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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2화

소리가 나는 쪽을 쳐다보니, 비단옷 한 벌을 입은 중년 남자가 천천히 걸어오고 있었다. 위엄 있는 표정은 기세가 충족했다.

“아버지, 여기까지 웬일이십니까?” 진백리는 깜짝 놀랐다.

알고 보니 이 사람이 바로 진 태위(秦太尉)였다.

진백리의 친부이다!

진 태위는 엄숙한 표정으로 진백리를 쳐다보았다. “그 여인 때문에 네가 다년간 뜻을 잃더니, 지금은 낙청연의 몇 마디에 홀려 또 혼이 홀딱 나가다니! 넌 왜 이렇게 나약한 것이냐!”

“사람은 과거에 얽매여 살면 안 된다. 앞을 보고 살아야 한단다! 지금 너의 처는 류훼향이다! 너의 하나뿐인 처란 말이다!”

“네가 어찌 감히 중병중인 그녀를 내팽개치고, 기어코 낙청연을 찾아올 수 있다는 말이냐? 이 여인은 대체 너에게 무슨 짓을 했길래 너의 정신을 쏙 빼먹은 것이냐?!”

진 태위의 말을 듣더니, 낙청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진백리는 반박했다: “아버지, 저는 그저 온계람이 당초에 저를 떠난 이유를 알고 싶을 뿐입니다. 만일 정말로 간인에게 해를 입었다면 제가 어떻게 마음이 편하겠습니까?”

“만일 그녀가 정말로 이미 죽었다고 해도, 이제는 너와 상관없는 일이다!” 진 태위는 큰 소리로 질책했다.

이어서 낙청연을 쳐다보더니 언짢은 어투로 말했다: “왕비는 이미 섭정왕비인 이상, 부도를 충실히 지켜야 할 것이지 사방에 떠들고 다녀 서야 되겠는가? 유언비어만 남발하게 해서 되겠냐는 말일세! 또 우리의 평온한 생활을 망쳐서 되겠냐고 말일세!”

이 말은 들은 지초는 화가 나서 반박했다: “우리 집 왕비는 당신네 공자가 누구인지도 모릅니다. 허니 왕비와 무슨 상관있다는 말입니까?”

낙청연은 냉소했다. 이건 그녀가 그들의 원만한 생활을 망쳤다고 비난하는 것이다. 섭정왕비인 그녀는 진정 그렇게 천박하다는 말인가?

이 늙은이는 참으로 말이 통하지 않는다!

“내가 섭정왕비와 얘기하고 있는데, 어디서 감히 하인이 끼어들어? 과연 어떤 주인이면 어떤 노비가 있는 법이구나!”

진 태위는 뒷짐을 짊어지고 온통 비꼬는 어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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