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히 검사한 후, 낙요는 서 대인의 사인을 자결이라고 판정 지었다.이 책자에 그 사람들의 명단을 작성한 그 시점부터, 서 대인은 이미 그들에게 미움을 산 것이다. 이래 죽으나 저래 죽으나 죽는 것은 매일반이니, 그는 살 생각이 없었다.하지만 낙요에게 호의를 베풀어 주면, 혹여라도 낙요가 주막 모자를 놓아줄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안타깝게도, 그는 너무 일찍이 자결했다.분명 더 좋은 길을 택할 수 있었는데 말이다.낙요는 즉시 입궁하여 그 책자를 황제에게 올렸다.뇌물을 받은 이 일은 노예영과 관련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알아서 조사할 것이다.어떻게 조사할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잡아낼지는 황제가 고려할 문제다.필경 뿌리까지 뽑아버리는 건, 너무 많은 사람이 연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그럼, 분명 조정이 동요할 것이다.이렇게 큰 문제는, 오직 황제가 결정할 수 있다.이날, 서 대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황제는 명령을 내려, 서 대인의 모든 재산을 차압하였다.그리고 서 대인과 금전 거래가 있었던 사람들도, 속속 궁으로 불려 갔다.하지만 응씨 집안은, 아무 기다려도 궁의 접견을 받지 못했다.그래서 응선해는 대제사장 저택으로 찾아왔다.낙요는 응선해를 보고 약간 의아했다.“대제사장!” 응선해의 양쪽 귀밑머리는 희끗희끗했고, 몹시 초췌했다.“어쩐 일로 날 찾아오셨소?”응선해는 단도직입적으로 대답했다. “대제사장, 응계천 이 불효한 자식, 이토록 큰 잘못을 저질렀으니, 천만번 죽어 마땅하오.”“이놈은 죽어도 전혀 아쉬운 것 없으나, 다만 이 일은 그 때문에 일어난 것이기 때문에, 우리 가문까지 연루되는 건 피할 수 없지 않소?”응선해는 난처한 기색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렇게 오래됐는데, 폐하께서는 아직도 나를 부르지 않았소. 그래서 내가 대제사장은 혹시 폐하의 뜻을 알고 있나 싶어서 이렇게 알아보러 발걸음을 했소.”조용할수록, 불안했다.이 말을 끝내고, 응선해는 낙요를 향해 읍했다. “대제사장, 조언을 부탁드리오.
낙요는 이번에 계진 한 사람만 데리고 왔기에, 둘이 산에 들어가서 수색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은 계속 산으로 올라갔고, 산속에서 걷기는 매우 힘겨웠다.산 중턱까지 올라가니, 마침내 어둠 속에서 한줄기 등불 빛이 보였다.낙요는 발걸음 소리를 죽였고, 계진에게 길을 돌아가 에워싸며 가자고 손짓했다.계진은 고개를 끄덕이었다.숲속으로 들어가, 끝내 그 등불 밖에 이르렀다.이곳에 초가집이 하나 있었고, 방 안에서 한창 불을 피우고 있었으며, 처마와 창문, 사방에서 바람이 샜으며, 방 안에서 간간이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응계천이었다!맞은편 계진도 도착하자, 낙요는 계진에게 눈짓했다.두 사람은 신속하게 그 집을 포위해 갔다.그런데 문 앞에 도착하기도 전에, 갑자기 한 무리의 시위가 산으로 올라왔다. 발걸음 소리는 급박했고, 동정은 몹시 컸다.“앞쪽에 불빛이 있으니, 수색하거라.”이 소리가 들리자, 낙요의 미간이 흔들렸다.방안에서 갑자기 화로를 걷어차는 소리가 들려왔고, 낙요와 계진은 즉시 달려 들어갔다.계진은 곧바로 문을 열었다.그러나 방안에 아무도 없었다.낙요는 총총한 발걸음으로 다른 방안의 창가로 왔다.창문은 크게 열려 있었고, 사람은 여기서 도망쳤다.뒤쪽에는 작은 얼음 호수가 있었고, 어둠 속에서 응계천이 필사적으로 헤엄쳐 도망치는 모습이 보였다.낙요가 마침 나가서, 길을 돌아 쫓아가려는데, 그 시위들이 달려들어, 그들 두 사람을 겹겹이 에워쌌다.“응계천은 어디 있느냐? 너희들은 응계천과 한패거리인 것이냐?”“밤중에 수상쩍으니, 잡아라.”우두머리는 엄하게 명령을 내렸다.뭇사람은 장검을 들고, 즉시 두 사람을 붙잡으려고 했다.계진은 검을 뽑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그 우두머리의 목을 예리한 검으로 겨누었다.“무엄하다!” 상대방은 노하여 질책했다.계진의 눈동자가 돌연 차가워지더니, 그를 덥석 잡아, 방문 밖으로 던져버렸다.“너희들의 그 눈을 크게 뜨고 똑바로 보아라, 이분은 대제사장이시다!”이 말을 들은, 뭇사람은 깜짝
끌어낸 혼백은 이미 사분오열됐으며, 이미 매우 허약했다.찬 바람이 불자, 바로 흩어졌다.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낙요는 흠칫 놀랐다.이번엔 혼백마저 없애 버렸다.단서가 사라졌다.낙요의 눈동자가 차가워졌다. 그녀는 일어나더니 말했다. “범인은 멀리 도망가지 않았을 것이다. 쫓아라!”계진이 응했다. “그럼, 신은 먼저 하산하겠습니다. 대제사장께서는 곧 따라오십시오.”이 말을 끝내고 즉시 산 아래로 쫓아갔다.경공으로 매우 신속하게 하산했다.낙요는 또 응계천의 몸을 수색해 보았다. 하지만 쓸모 있는 물건은 없었다.그 시위들이 이곳까지 쫓아오긴 했다.그들은 이 광경을 보고 깜짝 놀랐지만,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낙요는 서늘한 눈동자로 물었다. “누가 보냈느냐?”상대방이 대답했다. “응계천을 수색하는 일은, 원래부터 우리 책임입니다.”“저희도 응계천이 산속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습니다.”이런 우연이 있을 수가!그들이 오자, 범인도 따라서 왔다.“시신을 가져간다.”낙요도 돌아서 산 아래로 내려갔다.산 아래로 내려갔을 때, 마침 계진이 어떤 여인을 잡고 있었다.낙요의 눈동자가 반짝이었다. 범인이 잡혔는가?“계진.” 낙요는 빠른 걸음으로 달려갔다.하지만 계진이 잡은 여인은 서소청이었다.계진이 즉시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제가 쭉 쫓아 내려왔는데 이 사람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잡았습니다.”서소청이 다급히 해명했다. “대제사장, 당신들이 누굴 잡는지 모르겠으나, 저는 아닙니다!”“한밤중에, 황량한 이 산속에는 왜 왔소?” 낙요는 의심의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았다.서소청이 막 해명하려고 할 때였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또 몇몇 사람이 걸어왔다.그중에 서소난이 있었다.그녀는 냉랭하게 말했다. “대제사장! 서소청이 문제 있소! 내가 줄곧 그녀를 따라다녔소!”서소청은 서소난을 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어이없다는 듯 말했다. “언니, 왜 저를 놓아주려고 하지 않는 것입니까?”“저는 이미 언니를 경원시하는데, 더
“제가 어떻게 응계천을 죽일 수 있습니까?”역소천은 이 말을 듣더니, 더욱 가슴이 아팠다.그는 다급히 낙요를 쳐다보며 말했다. “대제사장, 제가 담보하겠소. 소청은 절대 범인이 아니오. 일단 소청을 풀어줄 수 있소? 소청은 몸에 아직 상처가 낫지 않았소.”낙요는 망설이었다.역소천이 또 말했다. “대제사장도 사실 아직 실질적인 증거도 없지 않소?”“무슨 자격으로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오?”낙요는 곧 계진을 쳐다보며 풀어주라고 눈짓했다.계진은 어쩔 수 없이 서소청을 풀어줄 수밖에 없었다.풀려난 서소청은 순간 당황해서 역소천을 향해 달려갔다.서소난의 눈에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갑자기 서소청을 향해 일장을 가격했다.일부러 서소청이 출수하게 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서소청은 그저 두 눈을 크게 뜨고, 어찌할 바를 몰라 하며, 서소난에게 한 대 얻어맞고, 날라가, 피를 토하고 말았다.역소천이 이 광경을 보고 안색이 확 변하더니, 앞으로 달려와, 서소난의 목을 덥석 졸랐다.그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은 몹시 무서웠다.“서소난! 네 욕심이 끝이 없구나!”이 말을 끝내고, 서소난을 세차게 내팽개쳐 버렸다.서소난은 나뭇가지에 부딪혔고, 대량의 눈덩이가 흔들려 떨어졌다.서소난은 피를 마구 토했다.역소천의 힘이 얼마나 센지 알 수 있었다.서소난이 고개를 들었을 때, 역소천은 급히 서소청을 부축하고 있었다.진심 가득한 관심이었다.몹시 가슴이 아파했다.이 광경을 보고, 서소난의 눈시울을 붉어졌으며, 시뻘겋게 된 두 눈은 눈물을 머금었다.낙요는 조용히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무엇 때문인지, 왠지 모르게 익숙했다.심지어 서소난의 지금 기분도 느낄 수 있는 것 같았다. 그토록 마음이 아프고 막막했다.마치 예리한 칼날이 가슴을 찌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그녀는 손바닥을 꽉 움켜쥐었다.왜!어째서 이런 기분을 느끼는 거지?순간, 그녀는 가슴이 답답해 죽을 것만 같았다.계진은 낙요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더니, 낮은 소리로 물었다.
한기가 갑자기 발바닥에서 솟구치더니, 미친 듯이 번졌다.낙요의 등골이 오싹해졌다.왜 이런 느낌이 있는 걸까?순간, 서소난의 눈물이 마구 쏟아져 내렸다.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역소천은 품속의 서소청을 안고 떠났고, 더 이상 서소난을 쳐다보지 않았다.서소난은 제자리에 한참 멍하니 서서, 전방의 그림자가 시선에서 멀어지자,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낙요의 마음은 형언할 수 없었다.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일단 돌아가시오.”서소난은 그제야 눈물을 닦고, 땅을 짚고 일어나려고 했지만,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워 비틀거렸다.낙요가 때마침 그녀를 부축했다.서소난의 안색은 창백했고 초췌했으며, 그녀는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고맙소.”“가자고.”몇 사람은 함께 그곳을 떠났다.서소난은 오늘 밤 마차를 타고 이곳으로 왔다. 낙요도 눈보라를 피할 겸 그녀의 마차를 빌려 탔다.계진은 마차 밖에서 말을 타고 물었다. “대제사장, 바로 집으로 돌아갑니까?”낙요는 서소난의 어두운 표정을 보더니 말했다. “일단 부인을 객잔으로 모셔드리겠다.”이때 바로 역씨 집안으로 돌아가면, 또 충격을 받을 것이다.서소난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요는 발을 걷어 올리고, 분부했다. “도성으로 돌아가면, 먼저 객잔으로 가거라.”“알겠습니다.”마차 안은 매우 조용했다. 낙요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서소난도 차분해질 필요가 있었다.다만 그녀의 안색은 매우 안 좋았고, 갑자기 병이 난 것처럼 기운이 하나도 없었다.차분해진 서소난은 먼저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고맙소.”“별말씀이오. 나도 딱히 한 건 없소.” 낙요의 어투는 담담했다.서소난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쳐다보았다. “범인은 틀림없이 서소청이요. 춘앵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내가 특별히 사람을 시켜 그녀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게 했는데, 소청은 매우 이상했소! 대제사장, 나를 믿어주시오……”“믿소.”낙요는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유난히 단호했다.추호의 망설임도
그 어투는 무력감을 드러냈으며,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잠깐 침묵을 지킨 후, 서소난이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내가 분명 그런 사람이 아닌데, 왜 그런 사람인 척하는지 궁금하지 않소?”“그건……내가 어렸을 때부터 무공이 뛰어나서 아홉 살 때부터 아버지와 전쟁터에 나갔고, 아버지는 나에 대한 기대가 나의 두 오라버니보다도 더 컸소.”“그러나 내가 실망하게 했소. 나는 친구와 산에 사냥하러 갔다가, 음모를 당해, 수근이 잘렸고, 그후로 평생 검을 들 수 없게 되었소.”“하루 사이에, 나는 폐물이 되었소.”“아버지는 내가 괴롭힘을 당할까 봐, 이 일을 줄곧 외부에 숨긴 채 말하지 않으셨소.”“하지만 그 이후 내 삶은 완전히 바뀌었소. 유형무형으로 괴롭힘을 당했지만, 나는 반격할 수가 없었소.”“하지만 나는 아무에게도 말할 수가 없었소.”“그래서 스스로 강해져야 다른 사람이 감히 나를 괴롭히지 못한다고 생각했소.”“그래서 역소천은 늘 나보고 교활하고 무례하며, 성격이 나쁘다고 하는 것이오.”“그 사람이 어떻게 내가 겪은 상처를 알고 있겠소.”서소난은 평온한 어투로 말을 이었으며, 눈가에 슬픈 빛을 띠었다.낙요는 이 말을 듣고, 몹시 놀랐다.“듣고 보니, 당신들은 어렸을 때 매우 친했을 것 같소.”서소난은 웃으며 말했다. “어렸을 때, 우리는 늘 함께 겨루기를 즐겼소.”“그는 자기 가문 창법과 검법을 몰래 배워와서 나에게 가르쳐 주곤 했소.”“나도 나의 가문 전통 절학을 그에게 가르쳐 주었소.”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참지 못하고 또 물었다. “그럼, 어릴 때, 수근을 자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소?”서소난은 복잡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서소청이 아니면 또 누구겠소?”낙요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서소난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쉽게도 그 일은 이미 지나간지 너무 오래되었고, 지금은 조사할 방법도 없고, 증거를 찾을 방법도 없게 되었소.”“내가 너무 늦게 깨달았소. 서소청이 나를 모함하고, 모욕하고, 또 나를
서소난은 고개를 끄덕이었다.“비록 그것은 내가 한 것이 아니지만, 역소천은 나를 믿지 않소.”“서소청은 정말 대단하오. 그녀는 역소천의 역린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소. 단 한 수면, 역소천이 나를 완전히 미워하게 할 수 있소.”“나를 반격할 힘조차 없게 한단 말이오.”낙요는 듣고, 미간을 찌푸리더니, 마음속으로 몹시 화가 났다.왠지 그녀도 서소난의 억울함을 느낄 수 있었으며, 그녀의 아픔과 답답함까지 공감할 수 있었다.“돌아가서 당신과 역소천의 인연을 계산해 보겠소. 어쩌면 아직 좋은 결과가 있을지도 모르지 않소.”서소난은 고개를 끄덕이었다. “대제사장, 고맙소.”“이 몇 년 동안 나는 악명이 자자했고, 부모 형제들은 잇따라 세상을 떠났소. 주위에는 이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는데, 이렇게 내 말을 들어준 사람은 대제사장이 처음이요.”서소난의 두 눈은 온통 감격으로 가득했다.그녀도 그날 계집종의 말을 듣고 응계천이 후문에서 사람을 메고 갔을 때, 사람을 따라 보낸 것을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그래서 월규를 살렸으니, 오늘이 있게 되었다.--깊은 밤.객잔.조용한 객잔에 방 한 칸에만 불이 켜져 있었다. 구십칠, 주락과 강여 세 사람은 책상 위의 지도를 보며 노선을 연구하고 있었다.“요즘 궁에 경계가 삼엄하니, 움직이기 쉽지 않을 것이오.” 구십칠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강여가 말했다. “하지만 요즘 고묘묘가 중상을 입어 침상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있으니, 이때가 바로 우리가 복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입니다!”“이번 기회를 놓치면, 다음에 다시는 기회가 없습니다. 그럼, 고묘묘를 죽일 수 없습니다!”이 말을 들은, 구십칠과 주락은 눈빛을 주고받더니, 결심을 확고히 했다.“확실히, 이건 좋은 기회요.”“우유 그쪽은, 낙정 하나만 죽여도 괜찮은 거요. 우리는 희망을 그녀 한 사람 몸에 걸어서는 안 되오.”“그녀가 낙정을 죽이고, 내가 고묘묘를 죽이겠소.”주락이 고개를 끄덕이었다. “내시로 분장하고 궁에 들어가 기회를
그리고는 목소리를 낮추고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갔다.부진환이 설명했다."낙청연은 정말 살아있을지도 모르오. 그녀는 바로..."거기까지 말했는데 아래서 갑자기 장궤의 놀란 목소리가 들렸다."낭자, 이곳에 묵으시렵니까? 저희 객잔은 이미 다른 손님께서 전부 대관하여 다른 이들에게 방을 내주지 않습니다."부진환은 안색이 달라지더니 곧바로 다가가 문을 열었고 마침 낙요와 시선이 마주쳤다.부진환은 몸을 흠칫 떨었다.낙요는 피하지 않고 방 안의 세 사람을 쓱 훑어본 뒤 부진환에게로 다시 시선을 옮겼다."이렇게 야심한 시간에 여기서 뭘 하는 것이오?"부진환은 고개를 숙였다."대제사장님, 이 세 사람은 제 친우입니다.""전 단지 친구와 회포를 풀었을 뿐입니다.""만약 대제사장님께서 내키지 않는다면 다음에는 오지 않겠습니다."낙요는 덤덤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오지 말라는 소리는 안 했소.""이 객잔은 당신들이 대관한 것이오? 난 방을 하나 원하오."구십칠은 황급히 장궤에게 말했다."장궤, 이분들에게 방을 하나 내주시오.""알겠습니다."장궤는 다급히 열쇠를 들고 위층으로 올라왔다.낙요는 서소난을 방 안에 들여보낸 뒤 방문 밖에 검은 그림자가 서 있는 걸 보고 방문을 열었고 부진환이 밖에 서 있는 걸 보았다."무슨 일이오?"부진환이 대답했다."제가 보고도 없이 멋대로 외출했으니 벌을 내려주십시오."낙요는 눈썹을 치켜올렸다."당신이 언제부터 규칙을 그렇게 잘 지켰다고?""진익 황자의 얘기를 들어보니 당신은 단 한 번도 명령에 따른 적이 없고 항상 제멋대로였다던데."부진환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미간을 좁혔다."진익이 대제사장님을 찾아온 적이 있습니까?""그렇소. 심지어 내게 당신을 돌려달라고 했지. 그런데 내가 왜 당신을 돌려주겠소? 당신은 이미 내 사람인데 말이오.""당신은 죽어서도 제사장 저택의 사람이오."낙요는 그를 물끄러미 바라봤다.그녀의 곧은 눈빛에 부진환은 심장이 떨려와 고개를 숙였다."네."낙요는 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