원히 끝이 없기를 바랐다.조수석에 앉은 그녀는 차 문에 바짝 붙어 무릎에 놓은 손을 주먹으로 쥐었다. 그녀는 긴장하고 불안해했다.선덕은 그녀의 모든 반응을 보고 있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그의 임무는 단지 그녀를 드래곤 그룹으로 데려가는 것이었다."김신걸 혹시 뭐라고 말 안 했어요?" 유희는 목소리가 약간 쉬었다."아니요."유희는 입술을 깨물고서야
신걸은 그녀를 사무실로 던진 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대신 그는 술장 앞으로 가서 술을 따며 잔에 부었다.호박색의 액체는 짙은 피와 흡사하여 정신적으로 사람에게 더욱 많은 압박감과 위협을 가했다.유희는 반항할 힘도 없는 사냥감처럼 테이블 가장자리에 몸을 붙이고 벌벌 떨었다.신걸이 아직 습격하지 않은 이상, 그녀는 먼저 자신을 위해 변명할 수 있지 않을까?"설마 그 아이가 정말 원식 씨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유희는 떨리는 목소리로 가능한 한 차분해지려 애썼다."나...... 나는 우리 엄마까지 걸고 맹세했어. 네가 믿지 않으면 나는 정말 억울해서......"신걸은 몸을 돌려 술장 옆의 있는 높은 의자에 앉았다. 긴 다리는 압박감이 넘쳤고 마치 티 내지 않는 약탈자처럼 검은 눈동자는 음침하고 무서웠다."약 안 먹었어?""이게 이상한 거야. 난 약을 먹었지만 임신했어. 후에 의사한테 물어봤는데 피임약 효과는 100% 가 아니래. 특히 임신하기 쉬운 체질의 사람은 임신할 확률이 더 크다고 말했어."유희는 차분하게 설명하며 살아갈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는 적어도 반쯤 죽은 모습으로 여기를 떠날 것이다.그녀는 설명을 마쳤지만 공기 중의 압박감은 결코 완화되지 않았다.신걸의 날카로운 눈빛은 마치 치타처럼 위험하고 무서웠다."내가 말한 건 사실이야! 내가 그렇게 빨리 아이를 지운 건 한편으로는 피임약을 먹었기 때문에 이 아이를 낳으면 안 됐던 거고 다른 한편으로는...... 네가 알 까봐 무서워서 그랬어."유희는 무서움이 가득 찬 눈빛으로 신걸을 보았다."비록 지금은 본의 아니게 윤설이 이 일을 알았지만.""넌 확실히 죽을죄를 졌지." 신걸은 흉악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그게 내 탓이야? 나도 피해자라고!" 유희는 불평했지만 목소리는 아주 작았다. 그녀는 전혀 감히 그러지 못했다."이런 수술은 몸에 좋을 거 하나도 없어. 너도 봤잖아, 내가 요즘 정신이 안 드는 거. 그리고 난 지금까지도 완전히 회복되
그녀는 신걸이 정말 미쳐서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을까 봐 두려워했다.그때 가면 아픈 건 자신뿐이었다.신걸은 얼굴을 들며 얇은 입술은 촉촉했고 윤기가 흘렀으며 매정하게 말했다."너도 자신이 이 정도 쓸모밖에 없다는 거 아는 거야?"유희는 입술을 깨물며 반박했다."너도 그냥 이런 식으로 나를 괴롭힐 뿐이잖아?"말을 마치자 그녀는 심장이 조였다.신걸의 말을 받아치는 것은 정말 수지가 맞지 않았다.그녀가 또 그를 건드려서 긴장해하며 기다리고 있을 때, 신걸은 오히려 흉악하게 웃으며 그녀의 턱을 잡고 자신의 입술로 그녀의 작은 입을 막았다--"흑!" 유희는 숨이 막혔다.그녀가 숨이 끊어질 무렵에야 그는 그녀를 놓아줬다. 신걸은 굵고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너는 내가 다른 방식으로 널 괴롭히는 것을 원하지 않을 거야."유희는 소름이 돋으며 흠칫 몸을 떨었다.그래, 다른 방식, 그건 더 잔인했다.그녀의 명의상의 아버지, 그리고 원수정이라는 갑자기 나타난 친엄마는 모두 신걸의 폭력을 피하지 못했다.그래서, 그녀는 그에게 감사라도 해야 하는 것일까?유희의 마음은 한없이 아파졌다."나한테 거짓말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넌 그 후과를 감당할 수 없어."사무실을 떠날 때 신걸은 그녀를 협박했고 경고를 했다.유희는 반쯤 죽진 않았지만 다만 놀라서 다리에 힘이 좀 풀렸다.지하철을 타고 돌아간 뒤, 그녀는 바로 자기의 방으로 돌아갔고 아이들을 보러 가지 않았다.거울 속 자신의 얼굴은 무서울 정도로 하얗게 질렸기 때문이었다.그녀는 아이를 놀라게 하고 싶지 않았다.아이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럼 그녀의 삼둥이는? 역시 존재하면 안 되겠지?유희는 정말 한심했다!신걸에게 솔직하게 말하라고? 그녀는 그럴 엄두가 있을까?그와 가까워질수록 움츠러들고 싶을 뿐이었다.하룻밤을 자고 나서야 그녀는 좀 회복되었고 삼둥이가 깨어나기 전에 그들의 방으로 갔다.그들과 함께 아침을 먹고, 아주머니가 그들을 스쿨버스에 태우는 것을 지켜봤다.그리고 그녀는 바로
"당신도 참 매력이 있는 여자야. 김신걸의 장난감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또 표원식으로 하여금 자신의 원칙을 깨뜨리게 만들다니. 유희 씨 그렇게 안 봤는데, 정말 대단해!"명화는 감탄했다.유희의 맑고 아름다운 얼굴은 의혹으로 가득했다.신걸의 장난감이 된다는 게 무슨 매력이 있다는 거지? 그건 마치 개한테 물린 것과도 같았다. 누가 자신이 매력 있어서 개한테 물렸다고 생각할까?하지만 왜 원식을 말하는 거지?설마 명화는 이미 어제 발생한 일을 전부 알았단 말인가?"당신과 무관한 일이에요.""아니!"명화가 말했다."내가 최근에 외국에 투자한 프로젝트는 광산자원에 관한 것인데 지금 사람을 하나 찾아서 나와 리스크를 분담하려고 하고 있거든. 근데 표원식한테 의향이 있을 줄이야. 교육에 관한 일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광산자원에 투자하는 것에 흥미를 가졌을까? 생각해 보니까, 유희 너 때문이지?"유희는 멈칫했다.그건 회사에서 일어난 일 때문이었다…...그녀는 명화의 세력이 김 씨 그룹에 있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 사람은 상업에 천부적인 재능이 있었다.김 씨 그룹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회사는 지배하는 회사 8개, 주식에 참여하는 회사 근 20개에 달하는데 외국에도 틀림없이 그런 회사가 있을 것이다.그래서 그의 그룹에서의 직위는 그냥 명의상이지 그는 구속받지 않는 도련님과도 같았다.그래서 그룹에 지분이 얼마나 있든 상관없었다.돈을 벌 능력이 있는 사람은 모든 사람이 빼앗는 고기에 신경 쓰지 않고 자기 계발에 더 집착했다.그와 신걸의 대립관계는 아마 이런 것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을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굳이 신걸을 죽일 필요가 없었다.하지만 원식이 명화와 합작하다니…... 유희는 문득 그날 저녁 원식이 그녀에게 명화를 상대할 방법이 있다고 한 말을 떠올렸다.여기서부터 손을 대려는 건가?"하지만 나와 합작하려면 그는 정신을 바싹 차려야 할 텐데."명화가 말했다."당신들은 협력 관계잖아요. 표 씨 집안은 피노키오 귀족 학교 창시
그녀는 고개를 숙였다."미안해요…..."원식은 잠시 침묵하다가 타협하는 것 같았다."알겠어요. 하지만 나는 여전히 삼둥이의 아빠 맞죠?"그의 유머에 유희는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어쩔 수 없이 웃었다."네, 삼둥이는 당신을 매우 좋아해요."두 사람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통화를 마친 유희는 마음이 피곤해졌고 몸도 더욱 무거워진 것만 같았다.서운할 게 뭐가 있겠어, 어차피 아이들을 낳기로 한 날부터 그녀는 자신의 행복을 찾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행복은 대가를 치러야 하니까.그녀는 행복과 교환할 만한 물건이 없었다…...유희는 돌아가는 지하철에 앉아 머리를 한쪽에 기대며 이런저런 생각 하다가 잠이 들었다.그녀가 놀라서 깨어날 때, 그녀는 이미 여러 정거장을 지나갔다.그녀는 할 수 없이 지하철이 멈춘 다음 맞은편에 가서 다시 갈아탈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지하철에서 잠든 적이 없었다.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 그녀는 나른했고 일 때문에 무척 피곤했다.마음이 힘든 거겠지. 마음이 힘들면 정신이 안 들었으니까.3일도 안되어 연예계의 화제는 또 대상을 바꾸었다. 예를 들면 기자가 손예인과 다른 한 남자 연예인과 식사를 한 것을 찍었거나 아니면 예인이 어느 브랜드의 대변인으로 됐는지에 대해 보도했다.예인의 잠잠하던 온라인 계정은 다시 업데이트되기 시작했다. 그녀는 더 나은 자신으로 되기 위해 공부하러 갔기 때문에 그동안 휴식했다고 말했다.선덕이 없자 동료들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유희는 일반적으로 참여하지 않고 묵묵히 들으며 예인을 검색했다.예인은 마치 되살아난 것처럼 관중들의 시선 속에서 활약하고 있는 것 같았다.그러나 그녀는 윤설 때문에 연예계에서 쫓겨나지 않았던가? 지금 어떻게…...유희의 머릿속에는 그날 회사 로비에서 일어난 장면이 스쳐 지나갔고, 신걸과 윤설이 나타난 것을 떠올렸다.우연이 아닌가?동료들은 예인에 대해 얘기한 다음 또 윤설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번 윤설과 신걸이 동시에 나타났으니 더욱
유희는 나중에야 왜 그날 윤설이 신걸과 함께 김 씨 그룹에 왔는지 알게 되었다.김 씨 그룹이 현재 개발하고 있는 제품은 영향력 있는 연예인을 찾아서 홍보해야 했기 때문이다.최근 떠오르는 샛별은 바로 피아노 여신 윤설이었다.유희는 테이블 앞에 앉아 데이터를 정리하고 있었다. 테이블 위의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고 선덕의 전화였다.그녀는 받고 말했다. "총 팀장님.""행정부에 한 번 가봐요. 김 이사님이 유희 씨 찾고 있으니까요.""…... 알겠어요."유희는 전화를 놓고 사색했다. 김덕배?그가 왜 그녀를 찾는 거지?그러나 그녀와 덕배 사이의 적대관계를 보면 이는 결코 좋은 일이 아닐 것이다.그러나 그녀는 어쩔 수 없이 가야 했다.회사에서 그녀에게 무슨 짓을 하진 않겠지…...문을 두드리고 사무실로 들어서자 그녀는 덕배 말고 윤설도 함께 안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인차 알아차렸다.이 일은 분명 윤설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무슨 일일까…...덕배는 우월감을 가지고 명령식으로 말했다."원유희, 윤설 씨는 지금 조수가 없으니까 당신이 잠시 대신해 줘. 김 씨 그룹의 스타 대변인으로서 우리는 그녀에게 여러 방면의 편리를 제공할 의무가 있으니까."유희는 흠칫했다. 윤설의 조수로 되라고?그러니까 두 사람은 장시간 접촉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그때 화장실에서 일어난 일을 생각하며 유희는 바로 거절했다."죄송해요, 나는 재무부의 출납이지 개인 매니저가 아니니까 이 일은 할 수 없어요. 나중에 일을 잘하지 못해서 윤설 씨의 일을 망치면 안 되죠."그때 가서 윤설한테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겨서 그녀에게 덮어씌우고 또 신걸한테 이르면 그녀한테 다시 재앙이 들이닥칠 것이다.윤설이 말했다."단지 간단한 일일뿐, 그렇지 않으면 이렇게 아무 사람이나 찾지 않았을 거야.""이게 누구의 뜻인지 알고 싶은데. 당신이야?"유희가 물었다.덕배가 말했다."내 뜻이야. 당신은 상사의 말을 거역하기라도 한다 이거야?""네, 거역할게요." 유희는 이것이 덕배의 생각
육성현은 흠칫 놀랐다. 그러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내가 누구를 죽였다고 그래? 혜정아, 다 오해야. 나 지금 다 고쳤어. 진짜야, 어서 내려와. 물만두가 식겠다.”“오지 마!”엄혜정은 감정이 격해져서 소리쳤다.“다가오면 뛰어내릴 거라고 얘기했어!”“그래, 안 갈게.”육성현은 감히 다가가지 못했다.“혜정아, 진짜야. 난 사람을 죽이지 않았어. 우선 먼저 내려와. 내려오면 내가 다 설명해 줄게. 다 오해야.”“사실 처음부터 수상하다고 생각했어. 그냥 유희의 말이 날 깨닫게 했을 뿐이야.”엄혜정은 눈물이 그렁그렁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그녀는 육성현을 바라보면서 얘기했다.“근데 나 지금 다 알게 됐어. 증거는 없지만 넌 김하준이잖아. 난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 네가 달라질 거라 기대했어. 근데, 넌 어떻게 네 아이의 외할머니랑 외할아버지를 죽일 수 있어? 김하준, 넌 도대체 정체가 뭐야? 세상에 어떻게 너 같은 괴물이 다 존재해?”“혜정아, 내려와서 천천히 얘기하자, 응? 거긴 너무 위험해.”“제일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기분을 모르지? 너도 한번 느껴봐야 해.”엄혜정은 떨어지는 눈물과 함께 베란다에서 뛰어내렸다.“안돼!”육성현은 고함을 지르며 달려갔다. 하지만 엄혜정의 옷자락도 미처 잡지 못했다.그는 엄혜정이 바닥에 떨어지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의 몸에서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목격하게 되었다.밑에 서 있던 하인 중 그 누구도 엄혜정을 받아내지 못했다.“다 죽일 거야!”육성현은 미친 듯이 달려갔고, 눈에 거슬리는 하인들을 모조리 걷어차 버렸다. 그는 엄혜정 옆으로 기어가 부드럽게 그녀를 품에 안았다.“혜정아, 혜정아. 병원에 데려다줄게. 아무 일도 없을 거야!”엄혜정은 눈을 떴다. 그녀의 머리는 피투성이가 되었고, 초점이 점차 사라지는 눈으로 육성현을 바라보았다.“김하준, 다음 생이 있다면, 난 다시는 널 만나지 않을 거야…….”이렇게 한마디만 남기고 엄혜정은 숨을 끊게 되었다.“그래, 만나지 마,
퇴원한 후, 엄혜정은 방에 혼자 남았을 때 원유희에게 연락했다.“유희야, 괜찮아? 김명화가 널 납치했다고 들었는데, 구출됐다고?”“응, 괜찮아. 지금은 집에 도착했어.”“다행이다.”원유희는 그녀의 정서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고 물었다.“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부모님이 돌아가신 일 말이야. 나 다 알게 됐어.”원유희는 순간 멈칫했다.‘다 알았다고?’“미안해 혜정아, 숨기는 게 아니었는데.”“괜찮아, 나랑 아이를 생각해서 숨긴 거잖아.”엄혜정은 잠시 멈췄다가 다시 물었다.“네가 김명화를 죽였어?”“아니. 그날에 크루즈에서 김명화가 도망쳤거든. 우리가 김명화를 찾았을 땐 이미 주검으로 됐어. 그 주검도 바다에서 건져낸 거야.”“육성현도 있었지?”“응, 얘기해줬어?”엄혜정은 덤덤하게 물었다.“육성현을 의심해 보지 않았어?”원유희는 흠칫했고 아무런 얘기도 할 수가 없었다.“김명화를 죽인 사람, 그리고 우리 부모님을 죽인 사람 말이야…….”“그럴 리가?”원유희는 당황했다. 그녀는 엄혜정이 왜 육성현을 의심하게 됐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무슨 단서라도 발견한 거야? 아니면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마.”“유희야, 저 사람 진짜 육성현이 아니잖아. 김하준이라고. 나 그 사람 잘 알아.”엄혜정은 목이 메였지만 울먹이면서 끝까지 말했다.“난 그 사람 고칠 줄 알았어, 적어도 아이를 위해서…….”“혜정아, 아직 조사하고 있어.”“그럼 너희들도 육성현을 의심하고 있다는 얘기잖아, 맞지?”“오해일 수도 있어.”“오해일 리가 없어.”엄혜정은 말을 마치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원유희가 다시 전화를 걸어오자 그녀는 아예 핸드폰을 꺼버렸다.그리고 시체처럼 무기력하게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엄혜정은 서재에서 나온 육성현을 보면서 얘기했다.“나 물만두 먹고 싶은데, 사다 줄래? 예전에 빈민가에서 자주 사주던 물만두 말이야.”“그래.”육성현은 엄혜정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먼저 우유 좀 마시고 있어. 금방 갔다 올게.”
육성현은 엄혜정을 끌어안았다.“김명화가 죽었대. 복수한 셈이나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네가 무사히 지내야 장인어른 장모님이 안심하시지 않겠어? 침착해.”엄혜정은 울면서 그의 품에 쓰러졌다.그러고는 배가 간간이 쑤시자, 엄혜정의 얼굴은 하얗게 질렀다.육성현은 그녀의 상황을 바로 눈치채고 기사에게 소리쳤다.“얼른 병원으로 가!”“얼른!”염민우도 재촉했다. 그는 얼른 엄혜정의 손을 잡았는데, 그녀의 손이 얼음처럼 차갑다는 것을 발견했다.“누나, 아직 나도 있잖아. 그러니까 아무 일도 생기면 안 돼. 누나, 꼭 버텨줘.”엄혜정은 눈에 눈물을 머금고 그를 보고 있었다.그녀는 마음이 몹시 괴로웠고,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었다.‘난 부모님을 가질 자격이 없는 걸까……?’엄혜정이 깨어났을 때 그녀는 이미 병원에 있었다. 깨어나자마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배를 만졌다.육성현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지금 안정을 취해야 한대.”엄혜정은 주위를 둘러보았다.“민우는?”“밖에 있어. 너무 걱정되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어.”엄혜정은 육성현의 손에서 자기 손을 뺐다.“두 사람 너무해. 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나한테 숨길 수가 있어? 평생 숨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 육성현, 우리 부모님의 목소리를 합성해서 나랑 통화하게 했어? 네 아이디어지? 넌 아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다 할 수 있잖아!”“혜정아, 어차피 일은 벌어졌고, 너한테 알려준다고 해서 달라질 건 없어. 네 옆에는 나랑 아이가 있고, 민우에게 남은 가족이라곤 너밖에 없어. 너한테도 무슨 일이 생기면, 민우는 더 고통스러워질 거야.”엄혜정은 말을 하지 않았고, 눈물이 그렁그렁했다.엄혜정도 염민우가 더 고통스러워질 것을 잘 알고 있었다.그때 엄혜정은 염민우가 갑자기 엄청나게 말라갔던 것이 생각이났다. 엄혜정은 염민우의 일이 바쁜 줄로만 생각했는데, 이제야 그때 부모님이 돌아가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염민우는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하고 있었다.“울지 마. 의사가 지금은 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했어.”
“알았어요…….”염민우는 고개를 들었다. 그러다가 입구에 서 있는 엄혜정을 보고 깜짝 놀랐다.“누…… 누나. 여긴 어쩐 일이야?”엄혜정은 멍하니 거기에 서서 염민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방금 얘기하고 있던 사람을 봤다.“하늘나라라뇨? 저희 부모님이 왜 하늘나라에 계셔요?”“아니야, 다른 사람의 얘기를 하고 있었어.”엄혜정은 두 사람의 얼굴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똑똑히 들었다. 엄혜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다급하게 핸드폰을 찾았다.핸드폰을 못 찾자 바로 차로 뛰어갔다.“누나!”염민우는 엄혜정을 쫓아갔다.“뭐 하려고 그래?”“엄마 아빠한테 전화할 거야.”“지금 여행 중이시니까, 방해하지 않는 게 좋지 않을까?”엄혜정은 그를 보면서 물었다.“사실대로 얘기해줘. 엄마 아빠 왜 아직도 돌아오시지 않은 거야? 거짓말하지 마! 사실 줄곧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내가 임신했는데 엄마랑 아빠가 계속 안 오시는 게 말이 안 되잖아! 두 분 무슨 일이 생긴 거 맞지? 정말로…… 무슨 일이 생긴 거야?”염민우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꾹 참고 말했다.“더 이상 묻지 마…….”“염민우! 계속 우물쭈물 얘기 안 하면, 나 이젠 널 안 봐!”염민우는 더 이상 숨길 수 없다는 것을 직감했다. ‘집에 오는 게 아니었어, 그나저나 아저씨는 왜 또 그런 허튼소리를 해서 참…….’“맞아, 누나 임신 3개월쯤 되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셨어.”엄혜정은 몸이 휘청거렸다. 염민우는 바로 그녀를 부축했다.“침착해요! 엄마랑 아빠는 누나가 무사하기를 원하셨을 거야. 난 누나가 못 받아들일 것 같아서 장례식 때 일부러 알려주지 않았어.”엄혜정의 눈에서 눈물이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염민우를 바라보았다.“너 이러고도 내 친동생이 맞아? 어떻게 안 알려줄 수가 있어! 아기만 중요하고 부모님은 안 중요할 것 같아? 너…….”너무 충격 받은 엄혜정은 눈앞이 점점 캄캄해지더니 기절을 하고 말았다.“누나!”
육성현이 다가와 물었다.“유희야, 괜찮아?”원유희는 고개를 저었다.“너 안색이 안 좋은데, 왜 그래?”“김명화가 죽었어요.”김신걸이 얘기했다.“해독제는 찾았어요?”원유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쉽네. 그럼 감염된 사람들은 우선 좀 참아야겠어.”원유희는 갑자기 뭐가 생각나 바로 김신걸을 밀쳤다.“날 만지지 마!”육성현은 그제야 원유희의 볼 아래의 병변 부위를 발견했다.“유희야, 김명화가 너한테도 독을 썼어?”김신걸은 미간을 찌푸렸다.“상관없어.”“안돼. 우리 둘다 아이들하고 접촉하지 않으려 한다면 애들이 걱정할 거야.”원유희는 거절했다.김신걸은 줄곧 원유희와 스킨쉽이 있었다. 원유희는 그도 감염되지 않을까 걱정했다.“방금도 널 안았는데, 감염되면 진작에 감염됐어.”김신걸이 말했다.원유희는 그래도 싫었다.“아니, 그래도 만지지 마.”해독제도 못 가진 상황에 김명화는 의문스럽게 죽었다. ‘여기 김명화를 죽이려고 한 사람이 있었단 말이지?’김신걸은 김명화를 죽이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그의 시체를 바다에 던질 일은 더더욱 없었다.그럼 분명 다른 사람이 한 짓이었다.‘무슨 목적으로? 김신걸도 감염되면 배후의 사람을 어떻게 잡아내지?’‘다른 조직의 사람도 이곳에 숨어 있을지도 몰라.’원유희는 말을 하지 않았다.“내려가자.”김신걸은 원유희의 말대로 몸에 손을 대지 않았다. 원유희가 또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자신을 떠날까 봐서 걱정이었다. 김신걸은 더 이상 그런 고통을 견딜 수 없었다.원유희는 김신걸을 따라 떠났다.육성현은 먼 곳에 있는 김명화의 시체를 봤다. 그리고 그가 죽은 것을 확인하고 떠났다.이제 아무도 김명화를 죽인 사람이 육성현이라는 것을 모를 것이다.엄혜정은 이미 임신 5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지금 어떠한 사고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육성현은 잠깐 해독제가 없더라도 괜찮다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은 후 다시 생각하려 했다.엄혜정은 소파에 앉아 과일을 먹고 있었다.배는 이미 많이 나
김명화의 말이 끝나자마자 뒤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진선우는 킬러들과 격투하고 있었고, 매번 그들의 치명적인 곳을 공격했다.진선우가 실력이 없었다면, 킬러들은 진작에 그를 해결했을 것이다.김명화는 무엇을 깨닫고 손을 돌려 원유희를 잡으려 했다.원유희는 후퇴하는 동시에 다른 힘에 의해 품에 안겼다.“이거 놔!”원유희는 낯선 남자인 줄 알고 발버둥 치려 했다.“유희야.”원유희는 멍하니 고개를 돌렸고, 익숙한 얼굴을 보자 아주 기뻤다.“김신걸?”“나야.”김명화는 서로 애틋한 두 사람을 보자 화가 더 났다.“원유희, 역시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긴 사람, 너였어.”김명화는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그쪽이 너무 방심한 탓이죠.”‘내가 예전에 김신걸의 곁에서 도망치려고 했던 일이 김명화에게 착각을 준 거야?’“왜, 날 죽이려고? 네까짓 게?”김명화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다른 출구로 달려갔다.하지만 경호원들은 이미 그곳에 서서 그를 막았다.김명화는 총을 꺼내 쏘자, 한 경호원은 바닥에 쓰러졌고, 다른 경호원은 얼른 옆으로 비켜 숨었다.일반인들은 그 출구를 포기했을 것이다. 김신걸의 사람들이 숨어있었기에, 그 출구는 아주 위험했다.하지만 김명화는 기어코 사격을 하면서 길을 텄다.안에 숨어 있던 경호원들은 피하면서 반격할 수밖에 없었다.경호원들의 반격에 김명화는 하마터면 맞을 뻔했다. 그러다가 몇발 더 쏘고는 바로 달렸다.김명화는 크루즈에 오래 있었다. 하여 갓 크루즈에 올라온 김신걸의 사람들보다 이곳을 훨씬 더 잘 알았다.몇 개의 모퉁이를 돌면 은폐하기 적합한 곳에 도착할 수 있었다.김명화는 다시 부하들에게 연락했지만 전화를 받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그제야 김명화는 김신걸의 사람들이 진작에 올라왔고, 자기 쪽 부하들은 아마 얼마 남지 않은 것을 깨닫게 되었다.도망치지 못한다면 김신걸에게 잡힐 것이 뻔했다.김명화는 죽어도 김신걸에게 잡히고 싶지 않았다.그러다가 갑자기 한 사람의 인기척이 났다. 김명화는 본능적으로 총을 들었다
원유희는 지금 약 때문에 힘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고, 크루즈 곳곳에는 CCTV가 있었다. 방에 들어올 때, 그 윗부분에 CCTV가 하나 있었다. 그래서 한밤중에 몰래 뭔가를 찾아보는 건 아예 불가능했다.김명화는 일찌감치 그녀가 아무것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원유희는 떠나기 전에 김신걸에게 단서를 남겨주었기에 그가 곧 이곳을 찾아올 거라 믿었다.다만 김신걸의 속도가 이렇게 빠를 거라 예상하지 못했다.날이 밝는 무렵, 원유희는 헬리콥터 소리를 들었다.이어 문이 펑 하고 열렸고, 원유희는 반응하기도 전에 멱살이 잡혔다.“연락을 어떻게 한 거야?”말을 마치고 원유희의 몸을 수색하려 했다.“아! 미쳤어요? 나 핸드폰 없어요!”“김신걸이 왔다고 널 데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 죽어서 지옥에 내려가더라도 널 끌고 갈 거야. 가자!”“아니…….”원유희는 힘 없이 밖으로 끌려 나갔다.김명화는 원유희를 다른 방으로 보냈다.“우린 여기서 김신걸이 올 때까지 기다리면 돼.”원유희는 고개를 들어봤다. 입구에는 많은 폭탄이 놓여있었다.그걸로 부족한지 김명화는 원유희의 몸에 폭탄을 묶었다.“미쳤어요?”김명화는 원유희의 얼굴을 꽉 쥐었다.“김신걸이 널 어떻게 구할지 구경이나 하려고 그런다.”원유희는 마음이 매우 불안했다.‘김신걸이 왜 이렇게 왔을까? 너무 눈에 띄잖아.’다시 들어보니 이미 헬리콥터 소리가 나지 않았고, 밖에는 다른 인기척도 없었다.한 남자가 와서 말했다.“헬리콥터가 지나갔어요. 그냥 순찰하다가 지난 것 같아요.”김명화는 멍하니 서 있었다.원유희는 그를 비웃었다.“저 소리에 이렇게까지 놀랐단 말이에요?”“닥쳐!”김명화의 표정은 엄청나게 나빴다.“난 신걸이랑 아이들이 감염되는 거 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연락하지 않을 거고요. 배고픈데 이 폭탄들이나 좀 뜯어줄래요?”김명화가 경각심을 낮추었을 때, 크루즈 밑에서 잠수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튀어나왔다. 10명 좌우로 보이는 사람들은 갈고리를 가드레일에 던지고 밧
원유희는 그를 상대하고 싶지 않았다.김명화가 갑자기 뒤에서 무슨 짓을 할까 봐, 원유희는 그를 등지고 누울 수가 없었다.“너 기억나? 어릴 때 김신걸이 널 괴롭히면 넌 우리 집에 달려와서 내 침대에서 잤잖아.”“기억 안 나요.”“기억하는 거 다 알아. 난 그때 정말 널 도와주고 싶었어.”원유희는 그가 한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알고 반박하지 않았다.그녀는 천장을 쳐다보며 말했다.“이전의 김명화는 이미 죽었다고 생각해요.”김명화의 표정은 어두워졌다.“우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거야?”“내가 제일 아끼는 사람을 죽이고, 어떻게 이런 말을 할 수 있죠? 죽어서 사죄해도 모자랄 판에!”원유희는 지금의 김명화를 조금도 동정하지 않았다.“아무리 유년 시절이 불행해도, 다른 사람의 고통을 낙으로 삼으면 안 되죠!”“정말 고상한 척하네. 김신걸은 사람은 죽인 적이 없대? 육성현은 없대? 왜 걔네들이 사람을 죽인건 용서하면서, 난 용서하지 못하는 건데? 그 사람은 네 남편이고 네 가족이니까? 비겁하고 이기적인 건 너도 마찬가지야.”“참, 너도 사람을 죽였잖아. 네가 죽인 사람도 누군가의 아버지고, 누군가의 아들이야.”원유희는 기분이 착잡해졌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김명화는 원유희의 반응을 보고 가볍게 웃었다.“그러니까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마. 그냥 쉽게 쉽게, 편하게 살자.”“이렇게 예전의 저질렀던 일을 합리화하려는 거예요? 그리고 그 명분으로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요?”원유희는 김명화를 바라보면서 물었다.“당신을 용서하기 싫은 거 아니에요. 근데 지금까지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용서해요? 차라리 해독제를 그냥 줘요. 시장에 유통하지 말고요. 그러면 예전에 있었던 일은 없던 거로 할게요.”“정말?”김명화는 원유희를 보면서 물었다.“물론이죠.”원유희는 김명화의 말처럼 깊이 생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대답을 했다.미래의 일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다.“그래. 해독제를 줄 수 있어. 근데 대신 넌 나랑 평생 같이
“밥 안 먹으면 너만 손해야.”김명화는 그녀가 꼼짝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말했다.‘맞네, 아무 것도 먹지 않으면 무슨 힘으로 김명화를 상대하겠어?’잠시 후, 납득이 간 원유희는 젓가락을 들고 생선을 먹기 시작했다.김명화는 그녀가 고기를 입에 넣는 것을 보고 물었다.“어때?”“설마 그쪽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귀찮다는 듯이 그를 한번 힐끗 쳐다봤다.“맞아, 내가 직접 했어.”‘이게 뭐 자랑할 일인가?’“수고했네요, 이런 일까지 해야 한다니.”“내가 힘들 것 같으면 같이 할까?”“할 줄 모르는데요.”“정말 상전 팔자구먼.”김명화는 원유희를 사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봤다.원유희는 김명화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원유희는 김명화가 자신을 괴롭히고, 김신걸에게 모욕을 주기 위해 이곳에 데려온 줄로 알았다.근데 직접 밥도 해줄 거라는 것은 생각하지 못했다.“설마 요리에 무슨 수작을 부린 거 아니죠?”원유희는 젓가락을 멈추었다.김명화는 손에 있는 젓가락을 흔들었다.“나도 먹고 있잖아.”“먼저 해독제를 먹었겠죠.”“그런 거 아니야.”“그럼 내가 묻힌 진물은? 그건 어떻게 해결한 거죠?”원유희가 물었다.“해독제가 있으니까 괜찮은 거잖아요.”“해독제 가지고 싶어?”“줄 생각은 있고요?”“착하면 줄게.”원유희는 의심스러웠지만 말하지 않았다.어차피 금방 왔으니 당장 해독제를 받을 수는 없었다. 하여 원유희는 일단 참고 해독제를 발견하면 김명화를 바로 제압하는 것을 선택했다.밥을 다 먹고 나머지는 부하가 다 치웠다.“같이 샤워할까?”김명화가 물었다.원유희는 그를 차갑게 보며 말했다.“아니요. 먼저 씻어요.”원유희는 말을 마치고 몸을 돌려 욕실로 들어갔다.원유희는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고 침착하자고 했다. ‘근데 자는 건 어떡하지? 정말로 같이 자야 해?’원유희는 침대를 봤다. 두 사람이 자고도 넉넉한 침대였고, 중간에 뭘 놓을 수도 있었다.김명화가 만약 자기 몸에 손을 대면 원유희는 같이 죽을 각오도 했다.10여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