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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78화

“허.”

하영은 차갑게 웃으며 진석을 바라보았다.

“약혼녀랑 같이 있지 않고 나와 산소에 가려는 거예요?”

진석은 담담하게 말했다.

“주민 씨는 요 며칠 일 있어서 출국했어.”

“그래서 여기에 온 거예요?”

하영이 비아냥거렸다.

진석은 대답하지 않았다.

“가자, 산소에 같이 가줄게.”

“갈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하영은 차갑게 진석을 쳐다보았다.

“당신이 바로 우리 엄마와 아주머니를 죽인 범인이잖아요! 지금 산소로 찾아갈 면목이 있긴 한 거예요?!”

진석은 차분한 표정을 하며 이 일들을 마음에 두지 않은 것 같았다.

“나는 단지 그 사람들의 고통을 미리 끝내줬을 뿐이야.”

“그걸 왜 당신이 결정하는 거죠?!”

하영은 참지 못하고 진석에게 소리를 질렀다.

“사람 목숨이잖아요! 내 가족이라고요!!”

진석의 말투는 여전히 평온했다.

“그들을 살리고 싶은 것도 단지 너 자신이 앞으로 후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일 뿐이지. 그들은 매일 고통을 받고 있으니 이렇게 떠나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

“지금 그럴듯하게 이런 말을 하는 것도 단지 자신이 살인범이란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서 그런 거잖아요!”

하영이 노발대발했다.

“난 단지 그들의 각도에 서서 생각하고 있었을 뿐이야.”

“그 사람들이 당신의 어머니였다면, 그래도 이런 짓을 했을 건가요?!”

하영은 화가 나서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진석은 눈을 드리우더니 입술을 오므렸다.

“응, 그랬지.”

하영은 멈칫하더니 믿을 수 없단 눈빛으로 눈앞의 냉혈하고 매정한 남자를 바라보았다.

진석은 눈을 들어 말했다.

“만약 내가 같이 가주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난 여기서 네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을게.”

말을 마치자, 진석은 손에 든 물건을 하영에게 건네주었다.

하영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 물건들을 바닥에 뿌리쳤다.

“당신의 열정을 감당할 수가 없어서요!!”

말이 끝나자, 하영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

진석은 맞아서 빨개진 자신의 손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점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넘쳐났다.

쓸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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