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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9화

송천초는 안타까운 얼굴로 한숨을 쉬었다.

“두 사람은 정말 악연이네요.”

부진환은 빠른 걸음으로 마당을 나섰고 소유가 밖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왕야.”

“류씨 저택으로 간다.”

부진환은 대문을 나선 뒤 말에 올라타 류씨 저택으로 향했다.

류씨 집안의 연회에 참석했던 빈객들은 잠시 전부 옥에 갇혔다. 그들 모두 류만과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었기에 류만이 구제금에 쓰일 은을 몰래 숨긴 일과 연관이 있는지 조사해야 했다.

하지만 한 명이 저택에 남아있었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허 호군이었다.

“날 왜 남기는 것이오! 이 일은 나랑 아무 상관이 없소! 믿지 못하겠다면 조사해 보시오! 난 그저 손님으로 왔을 뿐, 류만이 한 일에 대해서는 아는 게 아무것도 없소!”

허 호군은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자신을 감시하는 호위에게 빌었다.

바로 그때, 부진환이 온몸에서 살기를 내뿜으며 서서히 걸어왔고 그 위엄에 차마 고개를 들어 직시할 수 없었다.

허 호군은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로 화려한 옷과 검은색 신발이 자신의 앞에 도착한 것을 보았다.

곧이어 싸늘한 목소리가 그의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어느 손으로 그녀를 만졌느냐?”

허 호군은 몸을 떨면서 놀란 얼굴로 고개를 들었다.

“무… 무슨 말씀이십니까?”

부진환은 호위의 허리춤에서 천천히 장검을 빼 들었다. 위엄있는 그의 얼굴에는 그 어떤 표정도 없었고 다만 끝없는 한기가 감돌 뿐이었다. 허 호군은 등허리가 서늘했다.

“이 손이겠구나.”

날카로운 칼날이 허 호군의 오른손에 닿았다.

“아니, 아닙니다…”

겁에 질린 허 호군은 안색이 창백해졌고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러나 그가 설명하기도 전에 날카로운 칼날이 내려왔다.

“아—”

하늘을 찢을 듯한 처참한 비명과 함께 허 호군은 피가 줄줄 흐르는 손목을 쥐고 바닥을 나뒹굴었다.

비명이 끊이질 않았다.

마당에 있던 모든 계집종과 하인들은 그 모습에 덜덜 떨었고 류 부인 또한 몸을 떨고 있었다.

“어라? 오른손이 아니었느냐?”

부진환의 차가운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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