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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9화

“감히 이런 그림을 몰래 소장하다니? 부운주, 너는 황자다. 네 마음속에는 여인밖에 없는 것이냐?”

부진환은 불같이 화를 냈다. 화폭을 든 그의 손에 힘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그림이 찢어질 정도였다.

부운주는 눈시울이 붉어져 황급히 말했다.

“형님, 그림을 돌려주세요!”

“부운주, 네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느냐?”

부진환이 호되게 그를 꾸짖었고 부운주는 시선을 아래로 내리뜨렸다. 창백한 얼굴은 죽은 사람의 것과 다름없었고 그의 마른 몸은 그렇게 힘없이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형님, 부탁입니다. 그림을 돌려주세요.”

그러나 그것은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것과 다름없었다. 부진환은 그 순간 마음속에서 분노가 끓어올랐고 그의 이성도 분노에 삼켜졌다.

“부탁? 하!”

그는 화폭을 들어 그것을 찢었다.

“안 됩니다! 형님! 안 됩니다!”

부운주는 조바심이 나서 그를 막으려 했지만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는 무릎을 꿇은 채로 부진환의 옷자락을 잡고 그림이 찢어지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기만 했다. 붉어진 그의 눈시울에서 눈물이 언뜻 보였다.

마치 소중히 아끼던 물건을 잃은 듯 가슴이 찢기듯 아팠다.

부운주는 갑자기 피를 토했고 그의 선혈은 부진환의 옷자락과 찢긴 화폭에 뿜어졌다.

그 모습에 낙청연은 가슴이 쥐어뜯기 듯 아파 곧바로 그곳으로 향해 몸을 숙여 부운주의 맥을 짚었다.

부운주는 허약한 모습으로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드디어 왔군요…”

그는 그녀를 밤새 기다렸지만 낙청연은 그곳에 나타나지 않았다.

낙청연은 미간을 구긴 채로 그의 맥을 짚으며 말했다.

“일단 말씀하지 마세요. 방으로 돌아가 쉬시지요.”

부운주의 말과 낙청연의 행동에 부진환은 눈꼴이 셨다.

주위에 아무도 없다는 듯이 서로를 관심하고 돌보는 꼴을 보니 자신은 안중에도 없는 것 같았다.

부진환은 주먹을 힘껏 쥐었고 이마에 핏줄이 불거졌다.

“여봐라! 5황자를 지뢰(地牢)에 가두거라!”

부진환의 명령이 떨어지자 하인들이 부운주를 잡았고 낙청연은 놀란 얼굴로 고개를 돌려 부진환을 보았다.

부진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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