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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8화

낙청연이 수희궁에 도착하고 보니, 태후는 매우 초췌하게 의자에 앉아 있었다.

방안의 난로도 이미 꺼져 있었고 태후는 그렇게 혼자 외롭게 그쪽에 앉아 있었다. 그 모습은 매우 처량했다.

낙청연은 상 위에 놓여있는 약병을 보았다.

이건 부진환이 가져온 것일 거다.

태상황은 태후를 살려 둘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이 지경이 되었는데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엄내심이 엄가를 살릴 거라고 믿고 있는 겁니까? 허황한 꿈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까?”

낙청연은 태후의 맞은편에 앉았다.

태후는 화도 내지 않고 그저 처량하게 웃었다. “도박해보지 않으면, 어떻게 단념할 수 있겠느냐?”

“이번에 내가 졌다.”

이 말을 하더니, 태후는 고개를 들고 낙청연을 쳐다보았다. “죽기 전에 너에게 한 가지 일만 부탁하고 싶다.”

“나에게 부탁한다고요? 별이 다 봤네요.” 낙청연은 살짝 웃었다.

태후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너는 탁성을 알고 있지? 예전에 탁성을 죽일 때, 그의 진짜 모습을 보고 너는 놀라움을 금치 못했어.”

“너도 아마 여국 사람이겠지?”

“절대 승상부의 천금 낙청연이 아닐 거고!”

낙청연은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태후를 쳐다보았다.

태후는 또 말했다. “나의 탁성에 대한 감정은 모두 진심이었다.”

“비록 이 중에 많은 복잡한 요소들도 섞여 있었다.”

“이번 생에 그에게 많은 빚을 졌다는 것을 나도 알고 있다.”

“나는 그저 다음 생에 그에게 보상해주고 싶다.”

“나를 도와줄 수 있느냐?”

태후의 눈빛은 다소 간절했다.

낙청연은 이러한 태후의 모습을 처음 본다. 그는 도도한 자태를 내려놓았다.

또한 약간 낙청연의 생각을 벗어났다. 낙청연은 도도하고 기고만장한 이 여인은 죽어 갈 때도 도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그녀는 머리를 숙였다.

낙청연은 냉랭하게 말했다. “당신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먼저 탁성의 유언을 완성해야 합니다.”

“탁성은 자신이 평생 온갖 나쁜 짓을 다 했다는 걸 알고, 다음 생에 평생 죄를 갚겠다고 했습니다.”

“다음 생에 그는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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