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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0화

보름 만에 보는 것 같은데 엄 태사는 사람이 완전히 달라진 것 같았다.

엄 태사는 불쾌한 기색을 드러내며 낙청연을 노려보았다.

“섭정왕비는 본인이나 잘 챙기시지!”

낙청연은 눈을 가늘게 떴다. 엄 태사는 말을 하는 것도 기력이 없고 소모가 커 보였다. 최근 일어난 일들 때문에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해도 이 정도일 리는 없었다.

분명 다른 이유가 있을 터였다.

“전 그저 좋은 마음에 얘기해드리는 겁니다. 그렇게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엄 태사의 모습을 보니 내부 소모가 큰 것 같고 또 중독된 증상도 보이는 듯합니다. 엄 태사께서는 의술 좋은 의원을 불러 치료를 받는 게 좋을 듯합니다.”

“아직 승부가 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쓰러져서는 아니 되지요.”

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며 싱긋 웃었다.

엄 태사는 안색이 창백하게 질려 차갑게 그녀를 노려보았다.

“쓸데없이 참견하지 마시오!”

말을 마친 뒤 그는 쌀쌀맞게 소매를 휘날리며 자리를 떴다.

낙청연은 착잡한 심정으로 부랴부랴 떠나는 엄 태사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엄 태사의 상황은 아주 갑작스러웠다.

낙청연은 돌아간 뒤 천명 나침반을 꺼내 점을 보았고 엄씨 집안 근처에 가서 한 바퀴 둘러보았다.

엄 태사는 병의 기운이 심했으나 엄씨 가문의 기운은 큰 타격을 입은 뒤 하락세가 지속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상승세가 보였다.

무엇 때문일까?

또 천궐국은 은근히 혼란스러운 국면이 엿보였다. 구체적으로 무엇 때문에 이런 혼란이 야기되는지는 아직 분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현재로서는 그 어떤 전환점도 찾을 수 없었기에 조용히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천궐국의 혼란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섭정왕부의 혼란이 먼저 시작됐다.

내원에 들어서자마자 낙월영의 호통 소리가 들렸다.

“이런 것들로 날 속일 생각은 말거라. 내가 원한 건 운예각의 새 옷이다. 왕야께서 허락하신 일인데 감히 일을 이따위로 처리하는 것이냐?”

낙월영은 턱을 쳐들고 거만하게 계집종을 혼냈다.

계집종은 바닥에 꿇어앉아 빌었다.

“낙 낭자, 운예각에서는 최근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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