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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1화

6개 궁을 여러 해 동안 종횡무진했는데 처음으로 사람을 잘못 봤다.

“하지만 이번에 낙청연이 태상황의 병을 치료하는 게 어쩌면 우리한테는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낙청연이 치료하는 과정에 태상황께서 돌아가신다면 낙청연은 반드시 죽을 것입니다.”

“누구도 그녀를 지킬 수 없을 겁니다!”

엄 태사는 심각한 어조로 말했다.

“이건 우리의 마지막 기회입니다.”

“태상황의 명왕익을 진짜 해독하게 된다면 저희 모두 죽을 겁니다. 태후 마마께서 오랫동안 가짜 성지를 수없이 내리셨으니 의심하지 않을 리가 없습니다.”

태후는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매섭게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만약 그가 정말 정신을 차리게 된다면 제게 그를 장악할 방법이 있습니다.”

“누구나 가장 신경 쓰는 것이 있는 법이지요.”

태후의 눈동자에 냉기와 함께 슬픔 한 줄기가 스쳐 지나갔다.

-

아침이 되고 낙청연은 약을 달인 뒤 태상황의 침전에 보냈다.

옆에 있던 부진환은 저도 모르게 하품했다. 피곤한 얼굴을 보니 밤새 자지 않은 듯했다.

낙청연이 온 뒤에야 그는 편전으로 가서 잠을 청했다.

매일 궁인들이 몇 번씩 찾아와 몸을 닦고 시중드는 것 외에 남은 시간은 침전에 부진환 한 사람뿐이었다.

그는 한 발짝도 움직이지 않고 침전 안을 지켰다.

며칠 동안 약을 복용한 후 태상황의 상태는 조금 호전되었고 혈색도 많이 좋아졌다. 게다가 손가락도 더 잘 움직일 수 있고 움직이는 시간도 더욱 길어졌다.

부진환은 매우 기뻤다.

그날 점심을 먹은 뒤 한가로이 앉아 있으니 따뜻한 햇볕이 지붕에서 쏟아져 내렸다.

태상황은 낮잠을 자고 있었고 두 사람은 벽 쪽 구석에 앉아 햇볕의 따스함을 느꼈다.

부진환은 지붕에 난 구멍을 보며 궁금한 듯 물었다.

“왜 지붕에 구멍을 뚫은 것이냐?”

낙청연이 대답했다.

“침전 안의 배치는 모두 태상황에게 불리합니다. 구오지존(九五之尊)이라 용의 기운이 몸을 보호하고 있지만 이곳의 배치는 용 기운의 접근을 철저히 막았습니다.”

“곳곳에 살기가 있는데 들어오실 때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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