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준은 실망을 금치 못했다.“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아직도 우릴 속이려 하는 거야?”진석은 여전히 담담했다.“만약 내가 하영 씨를 보러 가지 않아서 원망하고 있는 거라면, 캐리에게 그때 왜 날 가지 못하게 막았는지를 물어보는 게 좋을 거예요.”“난...”“캐리는 이미 나에게 이유를 말했지만, 난 여전히 널 의심하거든. 넌 결코 그런 이유 때문에 오지 않은 게 아니잖아.”예준은 다시 한번 캐리의 말을 끊었다.캐리는 속으로 탄복을 금치 못했다.‘예준 형님은 대체 얼마만큼의 인내심을 가지고 있길래 부진석과 이렇게 앉아서 사이좋게 말할 수 있는 거지?’‘이럴 땐 그냥 주먹 한 방 날려줘야 하는 거 아니야?!’‘우리 그동안 모두 부진석에게 속았잖아!! 그게 몇 년이야!! 하영도 죽을 뻔했고!’“그래요.” 진석이 말했다. “지금 날 그렇게 생각하는 이상, 증거는 어딨죠?”예준은 갑자기 차갑게 코웃음을 쳤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소희원이 보낸 녹음을 틀은 다음, 진석 앞으로 밀었다.두 사람의 대화가 선명하게 진석의 귀로 들어왔다.그의 갈색 눈동자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아, 그날의 그 쇳덩어리는 확실히 누군가 거기에 둔 것이었구나.’진석은 인내심 있게 듣고 나서 웃으며 말했다.“이게 바로 증거인가요?”예준은 탁자 밑에 놓인 손을 꽉 쥐었다.‘내가 부진석을 너무 낮잡아봤나?’‘증거가 이미 눈앞에 있는데도 여전히 인정하려 하지 않다니?’캐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부진석, 좀 시원하게 대답해줄래?!”진석은 한숨을 쉬었다.“캐리, 난 이미 너에게 분명하게 말했을 텐데. 그러나 오늘 갑자기 날 찾아와서 따지다니, 난 우리가 더 이상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해. 난 너희들과 알게 되어서 매우 기뻤지만, 왜 너희들은 오히려 심심하기만 하면 날 의심하는 거지? 내가 하영을 좋아하고, 또 정유준이 하영을 빼앗아 갔기 때문에? 그래서 난 그들에게 복수하고자 이런 짓을 저질렀다고?”캐리는 화가 나서 주먹으로 탁자를 내리쳤다.
“친구?” 캐리는 피식 웃었다. “그 말이 나오기나 하니?”예준은 캐리를 보며 입을 열려고 했지만, 마침 핸드폰이 울렸다.송유라의 전화인 것을 보고, 예준은 바로 연결했다.“예준아!” 송유라의 흥분된 목소리가 휴대폰에서 들려왔다.“하영이 깨어났다!!”예준은 흠칫 놀라더니 저도 모르게 목이 탔다.“깼어요?! 하영이 정말 깨어난 거예요?!”“뭐라고요?!” 캐리도 따라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하영이 깨어났데요?! 위험에서 벗어났데요?!”송유라는 전화에서 울먹였다.“그래, 너랑 캐리도 빨리 돌아와!”“네!” 예준은 재빨리 룸 밖으로 걸어갔다.“저희 지금 바로 돌아갈게요.”두 사람이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진석은 다시 소파에 앉았다.그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핸드폰으로 전화를 했다.상대방이 받자, 진석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처리해.”“네, 선생님!”병원으로 돌아가는 길에, 예준은 가속페달을 끝까지 밟았고 캐리는 심지어 음악을 틀었다.다리를 지날 때, 캐리는 차창을 내려 바깥공기를 깊이 들이마셨다.“예준 형님, 하영이 깨어나니까 공기도 엄청 맑아진 것 같아요!”예준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그래! 하영이도 잘 버텨줬어. 오늘이 4일째지?”“정확하게 말하면 3일 반이에요. 의사 선생님이 5일 정도 기다려보라고 하셨죠?” 캐리가 물었다.예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맞아.”“가슴이 막 두근거리네요!” 캐리는 두 손 모아 하늘을 바라보았다.“하느님이 내 기도를 듣고 하영으로 하여금 깨어나게 한 거예요!”“기도?” 예준은 캐리를 바라보며 물었다.“뭐라고 기도했는데?”“내 목숨으로 바꿀 수 있다고요!”캐리는 진지하게 대답했다.예준은 멈칫했다. “이런 말을 함부로 하는 거야?”캐리는 손을 흔들었다.“아이고, 그냥 기도하는 것이니 어떻게 이루어질 수가 있겠어요, 형님도 참...”펑-말이 떨어지자마자, 화물차 한 대가 뒤에서 예준의 차를 들이받았다.그 강한 충격으로 예준은 재빨리 브레이크를 밟았다.그
“천만에요. 만약 상태가 줄곧 안정하다면, 내일 저녁 바로 일반 병실로 옮길 수 있어요.”송유라와 소진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의사가 간 후, 세희는 얼른 소진호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작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할아버지, 안아주세요. 세희도 엄마 보고 싶어요!”소진호는 웃으며 말했다.“그래, 내가 안아줄게.”말하면서 그는 허리를 굽혀 세희를 안으려고 했다.그러나 세희를 안으려 한 순간, 소진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렸다.소진호는 세희를 달래며 말했다.“잠깐만, 세희야.”세희는 고분고분 고개를 끄덕였다.소진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 누구시죠?”“안녕하세요, 여긴 경찰서인데, 혹시 소진호 씨 맞습니까?”“맞는데, 무슨 일이시죠?”“그럼 소예준은 혹시 선생님 조카 되는 사람입니까?”소진호는 멈칫했다. “네, 예준이에게 무슨 일 생겼나요??”“선생님, 지금 즉시 축림대교에 와주시죠. 소예준 씨의 차는 20분 전에 한강에 떨어졌습니다.”이 말을 듣고, 소진호는 눈앞이 어두워졌다.그는 몸을 비틀거리다가 벽에 부딪혀서야 겨우 정신을 차렸다.송유라는 소진호의 표정이 이상한 것을 알아차리고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여보, 무슨 일 생겼어요?”소진호는 핸드폰을 든 손이 떨리기 시작하더니 잠시 후, 핸드폰은 곧바로 땅에 떨어졌다.그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예준이가...”송유라는 문득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네?”“예준이의 차가 한강에 떨어졌대.”쿵-순간, 송유라는 벼락을 맞은 것처럼 꼼짝할 수가 없었다.세 아이는 충격에 눈을 부릅떴고, 작은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소진호는 진정하려고 애를 썼다.“나, 난 현장에 가볼게! 여보, 당신은 여기서 아이들 지켜보고 있어!”말을 마치자, 소진호는 다급히 엘리베이터에 올라탔다.송유라는 다리가 나른해지더니 바로 땅에 주저앉았다.아들은 얼른 앞으로 가서 그녀를 부축했다. “할머니!”송유라는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을 뚝뚝 흘리기 시작했다.그녀는 고
유준은 가장 먼저 하영을 떠올렸다.그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하영에게 전화를 걸었다.‘지금 하영은 틀림없이 괴로움에 빠졌을 거야! 얼른 하영에게 전화를 해서 위로해 줘야지!’다만 하영의 핸드폰은 전원이 꺼진 상태였다.유준은 초조함에 넥타이를 잡아당기더니 빠른 걸음으로 사무실로 향했다.그는 잠시 생각한 후, 또 소진호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소진호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이 상황을 본 시원이 말했다.“대표님, 현욱 도련님께 전화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유준은 그제야 깨닫더니 얼른 현욱에게 전화를 걸었다.현욱은 재빨리 전화를 받았다.“여보세요?”현욱의 나른한 목소리에 유준은 엄하게 소리쳤다.“너 지금 어디야?”“당연히 집이지. 내가 우리 부모님께 뭐라고 말했는지 물어보려고 전화한 거야? 나 집에 돌아온 다음, 또 겁먹었어.”“나 지금 이딴 거 듣고 싶지 않아!”유준은 싸늘하게 현욱의 말을 끊었다.“예준의 차가 한강에 추락했는데, 나 지금 하영과 연락이 닿을 수 없어.”“뭐?!” 현욱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예준이 한강에 추락했다고?!”“너 지금 당장 사건 현장으로 달려가! 하영은 지금 틀림없이 거기에 있을 거야! 가서 하영에게 전화 바꿔!”“하영 씨가 거기에 있을 리가 없잖아!” 현욱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유준은 눈썹을 찡그렸다.“그게 무슨 뜻이야?”현욱은 그제야 자신이 말실수한 것을 발견했다.“아, 아무것도 아니야. 나, 나 지금 바로 가볼게.”“배현욱!”유준은 노호했다.“너 설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현욱은 가슴이 찔렸다.“그럴 리가...”“나 지금 당장 조사하는 수가 있어!”유준은 현욱을 협박했다.“난 사람들이 나한테 거짓말을 하는 게 제일 싫다고!”현욱은 전화에서도 유준의 노기가 활활 불타는 것을 분명히 느꼈다.‘더 이상 유준을 속일 수 없겠지?’현욱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 내가 다 말할게! 약혼식 그날 밤에, 하영 씨는 양다인에 의해 총을 두 발이나 맞았어.
사무실에 도착하자, 시원은 책상 위의 서류를 정리하기 시작했다.그는 중요한 서류를 찍은 다음, 파일로 정리해 저녁에 유준에게 보낼 준비를 했다.거의 정리가 다 되어갈 때, 누군가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시원은 머리도 들지 않고 말했다.“들어와.”문이 열리자, 선글라스를 낀 남자가 그들의 눈앞에 나타났다.“허 비서님, 대표님은 준비 다 되셨나요? 이제 출발하실 시간이 됐습니다!”이 말을 듣자, 시원은 호진과 함께 고개를 들어 앞에 있는 이 남자를 쳐다보았다.헬리콥터를 운전해야 할 조종사가 앞에 서 있는 것을 보며. 시원의 안색은 순식간에 변했다.“너 이미 헬리콥터에 탄 거 아니었어?!”조종사는 눈살을 찌푸렸다.“제가 화장실에 갔다고 문자를 보냈잖아요?”시원은 멍하니 있다 얼른 자신의 주머니를 만졌다.이때 소파 옆에 있던 호진이 말했다.“네 핸드폰 탁자 위에 있는데.”시원은 바삐 외쳤다.“빨리 대표님께 전화해!!”호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급히 유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러나 결국 전원이 꺼져 있단 음성 알림밖에 듣지 못했다.시원은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망했어, 우리가 그렇게 주의를 기울여 대표님을 보호했는데, 결국 남에게 당하다니!”호진은 안색이 엄숙했다.“다른 사람에게 대표님이 떠나신다고 말한 적 있어?”“아니!” 시원은 무척 괴로웠다.“운전사에게만 말했단 말이야!”호진은 뭔가를 알아차리더니 벽을 향해 주먹을 내리쳤다.“제기랄, 회사에 틀림없이 배신자가 있어!”시원은 심란했다.“지금 이런 말을 할 때가 아니야! 가능한 한 빨리 대표님을 찾아야 해!”호진은 조종사를 쳐다보았다.“회사에 다른 비행기 없어?!”조종사는 고개를 저었다.“없어요, 평소에 개인 비행기를 쓰는 경우가 거의 없어서.”“모니터링 시스템으로 확인해 봐!” 시원은 조종사를 바라보았다.“대표님이 타신 비행기가 어디로 날아갔는지!”“네, 지금 바로 가봐요.”5분 후, 시원과 호진은 조종사를 따라 감시실에 도착했다.그 칠흑 같은 스크린을
유준의 옷깃을 잡아당기려는 순간, 유준은 직접 휴대전화를 든 손을 내밀어 남자의 얼굴에 호된 한 방을 내리쳤다.이 한방을 제대로 맞은 남자는 멍해졌다. 그는 유준이 뜻밖에도 손을 쓸 줄은 몰랐다.얻어맞아서 아픈 뺨을 감싸며 남자는 이를 악물고 두 발짝 물러섰다.그는 잘생겼지만 표정이 어두운 유준을 보며 큰 소리로 비웃었다.“흥, 제법이군요.”유준은 일어서더니 남자에게 천천히 다가갔다.열려 있는 문에서 세차게 밀려오는 큰 바람은 유준의 검은 트렌치코트를 펄럭였다. 이는 늠름한 기운으로 가득 한 유준을 악마처럼 더욱 무서워 보이게 했다.“도대체 누가 시킨 거지?” 유준은 싸늘하게 물었다.남자는 입가에 묻은 피를 지우며 험상궂은 웃음을 지었다.그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알고 싶으면 날 한 번 이겨봐요!”남자는 비록 건장하진 않지만, 동작은 비할 데 없이 날렵하고 위험했다.유준은 몇 번이나 하마터면 남자의 주먹에 맞을 뻔했다.기내의 좁고 또 수시로 고공으로 추락할 수 있는 궁지에 몰리자, 유준은 다른 방법으로 상대방을 제압할 수밖에 없었다.그는 일부로 상대방의 공격을 피했고 상대방이 방비를 내려놓는 순간, 유준은 남자의 복부에 주먹을 날렸다.공격을 받은 남자는 몇 걸음이나 뒤로 물러섰다.유준은 기세를 몰아 한 손으로 의자 등받이를 받쳤고 몸을 일으키는 순간, 다리를 들어 남자의 머리를 걷어찼다.남자는 조종대에 쓰러지더니 비행기도 덩달아 통제력을 잃었다.유준은 재빠르게 몸을 안정시킬 수 있는 물건을 잡았고, 남자는 비틀거리며 이리저리 넘어졌다.그가 정신을 차릴 때, 비행기는 이미 추락하기 시작했다.이를 본 남자는 억지로 버티며 얼른 낙하산 가방을 찾으러 갔다.유준도 따라서 사방을 둘러보았는데, 낙하산 가방이 바로 자신의 옆에 있는 좌석 아래에 있단 것을 발견했다.유준은 재빨리 가방을 메려 했지만, 이때, 남자는 시선을 그에게 돌렸다.“그 가방 내놔!!” 남자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미친 듯이 소리쳤다.유준이 그를 상대
중환자실에서.깊이 잠들어 있던 하영은 눈을 번쩍 떴다.그녀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촘촘히 맺혔고, 호흡은 가슴 전체에 심한 기복을 일으킬 정도로 가빠졌다.그리고 심장에서 따끔따끔한 통증이 밀려왔다.하영은 상처에서 전해오는 심한 통증을 참으며 아픈 가슴을 손바닥으로 꽉 눌렀다.강렬한 불안감과 실의감에 하영은 혼란스러워졌다.하영은 자신이 왜 이런 느낌을 받았는지 몰랐다.마치 아주 중요한 것을 잃은 것처럼, 괴로움에 하영은 거의 질식할 뻔했다!문앞에 있던 송유라는 안의 기계에서 전해오는 미세한 소리에 얼른 빨갛게 부은 두 눈을 들어 유리창 앞으로 돌진했다.창백한 얼굴로 몸을 웅크리고 있는 하영을 보자, 송유라는 놀라서 급히 간호사를 불렀다.얼마 지나지 않아, 간호사는 의사와 함께 하영의 상태를 관찰하러 병실에 들어갔다.약 10분 후, 의사가 나왔다.그는 송유라를 바라보며 말했다.“상처의 통증 때문이니 저희는 이미 진통제를 놓아줬습니다.”송유라는 고개를 끄덕이며 의사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의사가 간 후에야 그녀는 유리창 앞으로 걸어가서 묵묵히 눈물을 흘리며 하영을 바라보았다.“하영아...”송유라는 유리창을 만지며 울먹였다.“예준은 지금 사고가 나서 아무런 소식도 없으니 너까지 무슨 일 생기면 안 돼...”VIP 병실 안.세준과 희민은 컴퓨터 앞에 앉아 예준이 사고를 당하기 전의 CCTV를 보고 있었다.세준은 주먹을 꽉 쥐더니 탁자를 세게 내리쳤다.“기사는 일부러 그런 거야! 일부러! 누가 이렇게 하라고 시킨 게 분명해!!”그 화물차는 예준의 차를 본 후, 즉시 속도를 높였고 예준이 방향을 바꾼 순간, 곧장 예준의 차를 향해 들이받았다.이것은 명백한 살인이었다!진실을 안 세준은 두 눈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세희는 눈물을 흘리며 희민의 품에서 고개를 들었다.“다 세희의 잘못이야. 내가 아저씨와 삼촌을 막았어야 했는데. 난 분명히 느꼈다고. 다 내 잘못이야...”희민은 세희의 머리를 애틋하게 쓰다듬었다.“세희야, 이 일은
수사팀은 즉시 시체를 강가로 보내 소진호와 소희원이 확인하게끔 했다.시체를 본 순간, 소진호와 소희원은 제자리에 분분히 굳어졌다.시신은 물에 잠겨서 이미 심하게 부풀어 올랐고, 얼굴 전체는 마치 공기가 찬 풍선처럼 보였다.유일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그 금색의 머리였다.소희원은 바닥에 주저앉았고, 위에서 밀려오는 강한 메스꺼움에 헛구역질을 멈출 수 없었다.소희원은 입을 가리며 믿을 수 없단 듯이 앞에 조용히 누워 있는 캐리를 바라보았다.순간, 그녀는 눈물을 줄줄 흘렸다.이때, 경찰이 다가와서 물었다.“혹시 이 사망자를 아십니까?”소진호의 눈빛에는 고통이 드러났다. 그는 눈을 감으며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알아요... 우리 예준이의 친구예요.”“이름이 뭐죠?”소진호는 숨을 깊이 들이쉬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는 그가 외국에서 왔다는 것밖에 몰라요. 이름은... 캐리라고.”경찰은 한숨을 내쉬었다.“수사팀은 아직 소예준 씨의 시신을 인양하지 못했습니다. 지금 강물이 비교적 세차서 수색 범위를 확대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짧은 시간 내에 아마 찾을 수 없을 겁니다. 먼저들 돌아가서 기다리시죠.”“짧은 시간 내로 못 찾다뇨?”갑자기 누군가의 목소리가 옆에서 울렸다.모두들 먼 곳에서 천천히 걸어오는 여자를 바라보았다.경찰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누구시죠?”“주희라고 해요.” 주희는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실례지만, 짧은 시간 안으로 찾을 수 없다는 게 무슨 말이죠?? 당신들은 수사팀과 인양 인원을 더 파견할 수 없나요?! 지금 차를 찾았고, 캐리까지 찾았는데, 왜 소예준을 찾을 수 없는 거죠?”“저희는 이미 전 시의 수사팀을 파견하여 수색하고 있습니다...”“그럼 다른 도시의 수사팀도 찾아와요!!”주희는 노발대발했다.“당신들이 신청하고 싶지 않으면, 내가 직접 신청할 수도 있어요!”경찰은 의혹을 느끼며 주희를 훑어보았다.“당신은 도대체 누구시죠?”주희가 대답했다.“Y시 주충문 장군의 손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