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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9화

”앞으로 이 세상에 부경한이라는 사람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습니다.”

“도련님께서 마음에 드는 이름을 지으십시오.”

이 말을 듣고 부경한은 놀라서 굳어버렸다. 곧바로 마차에서 훌쩍 뛰어내려 망망한 설경을 감상하며, 차가우면서도 신선한 공기를 들이마셨다.

그는 눈을 감더니, 입가에 한 줄기 웃음이 번졌다.

“참 좋구나! 마침내 그 울타리에서 벗어났다.”

“짐…… 아, 아니다. 무슨 이름을 지을지 잘 생각해봐야겠다.”

방금 말을 마치더니, 부경한은 안색이 변하더니 물었다. “잠리, 궁에서 나올 때 혹시 돈은 가져왔느냐?”

그는 즉시 잠리의 몸을 더듬었다.

결국 작은 돈주머니 하나를 꺼냈다.

꺼내보니, 몇 냥 안 되는 은자였다.

“잠리, 너 돈도 안 가지고 나왔느냐? 설마 나를 굶겨 죽일 셈이냐?”

잠리는 웃으며 말했다. “염려 마십시오. 잠리는 절대 도련님의 배를 굶게 하지 않습니다.”

부경한은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정말이냐? 그러나 짐은…… 그러나 나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

유의유식하고 손에 물 한 방울 묻히지 않는 생활을 하다가, 갑자기 황제에서 보통 사람으로 변하고, 게다가 몸에 돈 한 푼 없으니, 부경한은 몹시 불안했다.

“제가 할 줄 알면 됩니다. 저는 무엇이든 다 할 줄 압니다. 도련님을 잘 보살펴 드리겠습니다!”

부경한도 아예 그렇게 많은 생각을 하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어차피 이미 궁에서 나왔으니까.

그는 마차로 돌아가 한가로이 누웠다.

“아, 그럼, 약속했다. 나의 하반기 일생은 너에게 맡기겠다.”

잠리도 마차에 앉더니 물었다. “도련님, 출발할까요?”

“출발하자.”

잠리는 즉시 마차를 몰고 앞으로 달렸다. “도련님, 이름은 아직 입니까?”

부경한은 마차에 기대어 눈을 감고 따스한 햇볕을 즐기며, 느긋하게 말했다. “앞으로 세상 끝까지 유랑하며 살아야겠구나! 비록 내가 바랐던 생활과 거리가 멀지만, 그래도 만족한다.”

“잠랑(岑浪)으로 하자.”

이 말을 들은 잠리는 깜짝 놀라서 말했다. “도련님, 안 됩니다. 신분이 존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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