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의문의 눈초리로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낙청연이 동서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바로 뒤에, 동서가 이를 악물더니 입을 열었다: “자백하겠습니다!”모두 깜짝 놀랐다.낙청연이 도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한 마디로 동서가 입을 열게 했단 말인가?태후와 엄 태사는 안절부절못했다.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최대한 침착함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모든 사람은 동서의 말을 기대하고 있었다.부경한은 마음속으로 동서가 배후가 태후라고 자백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태후가 아무리 변명해도, 엄씨 가문의 목숨을 지키려면 엄 태사는 어쩔 수 없이 병권을 넘겨야 할 것이다.앞으로, 그는 진정한 황제가 될 것이다.더는 그를 간섭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며,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저는 여국 사람입니다. 태상황은 제가 죽이려고 했습니다. 명왕익(冥王翼)의 씨앗도 제가 화원에 뿌린 것입니다.”“저는 복수를 하기 위해서, 이 모든 일을 저질렀습니다.”부경한은 성난 목소리로 질문했다: “누구를 위해 복수하는 것이냐?”동서는 고개를 들더니, 단호하게 말했다: ‘여비입니다!”이 말을 들은 낙청연과 부진환의 안색은 순간 확 변했다.부진환은 순간 마음이 조여왔다. 그는 갑자기 안 좋은 예감이 들었다.“그해 이궁의 난 때, 저는 제 눈으로 여비가 화형을 당하는 모습을 똑똑히 보았습니다. 만약 태상황이 명령하지 않았다면, 여비는 그토록 비참한 죽음을 맞이하지 않았을 것입니다!”“제가 수희궁에 몸을 숨긴 건 모두 여비의 복수를 위서였습니다.”“지금 당신들에게 들켰으니, 더 이상 할 말이 없습니다. 죽일 거면 죽이세요.”“어차피 태상황은 오래 살지 못할 것입니다. 명왕익의 독은 저 말고는 아무도 해독할 수 없을 것입니다.”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안색이 변했다.어찌하여 여비와 관련이 있단 말인가?엄 태사는 듣고 오히려 한시름 놓았다. 그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부진환을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물었다: “모든 게
“동서도 조금 전까지 아무 말을 하지 않으려 했으나 낙청연의 말에 진실을 토해내기로 했잖습니까.”“그나저나 낙청연이 대체 무슨 말을 했길래 동서가 진실을 말하는 것인지 참으로 궁금합니다.”“이런 능력으로 섭정왕비의 신분은 참 아까운데, 관직 하나 부여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엄 태사의 말은 낙청연과 부진환의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이 틀림없었다.부진환은 미간을 찌푸리더니 복잡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순간, 낙청연의 마음은 덜컥 내려앉았다.변명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그럴 길이 없었다.낙청연이 방심했다. 동서를 철저하게 조사하지도 않고 배후의 사람을 밝혀라 협박하다니.동서가 화형으로 처형된 여비를 물고 놓지 않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동서도 자신이 여국 사람이라는 걸 인정했고, 그해 여비가 이궁의 난으로 무수한 생명을 잔해했기 때문에 처형된 것이니 복수를 위해 태상황을 암살하려 했다는 말도 의심할 여지 없이 경우에 맞았다.태후를 무너뜨리기는커녕 부진환까지 엮인 격이었다.부진환은 지금 낙청연이 얼마나 미울까. 일부러 미끼를 던져 엄가가 아닌 자신을 낚았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필경 이 계획도, 낙청연이 꺼낸 것이었다.심지어 낙청연이 동서에게 어떤 말을 하자, 동서가 입을 열어 진실을 토했다.이때, 태후가 차가운 어투로 입을 열었다: “애가는 낙청연도 죄가 없진 않다고 생각되는구나. 이런 역모를 꾀하다니, 애가를 모함하려는 게 아니냐?”“하지만 동서를 위협하기는커녕 진실을 토해내게 했으니 참으로 안타깝구나.”“그리고 동서는 여국의 사술로 사람을 해쳤다. 같은 여국 사람이 아니라면 어떻게 사술을 발견할 수 있겠느냐?”“낙청연 너, 정체가 무엇이냐?”태후는 말을 마치고 매서운 눈빛으로 낙청연을 바라보았다.엄 태사도 생각에 잠긴 채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그렇습니다! 이 여국의 사술을 낙청연이 어떻게 아는 겁니까?”“기회를 틈타 태상황의 병을 치료해주다니, 대체 무슨 심보입니까?!”엄가네 사람들은 한마디씩 말을 이
부진환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동서와 낙청연이 정녕 어떤 거래가 있었다면, 이런 함정까지 만들어 동서를 잡진 않았을 것이다!”“동서를 죽이려 했다면 조용히 죽이지, 일을 이렇게까지 크게 만들지 않았을 거다!”“본왕에게 죄를 덮어씌우고 싶은 게 아니냐! 내가 직접 두발로 옥에 들어가겠다!”“하지만 낙청연은, 그 누구도 건드릴 수 없다!”“낙청연은 부황의 병을 치료해줘야 한다!”말을 마친 부진환은 소매를 떨치고 떠났다.엄 태사와 엄 태후는 의아했지만 서로의 눈을 보더니 둘 다 한시름 놓았다.그러나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부진환이 낙청연을 지키려고 직접 옥에 들어가다니.부진환이 옥에 가두어졌으니, 엄 태사는 더이상 낙청연을 물고 늘어지지 않을 것이다. 오늘 저녁, 이렇게 끝난 것만으로도 천만다행이었다.부경한은 미간을 찌푸린 채 여전히 부진환을 위해 변명하려 했다: “셋째 형이 정녕 동서와 아는 사이였다면, 동서를 왜 짐 앞에 잡아 오겠느냐!”엄 태사는 전혀 조급해하지 않으며 덤덤하게 웃었다: “어쨌든, 섭정왕이 직접 옥에 들어가겠다고 했으니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게 틀림없습니다.”“황상, 힘드셨을 텐데 편히 쉬십시오. 이런 일에 힘쓰지 마시고 섭정왕의 죄는 소인이 직접 묻겠습니다!”“그럼 소인 이만 물러가겠습니다!”얼마나 오만방자한가! 황상께 힘쓰지 말고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니.부진환이 없으니 엄 태사와 엄 태후는 황상을 눈에 두지도 않았다.부경한은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그럼 애가도 침궁으로 돌아가야겠구나.”말을 마친 엄 태후는 몸을 돌려 떠났다.심지어 떠나기 전, 낙청연을 위험 가득한 눈빛으로 차갑게 바라보며 마치 다음에는 네 차례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낙청연은 이를 꽉 깨물고 주먹을 꽉 쥐었다.그렇게 대신들이 떠나고 동서의 시체도 끌려가자 부경한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이제 어떡하면 좋으냐! 셋째 형이 옥에 가둬졌으니 절대 쉽게 풀어주지 않을 것이다!”낙청연은 미간을 찌푸린 채 속으로 그 남자
“태상황, 이제 글도 쓸 수 있는 게 아니었습니까? 왜 아직도 이렇게 힘을 못 씁니까, 주먹도 못 쥘 정도로 말입니다.”태후는 안타까워하며 말했다.그러나 달빛 아래, 태상황의 손목에는 은빛이 스쳤다. 그의 손목에는 바늘이 꽂혀 있었다!부경리는 이 모습을 보더니 깜짝 놀랐다: “지금 이게…”낙청연은 곧바로 부경리의 입을 막으며 조용히 하라고 손짓했다.부진환도 옥에 가둬졌으니 황상은 태후를 상대할 방법이 없었다. 엄 태후에게 엿듣고 있다는 것까지 들키면, 둘은 죽은 목숨인 게 틀림없었다.태후는 한숨을 내쉬더니 말했다: “지금 걱정되는 건 제가 아니라…”“그 섭정왕 아들, 부진환이라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그때 제가 그렇게 막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섭정왕으로 봉하여 우리 엄가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습니까?”“그 아이에게 큰 희망을 걸었겠지요. 여국의 그 요괴 같은 어미만 아니었다면, 왕좌에 앉을 사람은 제 아들 차례가 되지 않았겠지요.”“황제가 되지 못하니 섭정왕으로 봉하여 권력을 나눈다, 참으로 묘한 생각을 하셨습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아이는 결국 패하고 말았군요.”“지금 부진환은 옥에 가둬져 온갖 고문을 겪을 겁니다. 태상황의 병이 낫지 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둬 변경으로 유배시키겠습니다.”“하지만 태상황의 병이 낫게 된다면, 목숨을 거둬 술안주로 만들어버릴 겁니다.”태후는 다정하게 웃으며 나긋나긋하게 말했지만 악독함을 감출 수 없었다.이 각도에서 태상황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그의 손은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태상황은 분노하고 증오에 가득 찼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마음이 참 아프지요?”“그럼 이걸 꼭꼭 숨겨두십시오. 낙청연에게 발견되는 날에는 그 아이도, 살아남지 못할 겁니다.”태후는 약이 든 병을 태상황의 베개 아래에 숨겨두었다.낙청연의 생각이 맞다면, 그건 아마도 명왕익의 독일 것이다, 이는 태상황의 병을 더 위중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그렇게 태상황의 병이 낫지 않는다면 이를 빌미로 낙청연에게 죄를
”태후는 실증이 없습니다. 동서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증언도 없습니다. 설사 그들이 증거를 위조하려고 해도 시간이 필요합니다.”“필경 섭정왕은 지위와 명망이 높고, 신분도 남다른 분입니다. 그들이 만약 증거를 위조하려면 반드시 합리적이어야 하고 빈틈이 없어야, 조정의 그 많은 대신들을 속일 수 있습니다.”“그래야 부진환을 죽일 수 있습니다.”“또한 그들이 증거를 위조하려면 시간이 많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 때문에 부진환은 대뢰에서 당분간 안전할 것입니다.”“다만, 육체의 고통은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대뢰에서 형벌을 가하지 못하도록 황제께서 명을 내려야 할 것 같습니다.”부경리는 낙청연의 분석을 듣더니, 그제야 다소 안정됐다.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했다: “대뢰 쪽은, 내가 황상을 찾아뵙겠소.”낙청연은 생각하더니, 계속해서 말했다: “그들이 증거를 위조하기 전에, 그들의 약점과 증거를 찾으면, 그들을 핍박하여 부진환을 풀어주게 할 수 있습니다.”부경리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물었다: “하지만 지금 셋째 형이 이미 대뢰에 갇혔으니, 황궁은 지금 그들의 손아귀에 있소. 어떻게 증거와 약점을 찾는단 말이오?”낙청연은 미간을 찡그리며 깊이 생각하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제가 수희궁에 다시 다녀오겠습니다. 당신과 황상은 방법을 생각하여 태후를 수희궁에서 나가게 해주십시오.”부경리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좋소.”바로 뒤에 부경리는 황상을 찾아가 상의했다.낙청연은 침상 옆에 앉았다.태상황은 약간 걱정되었으나, 이토록 침착하고 냉정하며 총명한 낙청연을 보고는 한시름 놓았다.낙청연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태상황, 이궁의 난은 정말 여비가 일으킨 것입니까?”태상황의 안색이 약간 어두워졌다.이런 금기를 낙청연은 감히 그 앞에서 물어보다니, 간이 보통이 아니다.낙청연은 즉시 해명했다: “오늘 태상황을 암해한 배후를 찾아냈습니다. 그녀는 동서라고 합니다. 분명 태후의 사람이지만, 그녀는 여비를 위해 복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만
“본인이 옥에 가더라도 낙청연을 지킬 생각인 걸 보니 왕야는 소문처럼 낙청연을 그렇게 혐오하는 것은 아닌가 보오.”엄 태사는 낙청연이 부진환의 약점일지도 모른다고 속으로 추측했다.부진환은 결국 시선을 들었다. 그는 매서운 눈초리로 엄 태사를 노려보았다.“두 번 말하지 않겠소. 낙청연을 건드릴 생각은 마시오!”엄 태사는 부진환이 드디어 입을 열자 참지 못하고 웃더니 무심한 얼굴로 물었다.“내가 건드린다고 해도 지금 왕야의 처지로 뭘 어쩔 수 있겠소?”부진환의 눈동자에 살기가 퍼져나갔다. 그는 사나운 눈빛으로 엄 태사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그의 더없이 차가운 목소리에서 의심할 여지 없이 위험한 기운이 느껴졌다.“그럼 한 번 시험해 보시오.”“태후가 자기 아들 부운주를 포기한다면 당신은 뭐든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것이오.”엄 태사는 흠칫했다.부운주.하마터면 부운주를 잊을 뻔했다.인제 보니 부운주가 또 섭정왕부 사람에게 인질로 잡힌 듯했다.그러나 엄 태사는 피식 웃었다.“부운주의 목숨으로 낙청연의 목숨을 바꿀 수 있겠군. 그렇다면 왕야 당신은 어쩔 생각이오?”“흥정거리 하나를 두 번 쓸 수는 없을 텐데.”부진환의 눈빛이 서늘하게 빛났다.“본왕에게 죽을죄를 뒤집어씌우려면 증거를 열심히 찾아야 할 것이오. 본왕은 흥정거리가 필요 없소.”엄 태사는 냉소를 흘렸다.“내가 증거를 찾지 못할 거라고 확신하나 보군. 하지만 어떤 증거는 찾을 필요가 없소. 물으면 그만이기 때문이오.”말을 마친 뒤 엄 태사는 옥졸에게 눈빛을 보냈다.뒤이어 또 누군가 기다란 채찍을 들고 왔고 두 사람은 번갈아 부진환의 몸에 채찍을 휘둘렀다.바로 그때, 조급함이 느껴지는 호통 소리가 밖에서 들려왔다.“그만!”부경한과 부경리 두 사람이 부랴부랴 도착했다.“짐이 그만하라고 하지 않았느냐? 들리지 않느냐?”부경한이 화를 내며 호되게 꾸짖었다.엄 태사는 두 옥졸에게 눈치를 줬고 두 사람은 그제야 멈췄다.부경한은 노여움을 참으며 말했다.“엄 태사, 지금은 증
엄 태사는 그의 말에 살짝 놀라더니 이내 웃어 보였다.그는 티 나지 않게 두 손을 등 뒤로 하여 뒷짐을 졌다. 그리고 턱도 살짝 쳐들면서 마치 자신이 우위에 있다는 듯이 위엄 있는 모습을 보였다.엄 태사가 웃으며 말했다.“폐하, 과분한 말씀이십니다!”“하지만 폐하께서 절 삼촌이라고 불러주셨으니 저 또한 삼촌으로서 인정을 고려해야겠지요.”“폐하께서 섭정왕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차마 보지 못하겠다고 하셨으니 잠깐 멈추겠습니다.”“걱정하지 마시옵소서, 폐하. 증거를 찾기 전까지 섭정왕은 무사할 것입니다!”“밤이 깊었으니 폐하께서는 일찍 쉬십시오. 전 먼저 물러나 보겠습니다.”말을 마친 엄 태사는 예를 갖춘 뒤 걸음을 옮겨 자리를 떴다.옥에서 나온 엄 태사는 걸음걸이가 몹시 거만해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부경리는 화가 나서 두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섭정왕이 옥에 갇히기 전, 엄 태사는 이 정도로 건방지지 않았다.부진환이 옥에 갇히고 부경한 옆에 그의 힘이 되어줄 사람이 없다는 걸 확인하고 난 뒤 황제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진 것이다.대체 누가 황제란 말인가!부경한은 헐레벌떡 부진환에게 다가갔다.“셋째 형님!”“엄 태사가 벌써 형님을 고문하려고 할 줄은 몰랐소!”부진환은 힘없는 목소리로 대꾸했다.“전 괜찮습니다. 저 때문에 그와 충돌할 필요는 없습니다. 괜히 궁지로 몰았다가는 폐하께 불리해질 수도 있습니다.”부경한은 근심 가득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러면 여기서 나갈 방법이 있소?”부진환은 무덤덤한 얼굴로 대답했다.“낙청연에게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최대한 그녀에게 협조해주세요.”그 말에 부경한은 다소 놀랐다.“낙청연 말이오? 셋째 형님, 낙청연이 형님을 구할 것이라는 걸 어떻게 그렇게 확신하는 것이오? 왜 이렇게 그녀를 믿는 것이오?”부경리도 말했다.“그러게요. 예전에 왕비를 그렇게 대했으면서, 제가 왕비라면 형님을 구하지 않을 겁니다.”그들의 말을 들은 부진환은 속이 시끄러웠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 말했다.“낙청연
날이 밝기 무섭게 낙월영은 곧바로 입궁해 태후에게 청알했다.낙월영이 찾아오자 태후는 다소 놀랐다.“안 그래도 널 부르기 위해 사람을 보낼 생각이었는데 때마침 잘 왔구나.”낙월영은 바짝 긴장한 얼굴로 물었다.“태후 마마, 무슨 일로 절 찾으려 하셨습니까?”태후는 느긋하게 대꾸했다.“넌 아직도 엄평소를 위해 일하지. 마침 부진환을 상대할 기회가 생겼는데 원하느냐?”낙월영은 흠칫했다. 부진환을 위해 사정하려던 그녀는 하고 싶었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만약 지금 이때 부진환을 위해 사정한다면 태후는 필시 그녀를 죽이려 할 것이다.낙월영은 곧바로 입을 뗐다.“안 그래도 그 소식을 듣고 혹시나 태후 마마께 도움이 될까 싶어 이렇게 찾아왔습니다.”“태후 마마, 제가 뭘 하면 될까요?”태후는 만족스러운 듯 웃어 보이더니 곧장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을 내렸다.“여봐라! 낙월영이 수희궁으로 찾아와 태후를 암살하려 했으니 지금 당장 옥에 가두거라!”화들짝 놀란 낙월영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태후 마마...”-날이 밝자 낙청연은 금방 달인 약을 가져와 태상황에게 먹이려 했다.그런데 갑자기 류 공공이 사람들을 데리고 방 안으로 쳐들어왔다.깜짝 놀란 낙청연은 곧바로 몸을 일으켰다.“뭐 하는 것이오?”류 공공은 서늘한 눈빛으로 그녀가 손에 들고 있는 약 그릇을 힐긋 보았다.“누군가 왕비 마마께서 태상황의 약에 무언가 넣는 것을 보았다고 했습니다. 이 약은 저희가 가져가서 조사하겠습니다.”낙청연은 눈살을 찌푸렸다.“누가 보았다는 말이오? 지금 내 앞에 불러와 대질하게 하시오!”류 공공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쓸데없는 말은 그만하시고 얼른 약을 가져오세요!”낙청연은 문득 불안한 마음이 들었다. 혹시나 그들이 약을 가져가 독을 넣는다면 해명할 길이 없었다.그래서 그녀는 고개를 젖히고 약을 단숨에 삼켰다.“약에 독이 있다면 내가 먼저 죽을 것이오!”낙청연이 매섭게 쏘아붙이며 그릇을 바닥에 내동댕이치자 류 공공은 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