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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9화

화염이 사그라들자 석문도 열렸다.

낙요는 천천히 걸음을 옮겨 길을 지났고 또 모퉁이에 도착했다.

조금 전의 길과 똑같이 생긴 통로였다.

이번이 세 번째였다.

심지어 통로의 길이도 똑같았다.

낙요는 문득 봉시가 건네줬던 지도가 떠올랐다.

지도에는 기관이 아주 많았는데 그것은 도주영 안의 기관들이었다.

도주영에서 위험했던 적이 없었기에 낙요는 그 지도가 쓸모없을 줄 알았다.

그런데 이 별원 아래의 기관이 지도와 똑같을 줄은 몰랐다.

지도 위 기관은 똑같은 통로에 똑같은 배치였다. 그러나 그런 통로가 적어도 십여 개, 많으면 백여 개쯤 되었다.

그리고 서로 다른 통로에 같은 기관이 있을 수도 있었다.

만약 누군가 그곳에 갇힌다면 똑같이 생긴 곳에서 반복적인 경험을 하다 보니 환각을 느끼며 자기 자신을 의심하게 된다.

그곳은 미궁과 같았다. 계속 같은 곳을 맴돌고 있다는 착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낙요는 도주영에서는 위험하지 않다가 이곳에서 이 기관들을 체험하게 될 줄은 몰랐다.

지도 위 기관들은 그걸 분해하는 법이 상세히 적혀 있었고 낙요는 일찌감치 그것을 달달 외웠다.

그래서 그 기관들은 낙요에게 그리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러나 시간을 꽤 많이 허비해야 했다. 이 통로가 얼마나 긴지, 어느 곳으로 향하는 길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활을 떠난 화살은 돌아갈 수 없는 법이다. 그저 앞으로 가야만 했다.

-

그렇게 밤이 끝나고 날이 밝았다.

강여는 일찍 일어나 음식을 만들었다. 이 별원에는 하인이 없어 스스로 모든 걸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음식을 다 만들고 나니 기옥이 일어났다.

“벌써 깨어났소?”

기옥이 의아해했다.

“그럼요. 얼른 앉아서 드세요. 제가 스승님을 부르러 가겠습니다.”

강여는 낙요가 묵고 있는 마당으로 가서 문을 두드렸으나 반응이 없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방 안이 텅 비어 있었다.

강여는 깜짝 놀랐다.

“스승님?”

그녀는 이곳저곳 찾기 시작했다.

기옥은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달려왔다.

“왜 그러시오?”

“스승님을 보셨습니까?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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