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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8화

누군가 문을 박차고 들어왔다.

어두운 방 안에 다시 한번 환한 빛이 들어왔고 류만은 깜짝 놀랐다.

“누구냐!”

낙청연은 허약한 얼굴로 고개를 들어 바라봤다. 쏟아져 들어오는 빛 사이로 누군가 성큼성큼 그곳으로 걸어왔다.

부진환은 그 장면을 보자 이마에 핏줄이 불거지고 눈동자에 살기가 일렁였다. 그는 힘껏 류만을 걷어찼다.

바닥에 남은 핏자국과 찢긴 옷, 손등에 붉게 남은 흔적에 부진환은 울컥 화가 치밀어올라 당장이라도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

그는 곧바로 겉옷을 벗어 그녀의 몸에 둘렀고 그녀를 안고서 급히 방을 나섰다.

낙청연은 허약한 얼굴로 그의 가슴팍에 기대었다. 그녀는 흐릿한 시선으로 그를 바라보며 힘없는 목소리로 더없이 날카로운 말을 했다.

“절 왜 구하십니까? 이런 걸 원하셨던 게 아닙니까?”

그를 탓하지 않는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녀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그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지만 그 말은 수많은 칼날이 되어 부진환의 심장에 꽂혔다.

그의 미간에는 난폭한 기운이 가득했고 눈은 벌겋게 돼서 살기가 느껴졌다. 분노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그를 집어삼키고 있었다. 그는 당장이라도 류씨 저택의 모든 사람을 갈가리 찢어버리고 싶었다.

부진환이 문을 박차고 나가자 낙청연은 마당에 호위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그 장면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굴욕감이 치솟아 오르자 낙청연은 부진환의 가슴에 머리를 묻었다. 그녀는 자신의 비참한 모습을 그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 작은 행동에 부진환은 더욱더 마음이 아팠다.

“다들 뭘 넋 놓고 있는 것이냐? 당장 류씨 저택의 모든 사람을 전부 붙잡아 들이거라. 하나라도 빠진다면 머리를 벨 것이다!”

부진환이 호통을 치자 그곳에 있던 호위들은 곧바로 흩어졌다.

곧이어 저택에서 계집종들과 머슴들이 비명을 지르며 황급히 도망가는 소리가 들렸다.

류씨 저택을 나오는 순간, 위험이 완전히 사라지고 낙청연은 결국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정신을 잃는 마지막 순간, 그녀는 호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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