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번호를 보자마자 원유희는 익숙하다고 생각했다. 전화를 걸어보니 저장된 이름이 그녀로 하여금 극도로 불쾌하게 했다.통화음이 몇 번 울리고 연결되자, 그녀는 화가 나서 고함을 질렀다.“김명화, 아이들은!”“나랑 같이 있어.”원유희는 여러 차례 심호흡을 하며 욕설을 퍼부으려는 충동을 꾹 참았다. 왜냐하면 그녀는 먼저 아이들을 만나는 것이 제일 중요했기 때문이다.“주소, 내가 갈게.”김명화는 전화를 끊고 앞에서 노발대발하는 삼둥이들을 보았다.조환은 플라스틱 칼을 들고 뒤에 상우와 유담을 보호하고 있다. 귀엽게 협박하고 있었다.“다가오면 칼로 찌를 거예요!”“아~ 무서워~” 김명화는 가슴을 가리고 말했다. “곧 너희 엄마가 오실 거야.”“나쁜 놈!” 유담은 작은 눈빛으로 그를 경계하며 바라보았다.“그 말 못 믿어요!” 상우.김명화는 두 남자아이의 얼굴이 보면 볼수록 눈에 거슬렸다. 김신걸과 완전 꼭 빼 닮았기 때문이다.매우 불쾌해했다.역시 유담이가 귀여웠다.김명화는 그녀에게 손을 흔들었다.“이리 와, 삼촌이 너에게 사탕을 줄게.”“낯선 사람, 나쁜 사람 음식은 먹으면 안 돼요.” 유담은 거절했다.“비켜요!” 조환은 노발대발했다.원유희는 호화로운 아파트를 찾아왔고 김명화가 문을 열어주었다.들어가자마자 조환이 칼을 들고 상우와 유담 삼둥이가 김명화를 완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이 보였다.원유희를 보았을 때 애들은 엉엉 울면서 달려들어 엄마를 불렀고 얼굴에는 억울함이 역력했다.원유희는 그들의 말랑말랑한 작은 몸을 꼭 껴안고 조여왔던 가슴이 조금 안심되었다, 애들도 틀림없이 많이 놀랐을 것이다.김명화가 어떤 강제적인 수단으로 그들을 데리고 왔는지도 알고 싶었다.김명화는 벽에 기대어 말했다.“애들아, 내가 너희들을 괴롭히지 않았잖아?”원유희는 그 말을 듣고 더 화가 나 벌떡 일어섰다.“지금 미친 거 아니야? 아직 어린애들인데! 그리고 왜 나 몰래 애들을 데리고 가? 내가 얼마나 놀랄지 생각 못했어?”김명화는 별로 개의치 않
“네, 김신걸의 사촌 동생이에요. 그는 김신걸에게 알리지 않았고 다른 목적이 있을 거예요. 김신걸과 사이가 안 좋거든요.”“알게 되는 사람이 점점 많아질 거예요.”원유희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도 모르는 것이 아닌데 또 무슨 방법이 있겠는가?아이 셋, 도대체 어떻게 숨겨야 안전할까?지금 김신걸의 곁에 또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는데, 그의 일에 초 치는 격 아닌가?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만약 괜찮다고 하면, 아이들을 저의 집에서 생활하게 해요.”표원식이 말했다.“생활…… 교장님 집에요?” 원유희는 의아해하지 않을 수 없었다.“어떻게 그래요? 안 되죠.”“저 혼자 살아요, 집에 아주머니도 돌봐주시니, 언제든지 와서 아이들을 볼 수도 있고, 제게 별로 큰 영향을 주지 않아요.”원유희는 표원식에게 폐를 끼치기 싫었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표원식은 아이들의 교장으로서 아이를 좋아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이다. 심지어 삼둥이의 “아빠”가 갈수록 입에 너무 맞아서 이제는 고치려고 해도 고치지 도 못한다.“아이들이 동의했어요.”‘애들이 동의하지 않겠냐고, 오히려 간절히 바랬겠지.’“저…… 너무 미안해요, 정말로…….”그녀는 지금처럼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빚졌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괜찮아요,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저한테는 별 영향을 주지 않아요 부담 같지 마세요.”“어떻게 감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원유희는 쑥스러웠다.“이럴 때 일수록 서로 돕고 하는 거죠.”원유희는 그의 말 뜻을 안다.그래도 자신이 더 이득을 보는 것 같아서.하지만 그녀도 정말 어쩔 수 없었다.진짜 애들이 들키면 그때는 아무런 방법이 없었다.아이들이 막 안정되었고 재무부는 회식을 하려고 한다.원유희는 원래 표원식에게 아이들의 물건을 보내기로 했는데, 결국 지체되어 시간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그녀는 회사의 신인으로서 안 간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재무부에는 남자 직원도 있고 여자 직원도 있는데 다들 주량이 아주 좋았다!한 입에 한 잔 원샷 하는 것을
김신걸은 늘씬한 몸매로 서서 범접할 수 없는 냉담함과 침묵을 발산하고 있었다.원유희가 전화하는 소리만 들렸다, 낑낑거리며 말했다.엘리베이터가 열리자 김신걸은 긴 다리를 내딛고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나갔다, 마치 모두 원유희를 모르는 것과 같았다.원유희는 얼굴을 젖히고 실눈을 뜨고 엘리베이터 위의 숫자를 바라보았다.“응? 왜 또 올라왔어?”다시 내려가야 한다.원유희는 전화로 주소를 말한 후 입구 계단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술에 취해 오랫동안 서 있을 힘이 없어 계단에 쪼그리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한 손으로 턱을 괴고 먼 곳의 별빛 아래 흐릿한 네온사인으로 물든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마치 이 순간만큼은 그녀 자신의 시간인 것 같았다.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여채아를 죽인 살인자를 찾을 필요도 없고, 그녀를 위협하는 김명화가 없고, 들킬까 봐 걱정하는 아이들도 없고, 그녀를 컨트롤하는 김신걸도 없다, 모두 없다…….위층 식당 룸에서 여러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윤설은 전화를 받으러 갔다가 돌아와 김신걸에게 귓속말을 했다.“나 급한 일이 있어서 처리해야 하는데, 너와 함께 할 수 없을 것아. 다음에 같이 있어줄게, 괜찮지?”“일부터 처리해, 내가 바래다줄게.” 김신걸은 그녀의 임시적인 변덕을 용납했다.“아니야, 호텔에서 택시를 잡으면 돼.” 윤설은 다른 사람에게도 인사를 하고 가버렸다.이 식사는 원래 윤설에게 인맥을 늘려 주려고 준비한 피아노 공연을 위한 것이었다.그러나 김신걸이 있어서 설령 윤설이 먼저 떠났다 해도 감히 의견이 있을 사람은 없다.의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꺼이 지속적으로 합작하려고 한다.김신걸은 몇 모금 먹지도 않은 음식을 보고 갑자기 입맛이 떨어져 룸을 떠났다.고건은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과 사이 좋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원유희는 계단에 앉아 머리를 꾸벅이며 거의 잠들었다.밤보다 더 어두운 차 한 대가 앞에서 멈추었다.차에서 사람이 내려 원유희를 거칠게 차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아, 왜?”원
“응!”원래 머리가 어지러운데 이렇게 흔드니 더 어지러웠다.턱이 조여오자 어쩔 수 없이 얼굴을 들어 깊은 눈동자와 마주했다.“내가 누구야?”아직 얼떨떨했던 원유희는 그 위압적인 소리를 들은 후 몸이 움츠러들었다. 마치 공기도 갑자기 차가워진 것 같았다. 시선이 좀 밝아지기 시작하면서 멍하니 어두컴컴한 공간 안에 바로 눈앞에 있는 조각 같은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너무 악마 같았다!“너는…….”“너의 교장이 아니라서 실망했어? 응?” 김신걸은 그녀의 턱을 쥐고 있는 손을 더욱 위로 들어 올렸다. 검은 눈동자는 매우 위험했다.원유희의 목선은 그에 인해 곧게 드러났고 아름답고도 연약했다.“네가 왜…… 여기 있어? 너랑 상관없어…….”“맞아, 나와 상관이 없어. 하지만, 네가 내 눈에 거슬렸어.” 김신걸은 말을 마치고 그녀의 손을 잡고 팔을 잡아당겨 차에서 내렸다.“아!” 원유희는 당황했다.방에 들어섰고 끌려오면서 놀라는 바람에 머리가 점점 맑아진 원유희는 두렵기 시작했다.비록 여전히 머리가 많이 무겁지만, 적어도 그녀는 김신걸을 알아보았고, 이 갑자기 나타나는 무서운 남자를 두려워했다.“먹을 것 준비해와.” 김신걸은 그녀의 황홀한 눈빛을 무시하고 입을 열고 거역할 수 없는 명령을 했다.원유희는 반응이 느려서 알아들은 듯 못 알아들은 듯 김신걸을 멍하니 바라보며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라 귀엽기만 했다.김신걸은 소파에 앉아 다리를 꼬고 긴 다리가 각별히 눈에 띄었으며 어두운 두 눈동자는 소리 없이 그녀를 응시했다.원유희는 눈을 두 번 깜빡이며 입으로 중얼거렸다.“그…… 그럼 내가 아무거나 좀 할게…….”‘어디 좀 아픈 거 아니야? 내가 이렇게 취했는데 음식을 해달라고?’냉장고를 열어보니 아무것도 없었다.쪼그려 앉아 아래 냉동고를 열고 냉동 만두를 꺼냈다.들고일어났다.위에 닫지 않은 냉장고 문에 머리를 박고 펑 소리를 냈다.“우…….”원유희는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거실에 앉아있던 김신걸이 인기척을 듣고 벌떡 일어나 부엌
“일 다 끝났어, 너는? 아직 호텔에 있어?” 윤설이 물었다.“아니.”“배불리 먹지 못했으면 나랑 같이 좀 더 먹을래? 오늘 밤 정말 미안했어.”원유희의 입과 코가 막혔지만 처음에는 여전히 얼떨떨했다, 시간이 길어지자 숨을 쉬어야 해서 견딜 수가 없었다그녀는 얼굴을 가린 큰 손을 있는 힘껏 떼려고 했다, 그러나 그 손은 쇠붙이처럼 견고했다.아무것도 못하고 발버둥만 쳤다.김신걸의 시선은 원유희의 고통스러운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하지만 윤설과의 통화하는 말투는 아주 침착했다.“괜찮아.”“너 지금 어디야? 이제 쉬어야지?” 윤설이 웃으며 물었다.“서재에 있어. 아직 안 잘 거야.”“그럴 줄 알았어, 아주 조용하네. 그래, 바쁜 사람, 일을 보세요!”“음.”통화가 끝난 후에야 김신걸은 원유희 얼굴에 있는 손을 놓았다.신선한 공기가 즉시 폐로 흡입되자 원유희는 갑자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콜록콜록! 뭐 하는 거야…… 콜록콜록!” 가까스로 멈추고 그녀는 기침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있는 눈동자를 들어 김신걸을 초점도 맞추지 못한 채 바라보았다. 머리는 산소가 부족했지만 누구랑 통화를 했는지 뚜렷했었다.“윤설이지? 들킬까 봐 무서우면 너는 여기 있지 말아야 해.”김신걸은 그녀의 턱을 다시 움켜쥐고 집요하게 그녀를 들어 싱크대 옆으로 눌렀다.“내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했지?”원유희는 입술을 깨물고 신음 소리를 냈다. 김신걸 조금만 힘을 더 하면 턱이 얼굴과 분리될 것 같았다, 그녀는 아픔을 참으며 눈살을 찌푸렸다.그래서, 일이 이렇게 된 게 다 그녀의 잘못이란 말인가?그녀는 자신이 어떻게 김신걸 앞에 나타났는지도 모른다.“네가 자초했으니 내 탓하지 마!”김신걸의 얼굴이 다가왔다.“주동적으로 다가오는 여자를 거절할 남자는 없어…….”원유희의 놀란 작은 입술은 그에게 순식간에 삼켜져 버렸고 그녀는 목이 메었고 호흡이 가빠졌다.그녀는 반응하고 발버둥을 쳤다.“가자!”입술이 따끔거렸지만 원유희는 여전히 반항했다.마치
이어 김신걸의 악마 같은 사악한 목소리였다. 검은 눈동자는 포악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감히 나를 위협해? 너 사는 게 질렸어?”“아 아파…….”원유희의 맑고 청아한 얼굴은 구겨져 간신히 소리를 냈다.“그래, 나도 무서울 게 없어…… 그러니까…… 네가 지금 당장 나를 억제한다고 해도 네가 떠나자마자 나는…… 나는 목을 베어 죽을 거야. 믿지 못하겠으면 한 번 해 봐…….”그녀의 술 취한 목소리는 부드럽게 들리지만, 그한 마디, 그한 글자에는 모두 목숨을 걸었다.김신걸은 그녀의 턱을 꽉 잡고 있는데, 그녀의 얼굴이 너무 작아서 한 손에 다 들어왔다.“삼정구열의 모습, 누구를 위해 자신을 옥처럼 지키는 거야? 응?” 뿜어져 나오는 살기가 간담을 서늘하게 한다.“그 교장 선생님을 많이 좋아하나 본데!”“아니야, 난 그냥…… 그냥 냉전을 할 거면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김신걸은 그녀를 힘껏 밀치고, 얼굴은 흉악하여 반드시 복수하겠다는 살기로 가득 차 있었다.“너를 건드리면 어떤 결과인지를 똑똑히 교장한테 가르칠 거야.”말을 마치고는 몸을 돌려 떠났다.원유희는 문을 닫는 소리를 듣고 온몸의 곤두섰던 신경이 풀렸다.자신이 싱크대 위에 앉아 있다는 것을 잊고 바로 위에서 떨어져 머리를 펑 하고 땅에 박았다.“아!”원유희는 아픔을 감지하지 못한 듯 어질어질 일어나 방으로 돌아갔다.샤워를 하려고 했지만 몸이 비틀거려 침대에 쓰러져 그대로 쿨쿨 잠이 들었다.눈을 뜨니 이튿날 아침이다.자신이 죽은 개처럼 뻗어 잔 것을 발견했고 특히 이마의 따끔한 통증이 몰려왔다.욕실에 들어가 거울을 보고 그녀는 깜짝 놀랐다.이마는 크게 부어 올랐고 중간에는 엄지손가락만 한 상처에 핏자국이 있었다.원유희는 서둘러 병원에 갔고 회사에 전화를 걸어 한 시간 동안 휴가를 낼 준비를 했다.그러나 최근의 통화기록의 표원식과의 5초 통화시간을 발견했다.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술에 취해 표원식의 전화를 받았던 것을 떠올렸다, 그런데 김신걸은
삼둥이는 달려들어 엄마의 두 다리를 껴안았다.원유희는 웃으며 손에 든 물건을 내려놓고 그들의 말랑말랑한 우유향의 작은 몸들을 끌어안았다.매번 헤어질 때마다 그녀는 아이들을 많이 그리워했다.삼둥이는 엄마 이마의 흰 거즈를 발견했다.“엄마, 머리가 왜 그래요?”“넘어졌쩡?”“엄마 많이 아포?” 유담의 눈에 눈물이 맺혔다.원유희는 그들이 놀랄까 봐 급히 말했다.“아니야 아니야, 엄마가 조심하지 않아서 넘어졌어, 아프지 않아!”“어디에 넘어 졌어용? 내가 부숴버릴 거야!” 조환은 매우 급해했다.원유희는 무슨 말을 하려다가 표원식이 걸어오는 것을 알아차렸다.표원식이 말했다. “만약 눈에 거슬리면 확실히 해결해야 해.”그 목소리는 평온함 속에 교육자의 성숙함과 침착함을 띠고 있어 경의를 자아낸다.원유희는 바삐 삼둥이를 풀어주고 일어나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교장 선생님 안녕하세요.”표원식의 시선은 그녀의 이마에 떨어졌다, 하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닥에 있는 가방을 들고 말했다.“들어오세요.”원유희는 정신을 차리고 문을 막고 서있지 않고 바삐 삼둥이를 데리고 들어갔다.다만 표원식이 이렇게 친절해서 그녀를 매우 미안하게 했다.그의 집에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그는 물건도 들어주고 매너가 넘쳤다.표원식은 그녀를 위해 이렇게 할 이유가 없었다.“뭐 마시고 싶어요?” 표원식이 생각했다.“아이들이 말하기를 분유를 즐겨 마신다 던데요?”원유희는 얼굴이 빨개졌다.그녀는 그들이 다 마시지 못해서 남아 있는 걸 혼자 마신 거였다…….“안 마실게요, 저기, 시간되시면 교장 선생님, 제가 밥 살게요, 나갈까요?” 원유희가 제안했다.“안전해요?” 원유희는 그의 뜻을 알고 망설였다.“괜찮아요, 그렇게 재수 없을 정도는 아니에요.”표원식은 주방 방향을 가리켰다. “이미 저녁을 준비했으니 함께 먹어요. 밥은 다음에 사세요.”유담이 와서 원유희의 손을 잡아당겼다. “엄마 같이 먹자?”“엄마는 밖에서 해산물만 먹지 않으면 돼.” 조환이
표원식이 다가올 때 원유희는 시선을 떨구었다.거즈가 벗겨져 상처 부위가 공기에 닿는 차가움을 느꼈다.그리고 차가움 뒤에는 따뜻한 호흡의 열기가 느껴졌다.고개를 살짝 들어 표원식과 눈을 마주하고 원유희는 자신의 심장박동이 너무 빠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어서 표원식이 물었다.“김신걸이 한 거예요?”원유희는 황급히 얼굴을 돌렸다.“아니에요, 어젯밤에 제가 술을 많이 마셔서 넘어졌어요. 정말…… 미안해요. 저를 데리러 가셨는데 허탕치게 해서. 저는 김신걸도 같은 호텔에서 밥을 먹을 줄 몰랐어요. 그 후에 그의 차에 끌려 집으로 갔어요…….”“그는 무슨 의도로 그러는 걸까요?” 표원식의 소리에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저…… 저의 고모가 김 씨 가족에 시집갔는데 김신걸의 미움을 샀어요. 어차피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익숙해졌어요.” 원유희는 표정이 시무룩해졌다.어차피 어떤 상황인지 표원식은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다.그러나 그는 김신걸이 왜 그 정도로 그녀의 어머니를 미워하고 그녀도 이렇게 심각한 지경까지 연결될 수 있는지 이유를 몰랐다.왜냐하면 김신걸의 마음속에는 그녀의 어머니는 상간녀이고, 그녀는 상간녀의 딸이기 때문이다.“해결책을 생각해 본 적 있어요?”“그는 저에게 반년의 시간을 주었어요. 하지만, 저는 반년도 필요 없을 것 같아요. 김신걸이 좋아하는 여자가 최근에 돌아와서 그의 마음은 저한테 있지 않아요. 어젯밤에는 확실히 뜻밖의 만남이었어요.”“반년…….”표원식은 입으로 이 기한을 중얼거리고 있었다.“반년 동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예요, 김신걸은 그 여자를 매우 좋아해요.”어젯밤 김신걸의 강제적으로 한 행동은 무시했다.그러나 결과는 좋았다.그녀와 김신걸은 아무 일도 없었다.앞으로도 아무 일도 없을 것이다.모든 것이 점점 좋아질 것이다.원유희는 표원식과 눈을 마주치는 순간 마음이 움직여 시선을 돌렸다.표원식은 가드레일에 놓인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저녁의 바람은 춥지도 덥지도 않고 아주 편안했다.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