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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3화

낙청연은 오히려 그림을 그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필경 그는 특별히 미인도를 가지고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백리의 몸에는 부적이 있었다. 진경해의 몸에도 있었다. 온계람은 벌써 미인도에서 나가 멀찍이 왕부안에 서 있었다. 그녀는 가까이 갈 엄두조차내지 못했다.

이 그림을 만약 진백리에게 보여준다면, 결코 살아있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 없기에 그는 반드시 실망할 것이다. 그러면 완전히 포기하고 다시는 오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이 그림은, 그에게 보여주면 안 된다.

하지만 이 시각, 그녀보다 더 급한 사람이 있었다. 류훼향은 또 미친 듯이 달려들었다. “낙청연, 나의 부군에게 고술을 썼느냐!”

류훼향은 미친 듯이 달려들더니 낙청연의 옷깃을 잡으려고 했다.

부진환의 두 눈은 차가워지더니, 단번에 류훼향의 팔을 잡고 아주 세게 뿌리쳤다.

그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진 태위를 쳐다보며 말했다: “진 태위는 지금 미친 여인 하나 때문에 우리 두 가문의 분쟁을 일으킬 작정이시군요!”

진태위는 이미 낙청연과 부진환 때문에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게다가 류훼향의 정신 나간 모습까지 보니, 창피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엄숙한 목소리로 질책했다: “소란을 피우려거든 집에 가서 피우거라, 여기서 언제까지 소란을 피울 셈이나?!”

류훼향의 억장이 무너졌다. 그녀는 털썩 무릎을 꿇더니, 죽을 힘을 당해 낙청연을 향해 절을 했다.

“제발 부탁이니, 무슨 일이든 나에게만 달려들어라, 나의 부군은 해치지 말거라, 제발 왕비의 신통력을 거두어 우리 집안의 평화를 돌려다오!”

류훼향은 머리가 터져서 피가 철철 흐르는데도 계속 절을 하고 있었다. 진백리는 화가 나서 그녀를 당겨 일으켜 세우더니 말했다: “무지막지한 여인! 정말 어처구니없구나!”

하지만 류훼향은 정말 미친 듯이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낙청연을 향해 무릎을 꿇더니 정신없이 절을 했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흐트러졌고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녀의 이마에는 선혈이 흥건했다. 그래도 명문 집안의 부인인데, 눈앞의 이 처참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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