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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2화

그런데 오히려 손을 잡혀서 품속에 쏙 안겼다.

낙청연은 그제야 정신을 조금 차릴 수 있었다. 익숙한 향기에 낙청연은 깜짝 놀랐다.

“왜 여기에 계십니까?”

부진환은 그녀를 꼭 끌어안고 말했다.

“별원이 너무 춥다.”

낙청연은 그를 억지로 밀어냈다.

“그렇지요. 추울 뿐만 아니라 뱀도 있습니다.”

낙청연도 한때 별원에서 지냈다.

그때 그녀의 처지는 부진환보다 몇 배는 더 어려웠다.

부진환도 과거 그녀가 겪었던 일을 떠올린 건지 마음 아픈 얼굴로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청연아, 그때 내가 널 매우 힘들게 했구나.”

“내가 미안하다.”

어둠 속에서 낙청연은 눈을 반짝이며 그를 바라보았다.

“이미 지나간 일이니 다시 거론할 필요는 없습니다.”

“별원의 추위를 견디지 못하겠습니까?”

부진환이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너와 떨어져 있는 걸 견디지 못하겠다.”

낙청연은 살짝 설레면서 마음이 약해졌다.

“왕야가 별원에서 지내지 않는다면 왕부에서 괴로운 건 저와 왕야입니다.”

“날이 밝으면 돌아가마. 오늘 밤은 이곳에서 묵어도 되겠느냐?”

부진환은 밤새 경도로 돌아왔다.

별원에 도착해 과거 그녀가 지냈던 곳을 바라보니 힘겹게 버텼어야 했을 그때 그 겨울밤이 떠올라 마음이 아팠다. 그래서 이곳까지 찾아와 그녀를 안아주고 싶었다.

“알겠습니다.”

낙청연은 결국 동의했다.

그의 품에 안기니 안도감이 들었고 낙청연은 이내 쏟아지는 잠기운에 잠이 들었다.

어두운 밤, 부진환은 손을 들어 그녀의 뺨을 살살 어루만졌다. 그의 얼굴에는 애틋함이 역력했다.

-

날이 밝고 낙청연이 깨어났을 때 그녀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불 안에서 아직 온기가 느껴지는 걸 보니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다.

침상에서 일어난 낙청연은 문 앞으로 걸어가 기지개를 켰고 지초가 옷을 가져와 그녀에게 걸쳐줬다.

“왕비 마마, 이제 가을이라 공기가 찹니다. 감기 걸리지 않게 조심하셔야 합니다.”

낙청연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았다.

“날이 좋으니 밖에 나가서 걸어야겠다.”

이제 막 정원을 나섰는데 낙월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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