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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0화

낙요는 생각했다.

만일 서 대인의 처자식이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면, 용서할 수 없는 건 아니다.

“알겠소.”

서 대인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감사를 표하려고 했다.

이때, 낙요가 입을 열었다. “자네 밀실에서 장부 한 권을 수색해 냈는데, 하지만, 이 안에 자네에게 뇌물을 건넨 자들의 이름이 적혀 있지 않네.”

“이 장부 위에 그 명단을 일일이 채워 넣으면, 자네 처자식은 놓아주겠소.”

서 대인은 이 말을 듣고 안색이 창백해지더니, 힘없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낙요는 뒤이어 그 장부를 서 대인 면전에 던져주며, 사람을 시켜 붓과 종이를 가져오라고 했다.

“천천히 쓰시오. 날이 밝으려면, 아직 두세 시진은 남았으니, 충분하오.”

“날이 밝으면, 온전한 장부를 볼 수 있기를 바라오.”

이 말을 끝내고, 낙요는 감옥에서 나갔다.

관아의 대문을 나갈 때, 눈은 이미 두껍게 쌓였다.

“발밑을 조심하십시오.”

부진환은 우산을 들고, 나직한 목소리로 귀띔했다.

낙요는 그의 팔을 잡고 마차에 올라탔다.

마차는 출발했다.

하지만 밖에는 눈보라가 거세게 불어쳤다. 낙요는 생각하더니, 소리쳤다. “안으로 들어오시오.”

“눈이 너무 많이 쏟아지는 거 같소.”

부진환이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눈이 많이 내려서 길이 좀 험난한 것 같으니, 제가 밖에서 지켜보며 가는 편이 안전합니다.”

낙요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았다.

하루를 바삐 보낸 낙요는 이미 매우 피곤했다. 그래서 잠깐 눈을 감고 휴식을 청했다.

도로는 이미 눈이 깊게 쌓였고, 마차는 매우 느리게 달렸다.

낙요는 흔들리는 마차 안에서 잠들었다.

마차가 대제사장 저택에 도착하자, 부진환이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 도착했습니다.”

하지만 마차 안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부진환은 순간 흠칫 놀라서, 다급히 차 문을 열었다.

그런데 낙요가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다.

그 평온한 숨소리를 들고서야, 부진환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부진환은 낙요를 마차 안에서 안고 나왔다.

문을 두드리자, 대문이 즉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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