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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13화

낙월영은 떠나기 전 도와달라는 눈빛으로 부진환을 바라보았고 부진환은 애써 참았다. 손톱이 손바닥 안을 파고들어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낙월영에게 시선 한 번 주지 않았다.

결국 낙월영은 옷을 씻었고 손의 상처는 더욱 심각해졌다.

겉으로는 말하지 않았지만 낙청연이 약을 가져왔을 때 낙월영은 낙청연이 들고 있던 약 그릇을 건네받으려 했다.

“언니, 제가 하겠습니다.”

낙월영은 손을 뻗더니 그릇을 만진 순간 아픈 듯 헛숨을 들이키며 자기 손목을 잡았고 일부러 손의 상처를 내보였다.

베인 흔적이 아주 뚜렷했고 상처 주위는 부어 있어 아주 아파 보였다.

낙청연은 덤덤히 그 모습을 지켜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태상황에게 약을 가져다드리려고 했다.

그런데 낙월영이 포기하지 않고 또 들러붙었다.

“언니, 제가 부황에게 약을 먹여드리겠습니다.”

낙청연은 약을 의자 위에 내려놓은 뒤 몸을 비켜 자리를 내주었다. 그녀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태상황의 몸에 약을 쏟는다면 당장 내쫓을 것이다.”

낙청연은 얼른 낙월영은 쫓아내려고 일부러 그녀를 자극했다.

낙월영은 약 그릇을 들더니 다친 손으로 조심스럽게 숟가락을 쥐고 태상황에게 약을 먹였다.

태상황은 눈을 감고 입을 꾹 다물고 있었다.

그는 약을 먹으려 하지 않았다.

낙월영은 태상황에게 손의 상처를 보여줄 생각이었으나 태상황은 보기 싫다는 듯 눈을 감고 있었다.

바로 그때, 부진환이 걸어왔다.

부진환을 보자 낙월영은 손목을 떨면서 일부러 그릇을 깨버렸고 아픈 듯 비명을 질렀다.

“아!”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등 뒤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리는 순간, 낙청연은 모든 걸 깨달았다.

역시나, 낙월영은 곧바로 무릎을 꿇으며 깨진 그릇을 주우려 했고 당황한 얼굴로 소리를 질렀다.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언니.”

“제가 실수했습니다.”

낙월영은 성급한 동작 때문에 부주의로 왼손을 베었다.

“아!”

낙월영은 아파서 바닥에 주저앉더니 상처에서 피가 흐르는 걸 빤히 바라보았다.

부진환은 그 광경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줄 하나가 팽팽히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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