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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1화

낙청연은 허리를 숙이고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서늘한 음성으로 말했다.

“넌 그저 섭정왕부에서 기르고 있는 약 노예에 불과하다.”

말을 마친 낙청연은 낙월영의 손목을 덥석 잡은 뒤 죽 그어서 피를 냈다.

낙월영이 아무리 발버둥 쳐도 낙청연은 그녀를 놓아주지 않았고 피를 한 그릇 받아낸 뒤에야 낙월영을 놓아주었다.

그리고 계집종까지 챙겨서 떠났다.

낙청연은 해독약을 연구하는 속도를 높일 생각이었다. 낙월영이 살아있다면 점점 더 선 넘는 요구를 할 것이고 그로 인해 왕부는 잠잠할 날이 단 하루도 없을 터였다.

떠나는 길에 낙청연은 계집종에게 당부했다.

“운예각에 가서 옷을 가져다주거라. 내가 원한 것이라고 한다면 운예각이 내줄 것이다.”

“알겠습니다.”

낙청연이 또 당부했다.

“뭐든 낙월영의 뜻에 따라서 하거라. 그렇지 않으면 고생하게 될 거다.”

“네.”

저녁이 되고 낙청연은 섭정왕부에서 멀지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곧 마차가 도착했고 낙청연은 부랴부랴 마중 나갔다.

마차에 타고 있던 부진환은 그녀가 다가오자 다급히 마차에서 내렸다. 그는 온화한 미소를 지으며 낙청연을 품에 안았다.

“본왕이 보고 싶었느냐?”

낙청연은 그를 밀어냈다.

“돌아가지 말고 별원에서 지내라는 말을 전하러 왔습니다.”

그 말에 부진환의 미소가 굳었다.

“무엇 때문이냐? 내가 뭘 잘못했느냐? 내가 네 기분을 상하게 하였느냐?”

낙청연이 해명했다.

“지금 간다면 낙월영이 왕야를 찾아 또 난리를 피울 겁니다. 왕야께서 머리가 아플까 걱정됩니다.”

부진환은 심각한 얼굴로 낙청연의 손을 잡았다.

“괜찮다. 네가 말한 방법을 쓴다면 아프지 않다.”

낙청연은 거짓말이란 걸 알면서도 속아줬다.

저번에 그는 두통 때문에 바닥을 뒹군 적이 있었다.

“제 말대로 별원에 머무르세요! 오늘 당장 옮기세요!”

낙청연의 태도는 강경했고 부진환은 주저하다가 물었다.

“며칠 동안 머물러야 하느냐?”

“그건 다음에 얘기하시지요. 일단 옮기세요.”

“왕부로 돌아오지 마세요. 소유에게 필요한 물건들을 보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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