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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2화

며칠 가지 않았는데 백서는 여전히 방 안에 있었다.

방문을 사이에 두고 백서의 중얼거림이 들렸다.

“꼭 나으셔야 합니다.”

낙요는 곧바로 문을 열고 들어갔고 백서는 화들짝 놀라며 낙요가 온 걸 보고 다급히 몸을 일으켰다.

“대제사장님.”

“상태가 어떤지 보러 왔다.”

낙요는 부진환의 맥을 짚더니 미간을 구겼다.

“대제사장님, 왜 그러십니까? 설마 상태가 악화한 겁니까?”

낙요는 미간을 좁히고 말했다.

“확실히 좀 심각해졌구나. 날씨 때문인 것 같다.”

“우선 나가 있거라. 내가 침을 놓겠다.”

낙요는 은침을 꺼내고 부진환의 옷깃을 풀어 헤친 뒤 천천히 침을 놓기 시작했다.

백서는 망설이며 방에서 나갔다.

그런데 그녀가 방에서 나오자마자 부진환의 손끝이 살짝 떨렸고 이내 눈까지 떴다.

백서는 깜짝 놀라더니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며칠 동안 밤새 그의 곁을 지킨 보람이 있었다. 부진환이 깨어났다!

“청연...”

부진환은 침상에 앉은 사람을 보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낙요는 흠칫 놀라더니 덤덤히 대꾸했다.

“상처가 심하군. 일찌감치 죽을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낙청연이라는 자 때문에 지금까지 버틴 것이겠지?”

“그렇다면 이를 악물고 조금만 더 버티시오.”

“난 최선을 다해 당신을 구할 테니 당신도 최선을 다해 살아남으시오.”

부진환은 허약한 얼굴이었지만 눈동자가 빛났다.

낙요는 그가 왜 그런 눈빛으로 자신을 보는 건지 알지 못했다. 어쩌면 부진환이 완전히 정신을 차린 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정신이 온전치 못한 상황에서 그녀를 낙청연으로 착각한 것 같았다.

침을 다 놓은 뒤 낙요는 방을 나섰다.

백서가 다급히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낙요가 당부했다.

“지금은 정양이 필요하니 말을 좀 줄이거라.”

백서는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방문이 닫힌 뒤 백서는 다시 부진환의 침상 옆을 지켰다.

다음 날 아침 부진환이 정신을 차렸다.

백서는 그가 깨어나자 무척 흥분했다.

“드디어 깨어나셨습니까?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십니까?”

부진환은 가슴에 손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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