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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3화

송천초는 손을 닦은 뒤 궤를 열고 서신을 꺼냈다.

낙청연은 서신을 열어보았고 내용을 확인한 뒤 안색이 달라졌다.

송천초는 의아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왜 그러십니까? 그대의 도움을 바라는 겁니까?”

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협박 서신이다.”

서신에는 낙청연이 현산 제자를 사칭한 사실을 알고 있으니 자신과 협력하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만약 낙청연이 그와 협력하지 않는다면 진짜 현산 제자를 모셔 와서 진실을 밝히고 그녀의 명성이 떨어지게 할 것이라 했다.

그리고 세상 사람들에게 그녀가 사기꾼이라는 걸 알릴 것이라 했다.

송천초는 서신을 보고 깜짝 놀랐다.

“누구일까요? 오래전부터 그대를 노리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낙청연은 미간을 좁힌 채로 잠시 사색에 잠겼다.

“날 찾아올 때까지 기다려야겠다. 너도 당분간 조심하거라.”

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전 괜찮습니다. 그대도 조심하세요. 오랫동안 그대를 지켜본 듯합니다. 그대가 현산 제자가 아니란 것도 알고 있으니 말입니다.”

낙청연이 막 점을 치기 시작했을 때 유명세가 필요해 현산 제자의 이름을 빌린 적이 있었다.

서신을 쓴 사람은 적어도 그녀가 언제 경도에 나타났는지 알고 있었다.

-

밤이 되고 낙청연이 자려고 준비하는데 지초가 헐레벌떡 달려왔다.

“왕비 마마, 후원에서 누군가 왕비 마마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낙청연은 송천초가 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후원에 가보니 부진환이 보였다.

그는 흰색 옷을 입고 조용히 달빛을 받으며 서 있었다. 그의 어깨 위로 달빛이 쏟아졌고 부진환은 달빛 아래 그녀를 향해 부드럽게 웃어 보였다.

“왜 또 돌아왔습니까?”

부진환은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은 뒤 그녀를 이끌고 후문으로 나갔다.

“너랑 갈 곳이 있다.”

낙청연은 그가 자신을 데리고 만복루로 올 줄은 예상치 못했다.

평소라면 떠들썩했어야 할 만복루가 아주 조용했다.

2층에 올라가니 만복루의 요리사가 오랫동안 그들을 기다린 듯했다.

탁자 위에는 엄청난 양의 식재료가 놓여있어 2층 전체가 주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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