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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74화

낙요는 평온한 심정으로 서신을 쓰며 담담한 어투로 말했다.

“어쩌면 그녀에게도 이유가 있겠지.”

“나이가 아직 어리니 그렇게 많이 따질 필요가 없다.”

백서는 고개를 끄덕이며 응했다.

“현서서원은 제가 지켜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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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혼에 대해 낙요는 좀처럼 정확한 대답을 내놓지 않았고 그저 동하국 왕자를 궁 안에 머물게 하여 시간을 끌 뿐이었다.

어쩌면 고강리는 낙요가 통혼을 승낙하지 않는다는 것을 눈치챘는지도 모른다.

그렇지 않으면 이때까지 공주를 만나지 못했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날, 고강리는 궁이 답답하다는 핑계를 대고 궁밖에 놀러 가려고 했다.

그래서 낙요는 한 무리의 시위를 보내 수행하도록 했다.

하지만 거리에서 고강리는 기회를 틈타 시위를 따돌렸다.

시위들이 거리 곳곳을 다 찾아보았지만 고강리를 찾지 못했다.

소식은 제때 궁에 전해졌고 낙요는 소진오를 보내 성문을 엄수하게 하였으며 절대 고강리를 도망치지 못하게 하였다.

고강리는 암암리에 성문에 계엄령이 내려졌다는 것을 깨닫고 나가지 못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객잔을 찾아 묵었다.

강여는 고강리가 궁에서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조영궁으로 달려왔다.

“사부님, 이 자식 도망친 겁니까?”

“아직 도성에 있다. 소 장군께서 친히 성문을 지키고 있으니 그는 절대 도망갈 수 없다.” 낙요는 여유롭게 차를 따랐다.

이 말을 들은 강여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가 설마 뭔가를 눈치챘을까요?”

“그럴 거다. 며칠이 지나도 너를 볼 수 없었으니, 내가 통혼할 뜻이 없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단지 그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이라는 것을 알고 도망가려고 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도성이 어디 그가 함부로 들락날락할 수 있는 곳이냐?”

낙요는 평온한 표정으로 찻잔을 들고 천천히 차를 한 모금 마셨다.

강여가 걱정스레 물었다.

“그러나 혹시 그에게 청주와 연락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이 없을까요? 만약 그쪽에서 그가 화담에 실패했다는 것을 알면 분명 공격을 시작할 것입니다.”

낙요는 웃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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