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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4화

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차갑게 등을 돌려 떠났다.

부진환은 순간 흠칫했다.

“왕야...”

낙월영이 작은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부진환은 그 순간 머릿속에 팽팽히 당겨진 줄이 끊어질 듯한 기분이 들었다.

“가자꾸나. 내가 상처를 싸매주겠다.”

낙청연은 다시 약을 달인 뒤 태상황에게 먹였다.

어느샌가 밤이 깊어졌다.

오늘 밤은 달빛이 유독 밝았다. 낙청연은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아 태상황과 얘기를 나누었다.

“오늘 밤에는 제가 지키고 있겠습니다. 왕야는 아마 여유가 없을 겁니다.”

“지금 태상황과 저를 노리는 사람이 아주 많습니다. 태상황의 병은 당장 나을 수 있는 게 아니고 배후에 숨어있는 사람도 반드시 잡아야 합니다.”

“시간을 질질 끌게 된다면 그자는 또 비슷한 방법으로 태상황을 해치려 할 것이고 막을 수 없을 겁니다.”

“그러나 저 또한 항상 태상황의 곁을 지킬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요?”

잠깐 고민하던 태상황은 그녀의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제게 협조해서 같이 그자를 찾아냅시다.”

태후를 돕고 있는 여국 사람을 찾아내야 했다.

태상황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음 날, 낙청연은 태상황의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는 소문을 퍼뜨렸고 그 소문을 들은 태후는 곧바로 태상황을 만나보려 했다.

하지만 낙청연이 완곡히 거절했다.

“태후 마마, 지금은 중요한 시기이니 아무도 방해해서는 아니 됩니다.”

“태후 마마라고 해도 아니 됩니다!”

낙청연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고 결연하게 말했다.

태후는 화가 나서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다.

“태상황께서 혹시나 잘못된다면 넌 목숨으로 그 죄를 갚아야 할 것이다!”

부경한이 그녀를 말렸다.

“모후, 낙청연이 태상황의 상태가 호전되었다고 했으니 분명 호전되었을 겁니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도 며칠 더 살지 못할 겁니다.”

“모후, 일단 그녀에게 시간을 좀 주세요.”

태후는 낙청연을 노려보며 호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 너에게 닷새를 더 주겠다! 태상황의 병세가 확실히 호전되지 않는다면 네겐 기회가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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