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태상황은 약간 노하여 손을 올리려고 했다. 이를 느낀 태후는 힘껏 태상황의 손을 눌러 그를 움직이지 못하게 했다.지금 태상황의 힘은 당연히 태후를 당할 수 없었다. 그는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백관은 칭찬하며, 아무도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곁에 있던 낙청연과 부진환은 이상한 점을 느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곧이어 엄 태사가 입을 열었다: “태상황의 병세가 호전되었다니, 참으로 기쁜 일입니다. 또한 섭정왕비께서 큰 공을 세우셨군요!”엄 태사는 말을 하며,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섭정왕비께서 계속 최선을 다하여 태상황의 병을 치료해주시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그 어떠한 차질이 없길 바라네!”이 말은 낙청연에게 협박처럼 들렸다.“태상황은 아직 안정이 필요하니, 저와 여러분은 먼저 물러가겠습니다.”“신은 먼저 물러가겠습니다!”엄 태사는 예를 행하더니, 바로 돌아서 가버렸다.다른 대신들도 잇달아 인사하고 돌아가고, 몇 명 황자들만 남아, 태상황과 잠깐 이야기를 나누었다.그리고 그들도 모두 돌아갔다. 태상황의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황자들이 모두 돌아간 뒤, 한참 지나서 어린 태감이 안으로 들어와, 낙청연 곁으로 다가왔다.“왕비, 목 태의께서 왕비 마마를 뵙고 싶다고 하십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은 약간 놀랐다: “목 태의는 아직도 돌아가지 않았느냐?”태감이 대답했다: “목 태의는 줄곧 밖에서 기다리고 계셨습니다.”태감의 말을 듣고 낙청연은 밖으로 나가, 목 태의와 사람이 없는 곳으로 가서 얘기를 나누었다.목 태의는 미간을 찡그리며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당신이 무슨 방법으로 태상황을 치료했는지 알고 싶소.”“태상황은 오랫동안 병을 앓고 있었소. 나는 온갖 방법을 다 시도해보았으나, 그는 전혀 좋아지는 기색이 없었소. 당신은 도대체 어떻게 한 것이오?”“당신이 나의 의혹만 풀어주면, 나는 즉시 벼슬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가겠소!”하지만 낙청연은 웃으며 말했다: “사실 당신이 무
갑자기, 하늘에서 한 그림자가 내려왔다.착지하는 그 순간, 극히 강한 흉악한 기운을 내뿜었다.고개를 들더니, 피로 굶주린 사나운 눈빛으로 침상을 향해 달려갔다.순간 낙청연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부문이 붙어있는 긴 채찍을 휘둘렀다. 채찍은 상대방의 발목을 휘감고, 단번에 그를 확 앞으로 끌어당겼다.하지만 그 사람은 단검을 꺼내더니, 매섭게 침상을 향해 던졌다.살기등등했다.침상 위의 사람은 안으로 굴러, 간신히 그 날카로운 단검을 피했다. 단검은 침상에 박혔다.낙청연은 손에 들고 있던 긴 채찍으로 매섭게 그를 땅에 끌어 넘어뜨렸고, 상대는 뜨거운 부문에 데어 울부짖었으며, 긴 채찍을 움켜쥐고 벗어나려고 했다.그는 타는 듯한 고통을 참고, 강제로 긴 채찍을 끊어버리더니, 벌떡 일어나 낙청연의 얼굴을 향해 공격해왔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렸다. 다름이 아니라 그 사람은 바로 어제 그 어린 태감이었기 때문이다. 그의 목에는 칼에 베인 상처가 남아있었다.그는 이미 시체였다.하지만 지금, 그의 몸 안에는 매우 강력한 무언가가 들어있었다.그 흉악한 살기는, 적어도 2, 30년은 키운 악귀이다.이건 분명 배후의 그 사람이 꺼낸 마지막 패인 것 같다.상대방은 이미 속수무책으로 비장의 무기를 꺼낸 것이다.낙청연은 그 태감과 몇 번을 싸우니, 점점 밀렸다. 상대는 전혀 힘든 걸 느끼지 못했고, 상처도 입지 않았다. 부적으로 그를 잠깐 아프게 하는 건 외에는 그에게 조금의 상처도 줄 수 없었다.그 태감은 매서운 일장으로 낙청연의 가슴을 가격했다. 극심한 통증이 엄습해오더니 낙청연은 순간 일장에 날려갔다.이를 본 태감은 낙청연을 뒤쫓아 간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몸을 돌려 침상 방향으로 달려갔다.그는 침상의 주렴을 젖히고 두 주먹으로 침상 위의 사람을 향해 세게 내리쳤다.이 일격은, 틀림없이 죽는다.하지만 그는 알아차릴 겨를이 없었다. 침상 위의 사람은 태상황이 아니라, 부진환이었다.어둠 속에서, 부진환은 눈부신 두 눈을 갑자기 번쩍 뜨더니, 손안의
낙청연은 냄새를 따라가다니 보니, 생각밖에 수희궁에 도착했다.낙청연은 슬그머니 수희궁을 돌아, 수희궁 뒤편에 있는 조용한 화원에서 그 어두운 기운을 찾아냈다.화원 방안의 불빛은 켜져 있었다. 낙청연은 한 발로 방문을 걷어찼다.순간 걸상에 앉아 있던 그 사람의 안색이 확 변하더니, 놀라운 표정으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무엄하다!” 상대방은 호통쳤다.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렸다. 이 사람은 사십 정도로 보이는 고고였다.낙청연이 곰곰이 생각해보니 전에 그녀를 만난 적 있었다. 그러나 이전에는 이 사람을 유의하지 않았다.“감히 수희궁에 함부로 난입해!”상대방은 분노하며 질책했다.낙청연은 돌연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즉시 앞으로 달려가 그녀와 싸우기 시작했다.“수희궁이면 또 어떠하냐? 오늘 밤 나는 너를 잡기 위해 이곳까지 쫓아왔다! 너는 결코 도망갈 수 없을 것이다!”고요한 밤에 두 사람이 싸우는 소리는 유난히 잘 들렸다.곧 어떤 사람이 동정을 듣고 달려왔다.“무엄하다! 감히 애가의 침궁에 난입하다니!” 문밖에서 태후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리고 대량의 발걸음 소리와 함께 시위들이 우르르 몰려왔다.태후가 다급히 달려왔을 때, 낙청연은 마침 그 고고를 제압했다.낙청연은 그 고고의 목을 조르며, 천천히 방문에서 걸어 나왔다.이 광경을 목격한 태후는 순간 발걸음을 멈췄다.곧 낙청연을 노려보며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낙청연!”낙청연은 차가운 미소를 짓더니 말했다: “태후를 놀라게 해서, 정말 죄송합니다.”“오늘 밤, 태상황을 암살하려던 자객을 잡기 위해서 어쩔 수 없었습니다.”“태후 마마께서 양해해주시기를 바랍니다.”태후의 안색은 몹시 어두웠다: “동서(董紓)는 애가 옆에 오래된 사람이다. 오늘 밤은 더욱 수희궁에서 나간 적 없는데, 감히 태상황을 암살하려 했다고 모독하는 것이냐?”“그럼 이건 내가 태상황을 해하려 했다고 모독하는 게 아니냐?”낙청연은 전혀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 “모독인지 아닌지 아직 결론은 낼 수 없지
부진환은 수많은 시위를 거느리고 기세등등하게 다가왔다.이 모습을 본 태후는 얼굴이 새파래지며 분노했다: “섭정왕, 지금 역모를 꾀하는 것이냐!”“사람을 데리고 수희궁에 쳐들어오다니, 정녕 눈에 뵈는 게 없구나!”부진환은 서늘한 미소를 띠며 가차 없이 명령을 내렸다: “벌레 한 마리도 기어나가지 못하게 수희궁을 포위하라!”부진환이 정말 명령을 내려 수희궁을 포위하다니, 태후는 크게 분노하며 안색이 어두워졌다: “부진환!”그러나 부진환은 태후의 말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곧바로 낙청연 앞으로 다가갔다: “괞찮냐?”낙청연은 의문스러운 눈길로 부진환을 바라보며 말했다: “왜 직접 오셨습니까? 태상황은요?”부진환이 답했다: “부경리가 지키고 있다.”부진환은 말을 마치고 낙청연이 잡은 그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이 여인이냐?”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 안을 바라보았다: “방 안의 물건이 모든 것을 증명할 겁니다.”부진환은 즉시 사람을 보내 방 안을 수색했다.그러자 대량의 용기, 항로, 부적 등이 하나둘씩 바닥에 놓였다.더 중요한 건, 그 태감의 시체까지 말이다.안에 있던 악귀는 이미 병에 다시 들어갔다.“태후, 설마 수희궁의 고고가 뭘 하고 있었는지 몰랐던 거 아니지요?”“바로 이 자가 부황을 해하고 있었던 겁니다. 오늘 밤도 이 자가 부황을 암살하려 했던 거고요. 태후, 설명 좀 해주시지요?”태후는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그러고는 바닥에 놓인 물건들을 보더니 깜짝 놀라는 척하며 말했다: “이…… 이건……”“동서야, 이것들은 대체 무엇이냐?”태후가 동서를 책문했다. 그러나 동서는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변명할 여지가 없습니다. 죽이려면 죽이십시오.”동서의 모습을 보니 변명하려는 것 같지 않았다. 필경 모든 증거를 손에 넣었으니, 변명할 여지도 없었다.“끌고 가라!” 부진환이 명령을 내렸다.그러고는 다시 태후를 바라보며 말했다: “태후, 오늘 밤 일은 저도 황상의 명을 받은 것입니다. 황상께서 지금 어서방에서 태후를 기다리고
낙청연은 방 안으로 들어가, 샅샅이 수색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방안의 가치 있는 물건은 이미 그들이 모두 수색해서 가져갔다.낙청연은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방안에서 암격 같은 건 더욱 발견하지 못했다.막 나가려는 그 순간, 갑자기 화원의 구석진 곳에서 방 두 개를 발견했다. 보기에는 작은 주방이나, 혹은 곳간 같아 보였다.낙청연은 아무런 기대 없이 앞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하지만 방안의 광경에 그는 깜짝 놀랐다.이곳에도 사람이 살고 있었다.게다가 방안의 배치가 매우 졍교했다. 하인이 묵는 방 같지 않았고, 동서의 방도 이 방보다 좋지 않았다.낙청연은 곳곳을 다 뒤져 보았다. 옷장을 여는 그 순간, 그녀는 저도 몰래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옷장에는 많은 옷이 있었고, 모두 속옷이었지만, 남녀 다 있었다.같은 사람 것이 아니었다!설마 동서가 궁 안의 누군가와 사통하고 있는 것일까?낙청연은 계속하여 구석구석 모두 뒤져보았다. 또 연고, 향고, 그리고 환약을 찾아냈다.일일이 검사해보니, 거의 모두가 남녀가 그 일을 치를 때 쓰는 물건들이었다.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렸다. 동서는 과연 누군가와 사통하고 있었다!낙청연은 남자 신발 한 쌍을 들고, 다급히 그곳에서 나왔다.어쩌면 동서는 공모자가 있을 수 있다. 만약 동서가 자백하지 않으면, 그 남자를 찾아내야 한다.사람들은 이미 어서방에 모였다.엄 태사 외에, 조정의 몇 명 대신들도 있었다.낙청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시작된 뒤였다. 낙청연은 조용히 한쪽에 섰다.“동서가 태상황을 해친 사람이라고 하는데 증거 있습니까?” 엄 태사는 곁으로는 매우 침착해 보였고, 전혀 당황하지 않았다.부진환은 바닥에 있는 물건과 시체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동서의 방에서 찾아낸 것들이요, 모두 증거요.”“이 태감은 태상황을 한 번 암살한 적이 있는데, 본왕이 직접 죽였소. 허나 오늘 밤, 또 태상황을 암살하려고 했소. 시체는 동서의 방에서 찾았으니, 동서를 단죄하기에 충분하오.”엄 태사는
모든 사람은 의문의 눈초리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낙청연이 동서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바로 뒤에, 동서가 이를 악물더니 입을 열었다: “자백하겠습니다!”모두 깜짝 놀랐다.낙청연이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한 마디로 동서가 입을 열게 했단 말인가?태후와 엄 태사는 안절부절못했다.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모든 사람은 동서의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부경한은 마음속으로 동서가 배후가 태후라고 자백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태후가 아무리 변명해도, 엄씨 가문의 목숨을 지키려면 엄 태사는 어쩔 수 없이 병권을 넘겨야 할 것이다.앞으로, 그는 진정한 황제가 될 것이다.더는 그를 간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저는 여국 사람입니다. 태상황은 제가 죽이려고 했습니다. 명왕익(冥王翼)의 씨앗도 제가 화원에 뿌린 것입니다.”“저는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이 모든 일을 저질렀습니다.”부경한은 성난 목소리로 질문했다: “누구를 위해 복수하는 것이냐?”동서는 고개를 들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여비입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과 부진환의 안색은 순간 확 변했다.부진환은 순간 마음이 조여왔다. 그는 갑자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그해 이궁의 난 때, 저는 제 눈으로 여비가 화형을 당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만약 태상황이 명령하지 않았다면, 여비는 그토록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제가 수희궁에 몸을 숨긴 건 모두 여비의 복수를 위서였습니다.”“지금 당신들에게 들켰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죽일 거면 죽이세요.”“어차피 태상황은 오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명왕익의 독은 저 말고는 아무도 해독할 수 없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안색이 변했다.어찌하여 여비와 관련이 있단 말인가?엄 태사는 듣고 오히려 한시름 놓았다.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물었다: “모든 게
“동서도 조금 전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낙청연의 말에 진실을 토해내기로 했잖습니까.”“그나저나 낙청연이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동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이런 능력으로 섭정왕비의 신분은 참 아까운데, 관직 하나 부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엄 태사의 말은 낙청연과 부진환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 틀림없었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복잡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순간, 낙청연의 마음은 덜컥 내려앉았다.변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 길이 없었다.낙청연이 방심했다. 동서를 철저하게 조사하지도 않고 배후의 사람을 밝혀라 협박하다니.동서가 화형으로 처형된 여비를 물고 놓지 않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동서도 자신이 여국 사람이라는 걸 인정했고, 그해 여비가 이궁의 난으로 무수한 생명을 잔해했기 때문에 처형된 것이니 복수를 위해 태상황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도 의심할 여지 없이 경우에 맞았다.태후를 무너뜨리기는커녕 부진환까지 엮인 격이었다.부진환은 지금 낙청연이 얼마나 미울까. 일부러 미끼를 던져 엄가가 아닌 자신을 낚았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필경 이 계획도, 낙청연이 꺼낸 것이었다.심지어 낙청연이 동서에게 어떤 말을 하자, 동서가 입을 열어 진실을 토했다.이때, 태후가 차가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애가는 낙청연도 죄가 없진 않다고 생각되는구나. 이런 역모를 꾀하다니, 애가를 모함하려는 게 아니냐?”“하지만 동서를 위협하기는커녕 진실을 토해내게 했으니 참으로 안타깝구나.”“그리고 동서는 여국의 사술로 사람을 해쳤다. 같은 여국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술을 발견할 수 있겠느냐?”“낙청연 너, 정체가 무엇이냐?”태후는 말을 마치고 매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엄 태사도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 여국의 사술을 낙청연이 어떻게 아는 겁니까?”“기회를 틈타 태상황의 병을 치료해주다니, 대체 무슨 심보입니까?!”엄가네 사람들은 한마디씩 말을 이
부진환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동서와 낙청연이 정녕 어떤 거래가 있었다면, 이런 함정까지 만들어 동서를 잡진 않았을 것이다!”“동서를 죽이려 했다면 조용히 죽이지,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지 않았을 거다!”“본왕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싶은 게 아니냐! 내가 직접 두발로 옥에 들어가겠다!”“하지만 낙청연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낙청연은 부황의 병을 치료해줘야 한다!”말을 마친 부진환은 소매를 떨치고 떠났다.엄 태사와 엄 태후는 의아했지만 서로의 눈을 보더니 둘 다 한시름 놓았다.그러나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부진환이 낙청연을 지키려고 직접 옥에 들어가다니.부진환이 옥에 가두어졌으니, 엄 태사는 더이상 낙청연을 물고 늘어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저녁, 이렇게 끝난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었다.부경한은 미간을 찌푸린 채 여전히 부진환을 위해 변명하려 했다: “셋째 형이 정녕 동서와 아는 사이였다면, 동서를 왜 짐 앞에 잡아 오겠느냐!”엄 태사는 전혀 조급해하지 않으며 덤덤하게 웃었다: “어쨌든, 섭정왕이 직접 옥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니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황상, 힘드셨을 텐데 편히 쉬십시오. 이런 일에 힘쓰지 마시고 섭정왕의 죄는 소인이 직접 묻겠습니다!”“그럼 소인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얼마나 오만방자한가! 황상께 힘쓰지 말고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니.부진환이 없으니 엄 태사와 엄 태후는 황상을 눈에 두지도 않았다.부경한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럼 애가도 침궁으로 돌아가야겠구나.”말을 마친 엄 태후는 몸을 돌려 떠났다.심지어 떠나기 전, 낙청연을 위험 가득한 눈빛으로 차갑게 바라보며 마치 다음에는 네 차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이를 꽉 깨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렇게 대신들이 떠나고 동서의 시체도 끌려가자 부경한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이제 어떡하면 좋으냐! 셋째 형이 옥에 가둬졌으니 절대 쉽게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속으로 그 남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