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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7화

태후는 눈빛은 어두워지더니, 무거운 어투로 말했다. “인제 와서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소. 단지 나의 다음 생을 위한 살길을 찾기 위해서요.”

“엄내심이 이렇게 과감하게 나를 고발하였는데, 나에게 무슨 가망이 있겠소?”

태후의 어투는 다소 절망적이었다.

“물건을 본왕에게 주십시오. 그럼, 낙청연을 만나게 해주겠습니다.”

곧이어 태후는 간신히 몸을 일으켜 침상에서 내려와, 모퉁이에 있는 밀실로 왔다.

부진환은 따라서 안으로 들어갔다. 횃불을 붙이자, 주위는 밝아졌다.

이 밀실에는 많은 진귀한 보물들이 있었다.

태후는 말했다. “이 물건들을 그대가 다 가져가도 좋소.”

“어차피 나는 누릴 복이 없소.”

태후는 부진환을 데리고 구석진 곳으로 가더니, 큰 상자를 하나 열었다. 상자안에는 시커먼 물건이 있었다.

모두 불에 탄 흔적이었다.

“이것은 유일하게 불에 타지 않은 것들이요. 옮길 수 있는 건 다 가져왔소.”

부진환은 불에 탄 흔적들을 보더니, 눈앞에 또 그 처참한 모습들을 일일이 떠올렸다.

많은 사람은 불에 타고 있었고, 수많은 비명과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들은 탈출하지 못했다.

부진환은 숨이 멎는 것 같았다.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고도, 다음생을 바라는 겁니까?” 부진환의 목소리는 서늘했다.

태후는 담담하게 말했다. “권력의 최고 자리에 몸을 두면, 마음속의 사념에 조종당하는 것이오. 요즘 매일 생각했소. 만일 내가 그렇게 많은 사람을 죽이지 않았더라면 지금은 어떤 결말이었을지.”

“그러나 나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소. 태후로서 나는 엄가의 영원한 영광을 수호해야 했소.”

“오직 절대적인 권력을 손에 쥐고 있어야 엄가는 쓰러지지 않고 굳건히 서 있을 수 있소.”

“이 과정에서, 사람이 죽는 건 피할 수 없는 일이었소.”

부진환은 차가운 어투로 말했다. “그러나 엄가는 쓰러졌습니다.”

그러나 태후는 웃으며 말했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오. 그러나 유일한 위안은 부운주가 황제가 되었다는 사실이오.”

“부운주도 내 아들이니, 엄가의 피가 몸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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