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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7화

김신걸은 늘씬한 몸매로 서서 범접할 수 없는 냉담함과 침묵을 발산하고 있었다.

원유희가 전화하는 소리만 들렸다, 낑낑거리며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열리자 김신걸은 긴 다리를 내딛고 세 사람은 엘리베이터를 나갔다, 마치 모두 원유희를 모르는 것과 같았다.

원유희는 얼굴을 젖히고 실눈을 뜨고 엘리베이터 위의 숫자를 바라보았다.

“응? 왜 또 올라왔어?”

다시 내려가야 한다.

원유희는 전화로 주소를 말한 후 입구 계단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술에 취해 오랫동안 서 있을 힘이 없어 계단에 쪼그리고 앉을 수밖에 없었다.

한 손으로 턱을 괴고 먼 곳의 별빛 아래 흐릿한 네온사인으로 물든 야경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이 순간만큼은 그녀 자신의 시간인 것 같았다.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았다, 여채아를 죽인 살인자를 찾을 필요도 없고, 그녀를 위협하는 김명화가 없고, 들킬까 봐 걱정하는 아이들도 없고, 그녀를 컨트롤하는 김신걸도 없다, 모두 없다…….

위층 식당 룸에서 여러 사람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윤설은 전화를 받으러 갔다가 돌아와 김신걸에게 귓속말을 했다.

“나 급한 일이 있어서 처리해야 하는데, 너와 함께 할 수 없을 것아. 다음에 같이 있어줄게, 괜찮지?”

“일부터 처리해, 내가 바래다줄게.”

김신걸은 그녀의 임시적인 변덕을 용납했다.

“아니야, 호텔에서 택시를 잡으면 돼.”

윤설은 다른 사람에게도 인사를 하고 가버렸다.

이 식사는 원래 윤설에게 인맥을 늘려 주려고 준비한 피아노 공연을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김신걸이 있어서 설령 윤설이 먼저 떠났다 해도 감히 의견이 있을 사람은 없다.

의견이 없을 뿐만 아니라 기꺼이 지속적으로 합작하려고 한다.

김신걸은 몇 모금 먹지도 않은 음식을 보고 갑자기 입맛이 떨어져 룸을 떠났다.

고건은 계속해서 다른 사람들과 사이 좋게 술을 마시고 있었다.

원유희는 계단에 앉아 머리를 꾸벅이며 거의 잠들었다.

밤보다 더 어두운 차 한 대가 앞에서 멈추었다.

차에서 사람이 내려 원유희를 거칠게 차 안으로 끌고 들어갔다.

“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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