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간 후, 낙요는 이 일을 부진환 등 사람들에게 얘기했다.그리고 백서와 계진을 보내 여기저기 수소문하게 했다.보통 청루 같은 곳에 소식이 많다.과연 그들은 오후에 바로 소식을 갖고 돌아왔다.“대제사장, 저희가 몇 사람을 알아보았는데, 이 중에 대제사장께서 찾는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계진은 작은 책자 한 개를 꺼냈다.낙요가 펼쳐보니, 책자에는 몇 명 풍수사들의 거소가 적혀있었다.낙요는 직접 일일이 방문할 생각이었다.그다음 날부터 낙요는 여러 곳을 연달아 방문했다.하지만 조사한 결과 그녀가 찾는 사람이 아니었다.마지막으로 외진 거리에 다다른 낙요는 그 장례 용품을 파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장궤가 물었다. “낭자, 무엇을 사러 오셨습니까?”낙요가 대답했다. “고인 한 명을 찾고 싶습니다.”장궤는 살짝 놀라더니, 곧이어 그녀를 데리고 후원으로 갔다.장궤가 방향을 가리켜주자, 낙요는 혼자 그 어두운 방으로 들어갔다.그 고인은 어둠침침한 방안에 두 봉을 걸치고 어둠 속에 숨어 있었기 때문에 낙요는 잘 보이지 않았다.“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낙요는 고묘묘의 초상화를 꺼내더니 물었다. “이 사람이 혹시 여기에 온 적이 있습니까?”상대방은 약간 놀라 하더니 곧 냉랭하게 말했다. “내 손님 소식을 알아보러 오셨다면, 나는 일절 알려줄 수 없습니다.”낙요는 은표 한 묶음을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하지만 상대방은 여전히 끄떡도 하지 않았다.“우리 이 업계는 규칙이 있습니다. 손님 일은 절대 대외로 발설해서는 안 되니, 돌아가십시오.”상대방이 여전히 승낙하지 않자, 낙요는 은표를 거두고, 분심검을 꺼냈다.그녀는 분심검으로 상대의 목을 겨누고 말했다. “보아하니, 이 여인이 당신을 찾아온 적이 있군요.”제대로 찾아왔다.그런데 이때, 검은 옷을 입은 사람이 가루 한 줌을 휙 뿌렸다.낙요는 즉시 입과 코를 막았다.뒤이어 전방의 어둠 속에서 음산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검은 그림자가 낙요를 향해 덮쳐왔고, 피범벅이 된 얼굴
그 남자는 그렇게 꿋꿋이 쓰러지고 말았다.쓰러질 때, 그는 죽일 듯이 낙요를 째려보았다.낙요는 고개를 돌려 침서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이 찾고 있던 사람을 제가 이미 찾아 드렸으니, 저는 그만 가보겠습니다.”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떠났다.--겨울은 길고 길었다.낙요는 매일 나른하게 방안에 머물렀다.그동안의 몸조리를 통해 부진환의 몸도 거의 회복되었다.김옥한은 이미 장사를 시작했다.그녀는 자기 어머니가 예전에 했던 양조 가게를 시작했다.비록 초기 장사는 쉬운 편이 아니었지만, 다행히 도와주는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돈도 급하게 필요하지 않았고, 모든 게 순조로운 편이었다.그리고 다른 사람들은 매일 도성 거리를 돌아다니며 먹고 마시며 즐겼다.눈이 펑펑 쏟아지는 밤에, 친구들은 주관에 모여 소고기와 양고기를 굽으며, 따뜻한 술을 마시는 시간이 가장 즐거웠다.--장군부.고묘묘는 일어나자마자, 바깥 동정을 듣고 밖으로 나가 보니, 그 여인들이 짐을 들고 후원으로 들어가고 있었다.따라가 보니, 그녀들은 후문으로 나가 마차에 오르고 있었다.고묘묘는 무슨 일인지 몹시 궁금했다.시위에게 물어보니, 침서가 그녀들을 보내라는 명령을 내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묘묘는 더욱 궁금했다.침서가 대체 뭘 하려는 걸까?요 며칠 침서는 그녀를 만나려고 하지 않았다.지금쯤 마음이 바뀌었는지 모르겠다.난희의 죽음도 이젠 잊힐 때가 되었겠지?이런 생각을 한 고묘묘는 술을 들고 깊은 밤 침서의 방으로 찾아갔다.마침 침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술을 마시고 있었다.소리를 들은 침서는 다소 귀찮은 어투로 말했다. “나가거라!”하지만 고묘묘는 듣는 척도 하지 않고 천천히 앞으로 걸어가 그에게 술을 따랐다.“무슨 낙으로 혼자 술을 마십니까? 제가 함께 마셔 드리겠습니다.”침서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으며, 귀찮은 표정을 지었다.고묘묘는 웃으며 물었다. “설마 아직도 난희 때문에 슬퍼하시는 겁니까?”“이미 며칠이 지났는데, 아직도 무희 하나 때문에
침서는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입가에 한 줄기 심오한 미소를 지으며, 고묘묘의 턱을 치켜들었다.“보아하니 그동안 열심히 배웠구나!”모처럼 침서의 칭찬을 받은 고묘묘는 기뻐서 날아갈 것만 같았다.“당연합니다!”고묘묘는 내친김에 침서의 품속에 누웠다.두 손으로 침서의 목을 휘감고, 애교가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이렇게 발전이 큰데, 보상은 없습니까?”고묘묘의 손가락은 침서의 가슴에 멈추더니, 조금씩 그의 옷을 헤집고 들어갔다.하지만 갑자기 침서가 그녀의 손을 덥석 잡았다.곧이어 품속에서 옥병을 꺼냈다.고묘묘는 옥병을 받아 쥐고 물었다. “이건 무엇입니까?”침서가 대답했다. “이건 춤출 때 흥을 돕는 물건이다.”이 말을 들은 고묘묘는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저더러 먹으라는 뜻입니까?”침서는 살짝 웃더니 말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이냐?”“며칠 뒤면 상원절 아니냐? 궁에 궁연이 있으니, 그때 네가 춤을 췄으면 좋겠구나.”여기까지 들은 고묘묘는 의아했다. “왜입니까?”“매년 무희들이 춤을 추는데 제가 왜 가야 합니까?”침서가 대답했다. “지난번 수해 때, 진익과 부진환이 나의 병권을 반이나 가져갔다.”“듣는 바로는, 이번에 진익은 절세 무희들을 찾아 궁연에서 한껏 뽐낼 생각이라더구나.”“그러니 당연히 그가 나를 짓밟게 놔둘 수 없구나.”“당당한 공주인 너의 절색이 그 누구와 비교가 되겠느냐?”여기까지 듣던 고묘묘는 몹시 기뻐하며 득의양양한 어투로 말했다. “하긴 그렇습니다. 만약 제가 나서면 그 누가 저와 비교가 되겠습니까?”“알겠습니다. 당신을 위해서 그렇게 하겠습니다.”침서는 고개를 끄덕이었다. “이 물건은 무대에 오르기 전에 먹어라.”“미리 먹으면 안 된다.”“이건 한 알뿐인 극히 귀한 물건이다.”고묘묘는 이 말을 듣고 매우 기뻤다.한 알뿐인 이 물건을 침서는 그녀에게 주었다.그렇다면 그녀가 침서의 마음속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는 뜻 아닌가?역시 난희가 걸림돌이었다.난희가 가운데 없
황후는 표정이 어두웠다.아들의 깜짝 선물은 바로 자기 아버지에게 여인 몇 명을 선물한 것이다.황후인 그녀에겐 이건 그저 놀라울 뿐이지, 전혀 기쁨은 없다.황제는 당연히 흥미롭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똑같아서 분간하기 어렵구나.”“그럼 짐은 이 강월무를 감상해 보겠다.”곧 거문고가 울리자, 네 명의 여인은 궁전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네 여인은 비록 똑같게 생겼지만, 춤은 풍격이 서로 달랐다.부드러움, 요염함, 또한 약간의 역량미 각자의 특색이 있었다.낙요마저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으니, 황제는 더 말할 것도 없었다.“진익이 어디서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으나,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습니다.” 낙요는 중얼거렸다.하지만 부진환은 황제와 황후의 표정을 살폈다.“진익은 이 강월사신으로 황후 마마를 대처하려고 하는 것 같구나.”낙요가 웃으며 말했다. “이것이 지름길인 건 부인할 수 없습니다.”고묘묘가 방자하고 황제의 총애를 받는 건 다 황후 때문이라는 걸 모두 알고 있다.황후를 사랑하기 때문에, 황제는 고묘묘를 그토록 총애한다.언젠가 황후가 더 이상 황제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황후의 그 권한도 당연히 따라서 사라진다.왕년에는 후궁이 많았지만, 지금은 황후와 겨룰 수 있는 사람은 해 귀비뿐이다.궁에는 이미 오랫동안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지 않았다.그래서 이때 진익이 절세미인을 황제에게 선물하면 황제의 마음을 분산시킬 수 있다.그럼, 당연히 황후는 황제의 사랑을 잃을 것이다.한 곡을 다 추자, 황제는 만면에 희색을 띠고,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했다.진익은 보더니 매우 기뻤다.곧 면사포로 얼굴을 가린 무희 한 명이 대전 중앙으로 다가오더니, 곧바로 춤을 추기 시작했다.처음에는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뭇사람은 춤사위를 감상하며 술을 마시며 기분이 매우 좋았다.다만 앞서 네 사람이 췄던 강월무를 보고 나니, 황제는 더 이상 흥미가 생기지 않았다.황후가 물었다. “폐하, 조금 전 그 강월무가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그녀들
이 광경을 본 침서는 차가운 눈빛으로 천천히 술을 한 모금 들이켰다.낙요는 이 모습을 보고, 침서의 복수 수단을 대략 이해했다.다음 순간, 시위가 앞으로 다가와 하늘 높은 줄 모르는 그 무희를 끌고 나가려고 했다.그런데 그 무희가 발버둥치는 것이었다.시위는 이를 보더니 즉시 무력으로 그녀를 끌고 나가려고 했다.하지만 급한 무희가 머리에 꽂았던 비녀로 시위를 찔렀다.춤을 선사하던 무희가 정말 남을 찌를 거라는 건,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주위 사람들은 깜짝 놀라서 소리쳤다.“폐하를 호위하라!”그런데 사람들이 황제의 곁으로 달려오기도 전에 무희가 피 묻은 비녀를 들고 황제와 황후를 향해 달려왔다.몹시 분노한 모양이었다.침서는 한쪽에 앉아서 조용히 그 모습을 구경했다.상황이 긴박할 때, 누군가 갑자기 날아와 그 무희의 가슴을 한발로 걷어차 그녀를 쓰러뜨렸다.시위들이 한꺼번에 몰려들어 그녀를 붙잡았다.그리고 이 날아온 사람은 바로 서진한이었다.예전에는 진익의 부하였고, 진익과 함께 물을 다스리러 갔던 사람이다.또한 수환을 잘 다스려 돌아온 뒤, 서진한은 내궁으로 옮겨왔고 황제의 근신 시위 통령이 되었다.황후는 약간 노한 표정으로 소리쳤다. “저 무희를 당장 끌고 나가서 몽둥이로 쳐 죽이거라.”그런데 무희가 땅에서 기어 일어나는 순간, 면사포가 벗겨지면서 그 얼굴이 사람들의 시선에 들어왔다.모든 사람은 대경실색했다.누군가 냉기를 들이마시더니, 놀라서 소리쳤다. “공주마마!”황제와 황후도 깜짝 놀랐다.“묘묘?”고묘묘는 발악했다. “나를 놔줘!”시위들은 공주를 보고 깜짝 놀라서 다급히 손을 놓았다.“내 춤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당장 물러가라!”고묘묘가 질책하자, 시위들은 모두 물러갔다.그리하여 고묘묘는 또 춤을 추기 시작했다.긴 소맷부리로 또 곁에 있던 대신의 얼굴을 스쳤으며, 그 장면은 몹시 난처했다.대신들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이 무희가 공주일 거라고는 아무도 생각지 못했다!황후와 황제는 이 광경을 보고
마지막으로 황상은 말을 내뱉었다.“짐은 과음을 하여 먼저 돌아갈 테니 그대들은 계속 즐기게나.”그러고는 곧바로 대전을 떠났다.낙요와 부진환도 마침 기회를 찾아 떠났다.대전에는 곧바로 무희들이 춤을 추며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고, 서서히 돌아갈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침서는 홀로 제자리에 앉아 술을 한잔 또 한잔 들이켰다.황상은 대전을 나선 후 답답한 마음에 해 귀비의 궁으로 향했다.해 귀비는 급히 응접하며 말했다.“황상, 연회가 있어 무척 시끌벅적하지 않습니까? 어찌 이리 빨리 오신 겁니까?”황상은 궁에 들어가 앉아 차를 마시더니 다시 물었다.“술은 없느냐?”귀비는 궁녀에게 분부해 술을 가져와 황상에게 한 잔 따랐다.“황상, 적당히 드십시오. 내일 조정에서 정무도 봐야 하는데 이곳에서 취했다는 말이 흘러나가면 저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겁니다.”황상은 답답한 듯 한숨을 내쉬더니 술을 한 모금 마셨다.“참, 신하들이 모인 궁중 연회에서 무슨 짓인지.”“전부 짐이 공주를 너무 총애한 탓이로구나.”이 말을 들은 해 귀비는 궁금한 듯 물었다.“무슨 일입니까?”황상은 오늘 저녁에 있었던 일을 해 귀비에게 말했다.이 말을 들은 해 귀비는 의아한 듯 물었다.“대제사장 몰래 대신 침서와 혼약을 맺은 것도 황실의 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는데…”“금일 연회에서 이런 짓까지 벌이다니, 정말 너무 합니다.”“황상, 공주를 잘 교도하고 예의범절을 가르쳐야 할 것 같습니다.”황상은 머리가 아픈 듯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짐도 그렇게 하고 싶지만, 이미 다 커버린 아이를 어떻게 교도한다는 말이냐?”“지난번에 벌을 내렸더니 황후가 무릎을 꿇고 사정을 봐달라고 하여, 짐도 이제는 방법이 없구나.”이 말을 들은 해 귀비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저었다.“황상, 내일 조정에서 신하들이 이야기를 꺼낼 게 분명합니다.”“황실의 존엄을 이렇게 짓밟으면 어떻게 한단 말입니까.”“이렇게 체면을 구기는 일까지 저지르면…”“공주의 명성에도 큰
깊은 밤, 서진한은 고묘묘를 장군부에 데려다 주고 있었다.마차에서, 서진한은 고묘묘의 맥을 짚어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고묘묘는 무슨 약을 마신 게 분명했다.바로 그때, 고묘묘가 눈을 떴다.눈앞의 낯선 사내를 본 고묘묘는 두말할 것 없이 서진한의 뺨을 후려쳤다.찰싹 소리에 서진한은 순간 멈칫했다.고묘묘는 매서운 눈빛으로 서진한을 노려보며 말했다.“멈춰라!”“어찌 감히 공주인 나를 함부로 건드리는 것이냐!”서진한은 고묘묘의 표정을 바라보며 옅은 미소를 지었다.“공주, 대전에서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모르시는 모양입니다.”“공주, 대전에 들어서기 전에 무슨 약을 마시지 않았습니까?”“그 약에 문제가 있다는 건 알고 계셨습니까?”그러나 고묘묘는 서진한을 흘겨보며 말했다.“그게 너와 무슨 상관이냐?”“네놈이 어찌 감히 나와 이런 말을 하는 것이냐?”고묘묘는 곧바로 마차에서 내리려고 했으나, 문을 열어보니 장군부에 돌아가는 길이었다.그러자 고묘묘는 고개를 돌려 서진한을 바라보았다.“내려라!”서진한은 차가운 목소리로 답했다.“황후의 명을 받아 공주를 장군부로 모셔야 합니다.”“필요 없다, 썩 꺼져라.”서진한은 할 수 없이 마차에서 뛰어내렸다.점점 멀어지는 마차를 보며, 서진한은 누가 고묘묘에게 약을 먹였는지 생각했다.고묘묘의 성격을 보면 침서 말고 다른 사람은 없었다.궁에 돌아간 후, 서진한은 황후에게 복명하러 갔다.황후는 화가 치밀어 올라 머리가 아픈 탓에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고 했으나, 서진한이라는 소리를 듣고 곧바로 궁에 들였다.“공주를 무사히 데려다 주었느냐?”황후는 이마를 짚으며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그러나 서진한은 무릎을 꿇으며 말했다.“소신이 함부로 공주의 맥을 짚어보다가 공주의 노여움을 사서 중도에 쫓겨났습니다.”“하지만 소신이 보기에 공주는 이미 정신이 돌아와 안전하게 장군부에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이 말을 들은 황후는 깜짝 놀라 몸을 펴고 고개를 들었다.“공주의 맥을 짚어 발견한 것이 있느
침서는 힘겨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공주님을 바보로 만든 것은 모두 내 잘못이다.”“그것이 그렇게 독한 줄 몰랐다. 응당 반 알씩 사용해야 했다.”침서의 변명을 들은 고묘묘는 그제야 그 이유를 알았다.그녀는 별다른 생각 없이 그 말을 믿었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물었다.“혹시 아바마마에게 질책받았습니까?”침서가 대답했다.“황후가 한소리 했다.”“하지만 괜찮다. 나에겐 모두 경고에 불과하다.”듣고 있던 고묘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어마마마를 찾으러 가야겠습니다.”“내가 원해서 그런 것이지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말하겠습니다.”침서가 그녀를 잡았다.“이미 벌은 받았으니 다시 불을 지필 필요는 없다.”그의 손을 잡은 고묘묘는 마음이 너무 아팠다.“미안합니다...”“내가 궁에 남아서 잘 설득했어야 했습니다.”고묘묘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윽고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침서는 전례 없는 행동을 했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네가 무사하면 된 거다.”“오늘 일은 나의 부주의로 일어난 일이다.”“그저 황후가 오늘 일로 나를 그냥 내버려두지 않을 것 같아 두렵다.”“우리 그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침서가 이토록 부드럽게 끝내자는 말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고묘묘는 심장이 내려앉는 것 같았다. “안 됩니다! 절대 그만둘 수 없습니다.”손을 거둔 침서는 힘겹게 몸을 움직였다.하지만 통증이 심해 그만 팔을 누르게 되었고 손가락 사이로 피가 흘러나왔다. 고묘묘는 그제야 침서가 팔도 다쳤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자세히 보니 칼에 베인 상처였다.“이것은 어떻게 된 겁니까? 또 자객을 만난 것입니까?”침서는 물음에 대답하지 않았다. “신경 쓸 것 없다. 나가거라.”고묘묘는 눈살을 찌푸렸다.“어마마마가 보냈습니까?”침서는 여전히 대답하지 않았다.고묘묘는 다시 그의 손을 잡았다.“난 당신과 끝내지 않을 겁니다.”“이번 생엔 당신과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어마마마도 당신을 건드리지 못하게 할 것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