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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4화

침서는 그 말을 듣고 걸음을 멈췄다.

곧이어 그는 입꼬리를 당기며 창가에 서서 팔짱을 둘렀다.

“무슨 신분으로 내게 도움을 바라는 것이냐?”

낙청연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보았다.

“대제사장이요.”

침서의 눈동자가 불타올랐다.

“낙요야, 나와 떠나기로 마음먹은 것이냐?”

낙청연은 서늘한 눈빛으로 도도하게 그를 바라보았다.

“여국으로 돌아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절 도와 일을 하나 해주셔야 합니다.”

“그리고 여국의 대제사장은 오직 저뿐이어야 합니다.”

침서는 입꼬리를 당기며 사악하게 웃었다. 곧이어 그는 무릎 한쪽을 꿇었다.

“대제사장을 위해서라면 하나가 아니라 열 가지, 백 가지 일이라도 해야지!”

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그를 지긋이 바라보았다.

침서는 미치기는 했지만 멍청한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일을 함에 있어 종잡을 수 없었고 언제나 본인 기분이 가장 중요했다. 그렇다고 해서 침서가 이렇게 쉽게 그녀에게 복종할 일은 없었다.

낙청연은 그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를 믿을 수 없었다.

“일단 제가 시키려는 일을 다 듣고 나서 약속해도 늦지 않습니다.”

침서는 몸을 일으킨 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말했다.

“내가 뭘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군사를 일으켜 서릉을 공격하세요.”

“하지만 진짜 싸워서는 안 됩니다. 백성을 다치게 하지는 마세요.”

그 말에 침서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낙정을 상대하려는 것이냐?”

침서는 단번에 알아맞혔다.

“승낙하지 않을 생각입니까?”

낙청연이 매서운 어조로 말했다.

침서는 피식 웃으며 거만하게 말했다.

“고작 낙정 따위 아니냐? 내 낙요만큼 중요하지는 않지.”

“내가 도와주마. 7일 안에 여국 대군이 서릉 국경에 도착할 것이다.”

침서는 의기양양하게 웃었다.

“낙요야, 7일만 기다리거라. 내가 널 데리러 오마!”

말을 마친 뒤 침서는 곧바로 낙청연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고개를 숙인 낙청연은 손에 든 약함을 바라보았다. 약함을 천천히 열어 보니 안에 사상환 반 알이 남아있었다.

사실 그녀는 침서가 말을 듣지 않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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