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체는 아주 강력한 힘에 찔려, 날아갔다.낙정은 겨우 벗어났고, 몸을 비틀거리더니, 하마터면 쓰러질 뻔했다.낙요는 손을 내밀어 그녀를 부축했다. “목숨까지 바쳐가며 그럴 필요 없었다.”낙정은 웃으며 말했다. “급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한 행동입니다.”낙요는 순간 멍해졌다.바로 이때, 날려 갔던 그 시체는 또다시 기어 일어나더니, 이마에 큰 구멍이 뚫린 채로 그들을 행해 달려왔다.낙요는 검을 들고, 가차 없이 그 시신을 벽에 고정하더니, 즉시 부적을 꺼내 던졌다.지글지글 타는 소리가 들리자, 낙요는 장검을 뽑았다. 그 시체는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이 마을은 사기가 매우 강했기 때문에 원혼이 잔존하는 것도 정상적인 일이었다.다만, 이 시체들의 몸에는 모두 짙은 약 냄새가 풍겼고, 누군가 이 사람들을 약으로 정련한 것처럼 보였으며, 일부러 만들어 낸 것 같았다.설마 이것이 바로 귀도의 특징인가?“이 팔은……” 낙정은 망설이더니 입을 열었다.낙요는 가슴이 움찔했고, 감히 머리를 돌리지 못했다.“더 찾아보자꾸나.”이 말을 하며, 낙요는 발걸음을 옮겨, 다른 곳으로 찾으러 갔다.계진은 빠른 걸음으로 따라갔으며, 함께 찾아보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낙정이 소리쳤다. “이것 좀 보십시오!”낙요는 깜짝 놀라, 돌아보았다.낙정은 눈앞의 물건을 보고, 온몸이 그대로 굳어버렸다.낙요는 다급히 달려왔다. 그는 한 무더기 시체들 속에서 머리 하나를 발견했다……비록 얼굴에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묻어 있었지만, 그 얼굴이 낙요의 시선에 들어오는 순간, 머리 위에서 천둥이 내리치는 것 같았다.낙정의 말은 한마디도 들리지 않았고, 그녀의 머릿속은 그저 윙윙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소사매는…… 그녀의 어깨를 두드리며, 위로했다.“소사매는……”낙정은 흐느끼며, 말을 잇지 못했다.낙요는 큰 바위에 눌린 것처럼, 숨이 턱턱 막혔고, 숨을 쉴 수가 없었다.“우리가 여기까지 찾으러 온 이상, 반드시 소사매를 온전하게 데려가야 합니다.”이
하지만 낙정은 마음속으로 의기양양했다.낙정은 낙요가 가장 아끼는 사람이 바로, 이 소사매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온심동의 이 처참한 모습을 보면, 분명 큰 충격을 입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지금 낙요의 이 반응을 보니, 역시 이 방법이 옳았다!그녀가 생각했던 것과 똑같다.“소사매의 원수를 갚기 위해서 반드시 건강을 생각해야 합니다.”낙정은 슬퍼하며 말했다.낙요는 입가의 피를 닦고, 눈시울을 붉히며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고묘묘는 왜 온심동을 여기에 데려온 것이냐?”낙정은 잠깐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제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온심동은 고묘묘에게 밉보였기 때문에, 이 산에 던져졌습니다.”“하지만 온심동이 이렇게 된 건, 어디까지나 귀도 탓입니다.”“만약 그들이 이렇게 온심동을 겹겹이 둘러싸고 묶어 두지 않았다면, 온심동은 무슨 방법을 써서라도 산에서 도망갔을 겁니다.”“하필 이 귀도에는 한 무리의 사람이 들어와도, 오직 한 사람만 살아서 나갈 수 있다는 규칙이 있습니다. 심지어…… 모든 사람은 다 살아서 이곳을 나갈 수 없습니다.”“이 산에는 기관과 함정이 많으니, 우리도 내려갈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낙요의 눈빛은 살기가 충만했고, 이를 뿌드득 갈며 말했다. “고묘묘! 귀도! 난 결코 하나도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지금의 낙요는 살기등등했고, 그 눈빛은 낙정도 두려웠다.하지만 지금은 고묘묘에게 미안하다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지금 고묘묘는 중상을 입었으니, 그녀는 마냥 고묘묘가 낫기를 기다릴 수는 없었다.반드시 뭔가를 해야 했다.일전에 부진환이 청봉산에서 필사적으로 낙요의 목숨을 살려주니, 낙요는 부진환을 자기 사람으로 생각했다.그녀가 낙요에게 접근하려면, 또한 이 방법밖에 없다.이번에 낙요를 구하려다 다쳤으니, 낙요도 분명 조금은 그녀에게 신세 졌다고 생각할 것이다.낙요의 신임을 얻은 후, 그녀를 죽이고, 나침반을 뺏으면 된다.설령 그때 가서 고묘묘가 무슨 불만이 있더라도, 아무 소용이 없다.
낙요는 아예 기다릴 생각이 없었고, 곧바로 진법을 깨고, 쳐들어가려고 했다.바로 이때, 뒤에서 급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멈추십시오!”낙요는 고개를 돌렸다. 생각밖에 우유였다.우유는 숨을 헐떡이며 달려와, 숨을 돌릴 새도 없이 다급히 입을 열었다. “대제사장님, 그대로 쳐들어가면 안 됩니다.”“이 모든 건, 누군가 일부러 꾸민 짓입니다.”낙요와 그들이 입산한 후부터, 우유는 줄곧 슬그머니 그들 뒤를 밟았다. 그동안 일어난 일들도 그녀는 모두 보고 있었다.우유는 잘 알고 있었다. 이것은 낙요를 겨눈 함정이라는 것을.낙요는 미간을 찌푸리며, 의심 어린 눈빛이었다.“대제사장님, 산에 올라가려면, 제가 모시겠습니다.”“단지 저에게 손을 쓰지 않겠다고 약속하시면 됩니다.”“이 귀도는, 많은 사람의 심혈이 깃든 곳입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순간 멍해졌다. 우유가 어떻게 귀도의 길을 알고 있을까?“알겠다. 약속하마.”우유는 낙요를 데리고 비밀 통로를 거쳐 산으로 쭉 올라갔다.우유도 이 길밖에 몰랐기 때문에, 낙요를 데리고 이 길로 안내했다.그렇지 않으면, 그녀도 낙요가 산으로 쳐들어가는 걸 막을 방법이 없었다.낙요는 매우 놀라웠다. 왜냐면 이 비밀통로는 딱 봐도 외지인은 모르는 길이었고, 산에 속하는 아주 은밀한 길이었기 때문이다.그리고 우유가 알면 그만이지만, 우유는 그녀를 데리고 이 길을 가다니!낙요는 의아해하며 물었다. “나를 이 길로 데리고 가면, 내가 귀도에 위협이 될까 봐 두렵지 않으냐?”우유는 진지하면서도 단호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 “저는 대제사장님을 믿습니다!”“대제사장님은 정정당당하고, 일언천금입니다. 손을 대지 않는다고 저에게 약속했으니, 그럼, 틀림없이 손을 쓰지 않을 것입니다!”신뢰는 상호적이라는 걸 우유는 믿고 있었다.그녀가 낙요를 믿으면, 낙요도 그녀를 믿을 것이다.진실한 마음을 주고받으면, 언젠가 그녀와 낙요도 친구가 되는 그날이 올 것이다.낙요는 잠시 멍해 있더니, 확실히 우유의
곧이어, 정 아저씨가 달려왔다. 낯선 두 사람을 보고, 그는 약간 의아했다.“우 낭자, 이 두 분은……”우유가 소개했다. “정 아저씨, 이분은 대제사장입니다.”이 네 글자를 들은 정 아저씨는 순간 놀라서 안색이 확 변했다. “대제사장?”“대제사장께서 이곳에 웬일로 오셨는지요……”낙요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나의 사매가 누군가에게 잡혀서 귀도에 내쳐졌는데, 결국 귀도에서 죽게 되었고, 시신조차 남지 않았습니다.”정 아저씨는 잠깐 생각하더니 해명했다. “만약 뱀굴에서 죽은 것이 아니라면, 시신은 절대 훼손되지 않습니다.”정 아저씨도 이 대제사장은 문제를 삼으러 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유가 그녀를 비밀 통로로 데려왔다는 건, 이 대제사장은 사리에 밝은 분이라는 것을 설명한다.정 아저씨가 말했다. “대제사장님, 이쪽으로 오십시오.”낙요는 그를 따라 앞으로 걸어갔다.낙요는 정 아저씨를 따라 단독으로 경계가 삼엄한 정원으로 들어가, 그중 어떤 방 안에 들어갔다.방안 벽에는 전부 지도와 진법, 그리고 기관 설치도가 걸려있었다.한눈에 훤히 알아볼 수 있었고, 아주 상세했다.이런 기밀을 그들은 직접 낙요를 보게 했다. 그녀는 믿을 수가 없었다.전혀 경계하지 않았다.“대제사장님, 보십시오. 이것이 바로 우리 귀도산의 배치도입니다. 대제사장께서 말씀하신 그 마을에, 우리는 기관과 함정을 설치하지 않았습니다.”“그 마을조차도 예전에 산에 올라왔던 사람들이 스스로 건설한 것입니다.”“그러니 대제사장님의 사매가 기관에 시신이 훼손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그녀가 산으로 끌려갔을 때, 시신은 이미 온전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마지막 한마디 말에, 낙요는 가슴이 움찔했다.낙요는 진법과 기관 설치를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 산의 기관 함정이 가장 큰 것이 뱀 굴임을 명백히 알 수 있었다.그다음은, 장안법이었다.그들은 공격할 사람을 배치하지 않았다.그러고 보니, 전부 다 방어적인 배치였고, 누군가 산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
방금 그 기관을 봤을 때, 낙요는 놀라면서도 궁금했다. 대체 누가 이 귀도의 기관을 설치했을까?모든 곳의 기관 배치는, 모두 그녀에게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우유가 잠깐 멍해 있더니, 정 아저씨와 눈길을 주고받았다. 그녀는 즉시 설명했다. “이 귀도의 최초의 진법은 귀도의 성주, 우단봉이 설치했습니다.”“훗날, 낙청연이 약간 개조했습니다.”또다시 이 이름을 들으니, 낙요의 마음은 약간 놀라웠다.“또 낙청연이군?”“그래서 네가 이 귀도는 많은 사람의 심혈이 깃들어 있다고 했던 것이고, 그중에 낙청연의 심혈도 깃들어 있는 것이다. 맞느냐?”“그래서 네가 산에 오르는 길을 이토록 잘 알고 있었구나!”우유가 귀도와 도대체 어떤 관계일지 궁금했는데, 낙청연 이름이 나오자, 그녀는 단번에 알아차렸다.우유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눈가에 슬픈 표정을 띠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때 저도 귀도에 잡혀 왔었습니다.”“저는 친구도 없고, 스승도 없었기에, 죽을 각오를 하고 있었습니다.”“누구도 저를 구하러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하지만 낙청연이 달려왔습니다.”“낙청연은 위험을 무릅쓰고 저를 구하러 달려왔습니다. 그때 우리는 그렇게 정이 깊은 사이가 아니었습니다.”“그때 낙청연은 부하를 많이 잃었고, 살아서 나갈 수 있었던 것도, 운이 좋았습니다.”이 말을 들은, 낙요는 갑자기 왠지 모를 이상한 느낌이 몰려왔다.그녀는 저도 몰래 감탄했다. “이 사람은 정이 많고 의리 있는 사람이구나!”“실력 또한 괜찮고! 그 진법과 기관 설치는 매우 정교하다.”“모처럼 마음에 드는 사람을 만났는데, 이미 고인이 되었다니, 참으로 안타깝구나!”낙요는 저도 몰래 못내 아쉬워했다.우유는 이 말을 듣더니, 오히려 몹시 기뻐하며 말했다. “만약 그녀가 아직 살아 있다면, 당신들은 분명 아주 친한 친구가 되었을 겁니다!”“그녀는 대제사장님과 아주 닮았습니다!”낙요는 이 말을 듣더니, 눈썹을 들썩이며 물었다. “닮았다고? 어디가 닮았느냐?”“패배를
정말 똑같다니!“우연일 것이다.” 낙요는 담담하게 웃었다.“아마 다른 사람으로 바꿔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 거야. 그런 경우엔, 그보다 더 나은 방법이 없거든.”“하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의 용기와 담력에 감탄한다.”“아쉽게도, 우린 만날 수 없지만.”낙요는 한숨을 쉬었다.우유의 표정도 약간 슬픈 기색이 더해졌다. 기나긴 이 이야기를 다 하고 나니, 마치 그때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모든 건 아직도 그렇게 선명했고, 마치 어제 일 같았다.“대제사장님, 아직도 마음속에 의심 가는 사람이 있습니까? 제가 어떤 사람은 믿으면 안 된다고 귀띔했던 걸 기억하십니까?”낙요는 눈썹을 들썩이며 말했다. “낙정을 말하는 것이냐?”우유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낙요는 하늘을 보며 땅바닥에 누워, 두 손으로 베개 삼아 머리 뒤에 받치고, 따사로운 햇볕을 즐겼다.조금 전까지 눈이 내리더니, 지금은 해가 또 얼굴을 내밀었다.낙요는 눈을 지그시 감고, 천천히 말했다. “나는 처음부터 낙정을 그다지 믿지 않았다.”“내가 만약 돌아오지 않았다면, 낙정이 대제사장이 되었겠지.”“내가 갑자기 돌아와서, 낙정의 자리를 빼앗았는데, 그녀는 나에게 과분하게 친절하지 않니? 이건 정상이 아니야.”우유는 이 말을 듣고 의아했다. “그런데 대제사장님은 왜 그녀를 따라 귀도에 온 겁니까?”낙요는 무심코 말했다.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어떻게 마각을 드러내겠느냐?”“온심동을 죽인 범인을 내가 꼭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이 말을 하는 낙요의 어투는 매우 차가웠다.우유는 이 말을 듣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긴장했다.온심동이 누구 손에 죽었는지 낙요가 정말 조사해 낼 수 있을까?그날 밤, 그곳엔 낙청연과 온심동 그리고 하령밖에 없었고, 이 일을 알고 있는 사람은 그녀와 침서뿐이다.그러나 온심동과 하령의 행동은 고묘묘와 그들이 계획한 것이고, 그들은 낙청연이 온심동을 죽인 것을 알고 있다.만약 낙요가 고묘묘와 낙정을 조사하면, 그들
“별말씀입니다. 온심동은 저의 사매이기도 합니다.”뒤이어 낙요는 저택으로 돌아갔다.낙정도 돌아갔다.저택으로 돌아온, 낙요는 피곤해서 한잠 자고 일어났다.깨어나 보니, 날은 이미 저물었다.계진이 음식을 가져왔다. 낙요는 이미 이틀째 음식을 먹지 못했기 때문에, 배가 몹시 고팠다.하지만, 밥상에 앉아 향기를 맡으니, 순간 머릿속에 온심동의 시신 조각을 맞추던 장면이 떠올랐다.낙요는 순간 입을 틀어막더니, 억지로 올라오는 헛구역질을 꾹 참았다.낙요는 미간을 더욱 찌푸리더니, 손을 흔들며, 얼굴을 돌리고 말했다. “가져가거라. 먹고 싶지 않다.”계진은 그녀의 반응을 보고 즉시 밥상 위의 음식을 거둬가면서 말했다.“담백한 음식을 다시 해오겠습니다.”잠깐 후, 계진은 또 음식을 가져왔다.낙요는 조금 전 그 헛구역질이 아직 가시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먹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배가 너무 견딜 수 없을 정도로 고팠다.어쩔 수 없이 채소 국을 조금 마시고 다른 건 아예 쳐다보지도 않았다.그리고 또다시 침상에 누워 잠을 잤다.--다음날.장의사 쪽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시신은 이미 봉합되었다고 했다.그리고 낙정도 아주 빠르게 온심동을 안장할 적당한 자리를 찾았다고 했다.두 사람은 온심동의 시신을 관목에 넣고, 안장했다.향을 피운 후, 낙요는 무덤 앞에 한참 앉아 앉아있었다.낙정이 먼저 떠났고, 주위는 유난히 조용했다.낙요가 중얼거렸다. “사매, 왜 나를 기다리지 않았느냐?”“왜 나를 좀만 더 기다리지 않았느냐?”시신을 검사해 보니, 적어도 죽은지, 한두 달은 넘었다. 낙요가 돌아오기 전에, 온심동은 이미 죽었다.낙요의 어투는 무거웠다. “나중에 스승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느냐?”그녀에게 응답하는 건, 오직 처량한 바람 소리뿐이었다.어느덧 또 눈이 내렸다.한기가 엄습해 오자, 낙요의 안색은 창백해졌다.계진은 한참 서 있더니, 걸어와 그녀에게 묵묵히 우산을 씌워주었다.낙요는 몸을 일으키더니, 말했다. “돌아가자꾸나.”저택으로 돌
계진이 떠났다.원 주방장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어렵게 노예영에서 나와 좋은 일거리까지 생겼는데 다시 노예영에 들어가게 생겼구먼.”다른 사람들도 심각한 얼굴로 원 주방장을 바라보았다.유단청은 생각에 잠긴 채 입을 열었다.“아직 그 정도는 아니오.”“대제사장께서 음식을 드시지 못하는 건 걱정거리가 있기 때문일 것이오. 기분을 좋게 해드려야 입맛이 살아나지 않겠소!”이 말을 들은 사람들은 두 눈을 반짝이며 말했다.“옳소!”“그런데 어떻게 해야 대제사장의 기분을 좋게 한단 말이오?”유단청은 턱을 만지며 생각에 잠겼다.“그건 잘 생각해 봐야겠소.”“다른 건 모르지만 낭자를 달래는 거 하나는 자신 있소.”“하지만 대제사장은 다른 낭자와 달리 그리 쉽지 않을 것이오.”-며칠 동안 누워있던 부진환은 낙요가 돌아왔다는 소식을 듣고 애써 몸을 일으켜 옷을 입고 밖으로 나섰다.뼈가 시리도록 차가운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방문을 나선 부진환은 정원을 지나가다 마침 사람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이 말을 들은 부진환은 의아했다. 낙요가 며칠 동안 밥을 제대로 먹지 않았다고?유단청과 다른 사람들은 정원에서 바삐 일하느라 아무도 부진환이 나왔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부진환은 잠시 생각하다 주방으로 향했다.주방의 상에는 밥과 반찬이 놓여있었지만 이미 차가워져 있었다. 그렇게 많은 반찬이 있는데 한 젓가락도 대지 않은 것 같았다.부진환은 주방을 왔다 갔다 하며 무엇을 해줘야 잘 먹을까 생각했다.낙청연이 좋아하던 반찬을 생각한 부진환은 아픈 몸을 이끌고 요리를 하기 시작했다.마침, 낙요가 낙청연이 맞는지 시험해 볼 수 있었다.기억은 잃을 수 있어도, 버릇과 입맛은 여전한 법이다.생선튀김을 만들어 좋아하는지 확인하려는 부진환은 간단한 요리지만 쉽게 만들지 못했다.아픈 몸 때문에 동작을 크게 할 수 없었다.천천히 생선을 튀긴 다음 한 마리 한 마리 씩 꺼내다 보니 기름에 손에 데이기도 했다.드디어 다 만든 부진환은 요리를 들고 나가려 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