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17화 세상 물정

작가: 라나리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소정을 화를 내며 주전자를 내려놓았다.

“사실이 아니니까요! 대표님은 그런 분이 아니란 걸 믿으니까요!”

“소정 씨가 믿어서 무슨 소용입니까?”

남자 직원은 분개하며 입을 열었다.

“믿음이 밥 먹여 줍니까? 일개 비서가 우리 영업팀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나 합니까? 대표님 때문에 우리도 덩달아 욕먹는 건 알아요? 그래도 굽신대면서 답장 보내야 하는 우리 고충을 알기나 하냐구요!”

소정은 남자 직원을 노려보며 쏘아붙였다.

“이 정도 힘든 것도 견딜 수 없어요? 대표님은 얼마나 많은 비난을 감수하는지 몰라요?”

“난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못 견디겠어요!”

남자 직원은 거칠게 자기 머리를 쓸어올렸다.

“대표님한테 분명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어요. 이대로 가다가 회사가 망하는 것도 시간문제일 겁니다!”

“못 견디겠으면 나가세요!”

소정이 쏘아보며 말을 이었다.

“대표님이 불쌍하네요. 며칠 동안 이런 배은망덕한 자식한테 그렇게 잘 대해 주셨으니 말이에요!”

“뭐? 지금 누구한테 배은망덕한 자식이래?”

“바로 당신 같은 사람을 얘기하는 겁니다!”

소정은 화를 참지 못하고, 앞으로 달려가 남자 직원의 뺨을 때렸다.

“씨X, 지금 나 쳤어?”

남자 직원도 씩씩대며 소정의 뺨을 때리려고 할 때, 다른 직원들이 얼른 앞으로 나서 두 사람을 말렸다.

회의실 앞을 지나가던 하영과 캐리는 시끄러운 소리에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고, 빠르게 회의실로 향했다.

캐리가 회의실 문을 여니 소란스러운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고, 캐리는 직원들을 훑어보더니 얼굴에 분노가 떠올랐다.

“점심시간에 쉬지는 않고 왜 싸움질입니까?”

그중 한 직원이 캐리한테 다가가 방금 있었던 상황들을 설명해 줬고, 얘기를 듣고 있던 캐리의 표정이 점점 어두워졌다.

캐리는 화난 표정으로 고개를 돌려 하영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 직원을 해고할지 아닌지 네가 결정해.”

고개를 끄덕이고 회의실로 들어간 하영은 천천히 직원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지금 어떤 마음일지 잘 알고 있어요. 제가 나서서 해명하지도 않고, 맞서 싸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18화 따라다니라고 전해

    캐리는 잠시 굳은 표정으로 뻘쭘한지 코를 매만졌다.“그러게 왜 수상하게 굴어?”하영은 코코넛 주스를 내려놓고 입꼬리를 올렸다.“캐리, 나 옷 세 벌만 준비해 줘.”캐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어떤 스타일로?”“캐쥬얼로 두 벌, 그리고 예복 한 벌. 예복은 화려한 레드일 수록 좋아. 그리고 메이크업아티스트 한 명 붙여줘.”하영의 말에 캐리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뭐 하려고?”하영은 시간을 확인하고 대답했다.“내일 소진 그룹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려고.”“너 미쳤어?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10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아주 뭇매를 맞으려고 작정했어?”캐리가 째려보자, 하영은 말없이 웃기만 했고, 그 표정에서 캐리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너 설마…….”“맞아.”하영은 캐리의 말을 끊었다.“이제 판을 뒤집을 때가 온 거야!”……섣달그믐날.소진 그룹 100주년 기념행사.초대를 받은 유명인들은 오후 5시까지 김제에서 제일 호화로운 호텔로 향했다. 호텔 밖에는 경호원들이 양쪽으로 줄을 쫙 지어 서 있었고, 다수의 기자들이 카메라를 들고 와서 연회에 참석한 재벌가들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그런데 아쉽게도 그들은 모두 얼굴에 가면을 쓰고 있었다.호텔 파우더룸.스타일리스트가 양다인에게 꼼꼼하게 메이크업을 해주고 있었고, 화려한 예복은 눈부신 미모를 돋보이게 해주었다.그때 소백중이 환하게 웃는 얼굴로 파우더룸에 들어서더니, 갓 피어난 꽃처럼 아름다운 양다인의 모습을 사랑스럽게 바라보았다.“우리 다인이, 오늘 정말 예쁘구나.”그 말에 양다인은 고개를 돌려 소백중을 발견하고, 얼른 자리에서 일어나 웃으며 다가갔다.“할아버지, 그런 칭찬은 안 하셔도 돼요.”소백중은 양다인의 손을 잡으며 입을 열었다.“우리 다인이 이렇게 어떻게 칭찬을 안 할 수 있어?”양다인은 쑥스러운 표정으로 소백중의 어깨에 머리를 기댔다.“할아버지, 잃어버린 저를 찾아 주시고, 또 이렇게 좋은 것만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소백중은 흐뭇한 표정으로 양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19화 저와 춤 한 곡 추시겠어요?

    캐리는 하영에게 얼굴을 닦으라고 물티슈를 건넸다.“네가 나한테 미리 큰 모자를 준비하라고 해서 정말 다행이야. 아니면 머리가 아주 엉망이 됐겠네.”하영은 티슈를 받으며 입을 열었다.“실검 1위에 올랐는지 확인해 봐.”“지금 실검 확인할 기분이 들어?”캐리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다.“일단 너부터 좀 챙기는 게 어때?”하영은 그런 캐리를 무시하고 휴대폰을 꺼내 실검을 확인하더니, 1위를 차지한 것을 보고 입꼬리를 올렸다.‘100주년? 절대 쉽게 열리게 할 수는 없지.’하영은 또 예준에게 문자를 보냈다.[내가 얘기한 물건 전부 분비했지?]그러자 예준에게서 빠르게 답장이 날아왔다.[걱정 마. 네가 오기만 기다리고 있으니까.]하영의 눈가에 어둠이 비쳤다.[오빠, 이번 일이 지나면 소백중도 아마 큰 충격을 받게 될 거야.][할아버지도 자기가 얼마나 어리석은 행동을 했는지 아셔야지.]하영은 입술을 깨물고 휴대폰을 내려놓은 뒤 창밖을 바라보았다.‘이번엔 꼭 성공해야 돼!’20분 뒤, 하영은 캐리가 통째로 빌린 호텔 바로 옆에 있는 의류 매장에 들어가, 10분 만에 드레스를 갈아입고 메이크업을 마쳤다.파우더룸에서 나오는 하영을 발견한 캐리는 제자리에 멍하니 서 있을 수밖에 없었다.강하영은 원래도 예뻤지만, 오늘 붉은 립스틱을 칠한 그녀의 모습은 카리스마를 더해주고 있었고, 빨간색 드레스는 눈처럼 새하얀 피부를 더욱 빛나게 하고 있었다.캐리는 저도 모르게 감탄을 연발했다.“G, 앞으로 빨간색만 입어! 오늘 완전 멋있어! 마치 복수의 여왕 같다니까!”하영은 캐리를 흘기며 물었다.“가면은?”캐리는 얼른 손에 들고 있던 반쯤 얼굴을 가릴 수 있는 검은 색 가면을 건넸고, 가면을 쓴 하영은 캐리에게 팔짱을 끼고 입을 열었다.“이제 가자.”캐리는 고개를 끄덕이고 얼굴에 가면을 쓴 뒤 하영과 함께 매장을 나서서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을 거느리고 호텔로 향했다.소예준이 준 초대장이 있었기 때문에 하영과 캐리는 순조롭게 호텔로 들어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20화 준비하고 있어.

    “너 미쳤어?”유준은 가면을 벗고 하영을 향해 소리쳤다.“지금 어떤 일이 벌어졌는데, 지금 여기서 다른 남자와 춤추고 있어?”하영은 유준에게 잡혀 빨갛게 부은 손목을 문지르며 입을 열었다.“유준 씨랑 무슨 상관이죠?”유준도 화가 치밀어 올랐다.“왜 상관없어? 그래도 한때 너의 상사였는데, 이렇게 스스로 망가지는 걸 두고 보란 얘기야?”‘내가 망가졌다고?’정유준의 눈에 고작 그런 모습으로 보였다는 생각에 하영은 눈시울을 붉혔다.그동안 억눌러왔던 고통이 유준의 한 마디에 완전 폭발하고 말았다.“오늘은 양다인이 주인공인데, 주인공한테 가면 되잖아요!”하영은 유준을 향해 바락바락 소리 질렀다.“왜 나한테 와서 귀찮게 굴어요?”말을 마친 하영이 자리를 뜨려 하자 유준은 다시 그녀의 팔을 잡았다.“대체 뭘 하려는 건지 얘기해 봐. 또 그 남자랑 춤이나 출 거야? 남자 손길이 그렇게도 좋아? 그 자식 손이 어디 있었는지 알기나 해?”그 말에 하영은 멍해지고 말았다.‘내가 남자 손길을 좋아한다고? 그럼 양다인이랑 계속 만나는 건 뭔데?’하영은 유준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당신이랑 상관없어요! 알아들었어요?”하영이 다시 춤을 추러 간다는 생각에 유준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랐고, 바로 그녀를 품으로 끌어당겨 머리를 잡고 입을 맞췄다.그러자 하영의 눈이 커지기 시작했다.“읍……, 당신…….”유준은 놔줄 생각이 없는지 하영의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고, 하영은 고통이 밀려왔지만 활활 불타오르고 있는 눈앞에 있는 남자를 밀어내지 못했다.유준은 계속해서 입술을 탐했고, 하영이 더 이상 저항하지 않는 것을 느끼고 나서야 천천히 그녀의 입술을 놔주고, 어두운 눈빛으로 물었다.“대체 무슨 일을 꾸미고 있는지 얘기해 줘. 내가 얼마나 도와주고 싶은지 알아? 그런데 혹시 실수라도 해서 너한테 방해만 될까 봐 그렇게 하지 못했어!”유준의 말에 하영의 눈빛이 흔들렸다. 만약 얘기해 주지 않으면, 복수는커녕 이 휴게실을 나서지도 못할 것 같았다.하영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21화 거의 성공이야

    10분 뒤 악단의 연주가 멈추고, 가면을 쓴 사회자가 무대에 올라 소진 그룹의 눈부신 행적을 얘기했다.“이어서 우리 소진 그룹 회장님의 연설이 있겠습니다!”그러자 무대 아래에서 우렁찬 박수갈채가 이어졌고, 검은 양복을 차려입은 소백중이 웃으며 무대에 올랐다.마이크 앞에 선 소백중은 오늘 연회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오늘은 소진 그룹이 10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이렇게 기쁜 날에 저는 중대한 사안을 발표하고자 합니다!”소백중은 무대 아래를 사랑스럽게 쳐다보며 말을 이었다.“이제부터 저의 외손녀를 무대에 모시겠습니다.”그때 하영의 곁에 앉은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다.“회장님께서 설마 지분을 손녀한테 넘기는 건 아니겠지?”“그럴 것 같은데? 소문에 회장님이 외손녀를 끔찍하게 아낀다고 하잖아.”“…….”사람들이 수군대는 소리를 듣고 하영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니, 주위 사람들이 의아한 표정으로 하영에게 시선을 던졌다.유준의 시선도 하영을 뚫어져라 응시하더니, 잠시 뒤 스크린 쪽으로 시선을 옮기고 눈을 가늘게 떴다.‘이제 곧 강하영이 찾은 증거들이 화면이 나타나겠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유준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지만, 성공의 여부를 떠나서 하영을 위해 마지막 히든카드는 남겨둬야겠다고 생각했다.하영의 계획이 실패로 돌아가는 것을 그저 지켜만 볼 수 없었기에, 유준은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로 빠르게 문자를 보냈다.“저 여자는 누구죠?”“몰리요. 가면을 쓰고 있는데 누가 알아보겠어요?”“뭐 하려는 거죠? 지금 무대로 올라가는 거 아니에요?”“지금 소진 그룹 외손녀가 무대에 오르는 순서인데, 대체 어쩌려고 저러지?”“어디서 온 미친X인지 모르겠지만, 이따가 곧 끌려나갈 거예요.”하지만 아쉽게도 경호원들은 하영을 보고 막아설 의사가 전혀 없어 보였다.양다인은 드레스 자락을 들고 천천히 무대로 올라가 곁에 서더니 소백중과 포옹하더니, 이내 몸을 돌려 마이크에 대고 입을 열었다.“오늘 소진 그룹 100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22화 이 미친 여자를 끌어내!

    무대 아래에서 술렁이는 얘기를 들은 소백중은 하영을 노려봤다.“대체 누구시죠? 왜 저의 연회를 망치려는 겁니까?”하영은 소백중을 향해 다가갔다.“회장님께서 나이가 드셔서 어떤 일은 조작이 가능하다는 걸 모르시는 것 같은데, 양다인은 회장님 외손녀가 아니에요. 그런 정말 모든 주식을 외분인에게 넘길 생각입니까?”“그게 무슨 헛소리야?”양다인은 하영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경호원 어디있어? 당장 이 미친 여자를 끌어내!”경호원이 꼼짝도하지 않는 것을 보자 양다인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소예준……, 소예준이 배치한 경호원들이구나! 지금 여기서 내 정체를 밝힐 생각이야?’양다인은 온몸을 덜덜 떨며 겁에 질린 표정으로 하영을 응시했다.“안 내려가?”하영은 피식 웃으며 비웃었다.“뭐가 겁나서 그래? 내가 증거라도 내 놓을까 봐?”양다인의 호흡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내, 내가 할아버지 손녀가 아니라는 증거 있어? 만약 거짓말이면 소진 그룹을 적으로 돌리자는 거지!”하영은 양다인에게 바싹 다가가 입을 열었다.“어떤게 바로 증거인지 다 같이 한번 볼까?”말을 마친 하영은 CCTV를 쳐다보며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무대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숨을 죽인 채, 꼼짝도 하지 않고 무대 위 상황을 지켜보았다.시간은 1분 1초가 흘러가고 있지만 뒤에 있는 스크린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그러자 하영의 표정도 점점 굳어가기 시작했다.‘캐리와 오빠는 대체 뭐 하는 거야?’“웃겨 죽겠네! 지금 정신병자가 여기서 미친 짓하고 있었던 거네.”갑자기 무대 아래서 누군가 비웃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난 또 무슨 큰 일이라도 난 줄 알았는데, 그냥 소란이였어?”“빨리 꺼져! 쪽팔리지도 않아?”“자기가 뭐 대단한 사람인 줄 알아? 여기가 어딘줄 알고 소란을 피워?”“소진 그룹을 적으로 돌리다니, 이제 넌 죽었어!”무대 아래에서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와, 안색이 점점 하얗게 질리는 하영을 보고, 양다인은 순간 불안했던 마음이 싹 가셨다.‘정말 증거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23화 살인자 죄명

    “안녕하세요, 아아, 마이크 테스트. 제 말 들려요?”그때 갑자기 앳되고 익숙한 목소리가 하영의 귀로 흘러들었다.연회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모두가 일제히 스크린으로 시선을 돌렸다.눈을 번쩍 뜬 하영이 스크린에 나타난 세준의 모습을 보고 그대로 몸이 굳어져버렸다.‘세준이?’“다들 말씀이 없는 걸 보니 제 말 들리시는 거죠?”세준의 우아한 얼굴엔 미소가 떠올랐다.“저 꼬마는 누구죠?”“외모가 정유준 대표를 닮았네요! 정유준 대표님 아드님 아니에요?”“대표님 아드님 본 적 있는데, 아들이었던 것 같아요.”“그럼 틀림없겠죠. 그런데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거죠?”“모르죠. 일단 조용히 있어 봐요!”세준이 목청을 가다듬었다.“일단 제 소개부터 할게요. 저는 강세준이라고 합니다. 갑작스레 발생한 사건 때문에 저도 어쩔 수 없이 여러분 앞에 나타나게 됐네요. 솔직히 말씀드려서 우리 엄마를 괴롭히는 게 뭐 그렇게 대단한 일이에요? 정말 너무 저급하네요!”세준의 비웃음에 사람들은 술렁이기 시작했고, 그 사이에 앉아 있는 유준은 슬며시 입꼬리를 올렸다.‘상류층 사람들에게 시원하게 욕을 해주다니, 역시 내 아들이야! 배짱도 두둑하고, 카리스마 넘치네!’세준이 계속 말을 이었다.“저기 이름이 양 뭐라고 했지? 함부로 우리 엄마 비난하지 마시죠? 그때 당시 엄마가 살인을 저지른 게 확실해요? 그쪽도 현장에 같이 있었잖아요. 만약 반박하고 싶다면 그 전에 이 영상부터 확인해 보시죠!”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하영과 양다인이 카페에 앉아있는 장면이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소리는 없었지만 뒤에 보면 종업원이 건넨 레몬티를 마신 하영이 쓰러졌고, 그때 화면이 다시 바뀌었다.두 경호원이 쓰러진 하영을 한 아파트로 끌고가기 시작했고, 양다인이 그 뒤를 따랐다. 곧 이어 노란 머리 남자도 그 아파트로 들어갔다.“과정이 좀 길어서 여기서부터 제가 빨리 감기로 보여드릴게요.”말을 마친 세준은 영상을 배속으로 보여줬고, 한참 뒤에 피를 뒤집어쓴 양다인이 아파트에서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24화 5년 동안 효성을 다 했잖아!

    얼굴이 파랗게 질려버린 양다인은 불안한 눈빛으로 지금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있던 소백중을 쳐다보았다.“할아버지…….”양다인은 얼른 소백중 곁으로 기어갔다.“할아버지,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저 정말 그런 일은 한 적 없어요!”소백중은 생기 없는 눈빛으로 양다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귀에는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들이 들려왔고, 가슴은 실망감으로 가득 찼다.‘5년이나 내가 아끼던 외손녀가 가짜라니…….’소백중은 비참한 마음으로 눈을 감고 숨을 들이마셨다.“그만 가거라.”그 말에 양다인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하, 할아버지…….”“나는 네 할아버지 아니다.”소백중은 힘없이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우리 집안 체면이 정말 말이 아니게 됐구나.”“할아버지!”양다인은 소백중을 향해 울부짖었다.“강하영 말을 믿으시면 안 돼요. 거짓말이에요, 분명 거짓말하고 있는 게 틀림없어요!”하영이 앞으로 다가갔지만, 소백중은 차마 고개를 들어 하영의 시선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소백중은 양다인이 억장이 무너진 듯 울어대며 절망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더는 그녀를 상대하지 않았다.잠시 후 소예준이 서둘러 무대 위로 올라왔고, 하영과 시선이 마주치자 살짝 고개를 끄덕인 뒤 양다인 앞으로 다가가 싸늘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이제 진실이 밝혀졌으니, 너도 여기 남아있을 이유 없잖아.”양다인은 양손으로 주먹을 꽉 쥔 채, 매서운 눈빛으로 예준을 노려보았다.“너희 둘이 한통속이 되어 꾸민 짓이지? 할아버지가 나를 내쫓게 하려고 그런 거잖아! 소예준, 나야말로 진짜 너의 동생인데, 대체 왜 남을 돕는 건데?”“드디어 미쳤구나.”예준이 작은 소리로 양다인을 비웃었다.“경호원! 당장 이 여자를 끌어내!”예준의 말에 꼼짝도 안 하던 경호원들이 전부 무대 위로 올라와 양다인을 끌어내기 시작했고, 그녀는 거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러댔다.“너희들 분명 후회할 거야! 후회할 거라고! 나야말로 진짜 소진 그룹 손녀야. 내가 진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625화 언제 엄마 만나러 가요?

    정원에는 쓰레기와 오물로 가득 쌓여 있어, 차에서 내리자마자 코를 찌르는 악취가 풍겨왔다.하영은 코를 막고 깨진 창문과 얼굴에 생채기가 난 채로 대문을 지키고 있는 경호원을 바라보았다.하영은 경호원들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오늘은 돌아가서 씻고 푹 쉬고 있어요. 그동안 고생 많았어요.”“강하영 씨, 저희가 청소부한테 연락했으니 곧 도착할 겁니다.”하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고마워요.”말을 마친 하영은 별장에 들어섰고, 인기척을 느낀 인나와 주희가 얼른 아래층으로 뛰어내려왔다.인나는 하영을 보자마자 순간 뜨거운 눈물이 앞을 가렸다.“하영아…….”인나는 빠르게 앞으로 달려와 하영을 덥석 껴안았다.“뉴스 봤어! 양다인이 드디어 벌을 받게 됐네!”하영은 그런 인나의 등을 토닥이며 작은 소리로 달래줬다.“그동안 많이 무서웠지?”인나는 고개를 저었다.“네가 해결할 줄 알았어! 하영아, 이제 드디어 5년 동안 짊어진 원한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네.”하영은 인나에게 아직 양다인을 돕고 있는 배후가 있다는 얘기를 차마 할 수 없었고, 그저 웃으며 대답했다.“그래, 이제 모든 게 다 끝났어.”인나는 하영을 놓아주고, 들뜬 표정으로 주희를 보며 입을 열었다.“주희 씨, 얼른 그거 줘요!”주희가 고개를 끄덕이며 손에 쥐고 있던 종이를 건넸고, 인나는 그걸 다시 하영에게 전해줬다.“하영아, 이거 오늘 별장에서 소동 피우던 사람들 명단이야.”하영은 종이를 받아 힐끔 보더니, 인나를 보며 입을 열었다.“이 일은 이제 중요하지 않아.”“뭐?”인나는 눈을 크게 떴다.“내일 아침 일찍 병원에 검사받으러 가자.”“…….”난원. 유준이 별장에 도착했을 때 경호원이 막 두 아이를 데리고 들어왔고, 세준은 턱을 살짝 쳐들고 유준을 보며 입을 열었다.“저한테 보상을 줘야 한다고 생각해요.”유준의 눈썹이 살짝 치켜 올라갔다.“결국은 너의 엄마를 위한 일인데, 보상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세준은 유준을 똑바로 직시했다.“엄마를 위한

최신 챕터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9화 미래를 향해

    시현은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알았어, 알았어. 공주님 제발 살려주세요!!”세희는 그제야 흐뭇하게 손을 거두었다.“참, 지난번에 말한 그 사건 말이에요, 언제 해결하러 갈 거예요?”“시간이 좀 더 지나면.” 시현이 말했다. “네 몸은 아직 완전히 나아지지 않았으니까, 지금 계속 바쁘게 움직이면 안 돼. 만약에 저쪽에도 이런 악독한 귀신이 있다면, 너 또 상처를 입을지 몰라. 난 이미 죄책감 때문에 너와 결혼을 해서 평생 챙겨주고 싶으니까, 또 그런 일이 생긴다면, 나 정말 방법이 없어.”세희는 웃으며 말했다.“내가 언제 시현 오빠와 결혼한다고 했어요?”“쳇.” 시현은 입을 삐죽 내밀었다.“내가 뭐가 어때서? 나도 어깨가 넓고 근육이 있는 미남이라고! 인기가 얼마나 많은데.”세희는 말문이 막혔다.‘정말 뻔뻔하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을 칭찬하다니.’세희는 숨을 돌리며 입을 열었다.“시현 오빠.”“응?”“내가 지금 귀신을 잡는 일을 종사하고 있잖아요. 그러니 난 사실 아주 좋은 신붓감은 아니에요. 눈치 없는 귀신들이 가끔 날 찾아와서 귀찮게 할 수도 있으니까요. 난 인우와 반대로, 팔자에 음기가 가득 찼거든요.”“그러면 어떻게 되는데?”“7월 중순이 되면 많은 귀신들이 날 찾아올 거예요. 그럼 난 일이 잘 안 풀리거나 심지어 다칠 수도 있거든요.”“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만약 우리가 함께 한다면, 그 귀신들은 심지어 시현 오빠를 귀찮게 할 거예요.”“그래서, 이것 때문에 네가 최고의 신붓감이 아니란 거야?” 시현은 말을 마치고 웃으며 말했다. “이까짓 일로 내가 물러설 수 있을 것 같아? 세희야, 너도 날 너무 얕본 것 같아.”“그때 가면 나 때문에 모든 일이 잘 안 풀릴 텐데, 그게 두렵지도 않아요?” 세희는 시현에게 물었다.시현은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넌 우빈이를 그렇게 좋아하는데, 우빈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하나도 두렵지 않은 거야? 세희야, 넌 날 뭘로 보고.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난 두렵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8화 소고기

    시현과 인우는 비록 귀신을 보지 못했지만, 지금 검은 연기가 자신의 앞에서 천천히 흩어지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인우는 세희를 바라보며 물었다.“누나, 지금 어떻게 된 일이에요?”세희는 몸을 돌려 말했다.“그 귀신은 환생하고 싶지 않아서 이미 죽었어.”“귀신이 죽었다고?” 시현이 물었다.“이 세상에서 사라졌다는 뜻이야?”세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사방을 바라보았다.“캐리 아저씨, 이제 그 여섯 명의 귀신을 좀 잡아주세요.”캐리는 고개를 끄덕였고, 불과 몇 분 만에 겁에 질린 그 귀신들을 세희의 앞으로 데려왔다.세희는 그들을 바라보며 물었다.“당신들은 그 처녀귀신과 같은 선택을 할 건가요? 아니면 나와 같이 서낭당에 갈 건가요?”“서낭당에 갈래요!”“우리는 그 여자의 협박을 받아서 여기에 갇힌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벌써 떠났을 텐데!”“죽어도 우리를 괴롭히려 하다니! 우리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데!”이 귀신들은 그 처녀귀신이 사라진 후, 불평하기 시작했다.세희는 그들의 원망을 듣고, 마음속에 분노가 치솟았다.“지금 그 처녀귀신을 비난할 면목이 있는 거예요?!”세희는 노발대발하며 말했다.“당신들을 죽인 것은 그 여자의 잘못일지라도. 당신들은 자신에게 그 어떤 책임도 없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만약 당신들이 그 여자를 괴롭히지 않았다면, 오늘처럼 귀신으로 되어 이곳에 갇히지 않았겠죠!”“풉.” 한 여자 귀신이 냉소를 지으며 말했다. “우리에게 책임이 있다고요? 그 여자는 늘 자신의 성적을 가지고 남을 비웃었어요. 그러지만 않았어도 우리에게 괴롭힘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세희는 이 말을 듣고 어이가 없었다.“남의 성적이 우수해서, 당신들은 또 그 사람을 따라잡을 수 없어서, 그걸 자랑이라고 생각했던 거예요? 정말 불쌍하네요! 이 세상에 당신들 같은 질투심이 강한 쓰레기가 없어서 정말 다행이에요! 안심해요, 당신들은 다음 생에도 이번 생에 지은 죗값을 치러야 하니까!”귀신들은 세희가 한 말에 화가 났지만, 캐리와 인우 때문에 화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7화 그 소원 들어줘요

    “말이 쉽지!” 처녀귀신은 화가 나서 말했다.“날 죽인 그 사람들은 비록 귀신이 되었지만, 나도 그들이 환생하지 못하게 붙잡아둬야 한단 말이에요!”세희는 눈살을 찌푸렸다.“그 여섯 명의 학생들이 당신을 죽인 사람이었어요?”“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그들을 죽였을 것 같아요??”“그 사람들 찾아 복수를 한 이상, 이제 그만 그들을 놓아줘요. 이렇게 자신을 괴롭혀가며 그들을 붙잡고 있을 필요가 더 있을까요?”“그럴 순 없어요! 이렇게 쉽게 환생을 하라고 하는 건 너무 말이 안 되니까!!”처녀귀신이 노발대발했다.세희는 웃었다.“당신은 집념이 너무 커서 줄곧 이곳에 갇혀 있는 거예요. 영원히 자신의 고통으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잖아요. 만약 내려가서 벌을 받고 환생하여 다시 이 세상에 태어난다면, 이것 또한 자신의 과거를 내려놓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니겠어요?”“이렇게까지 날 가르칠 필요 없어요!”처녀귀신이 말했다.“오늘 당신들이 죽든지, 아니면 내가 죽든지, 둘 중 하나 선택하자고요!”말을 마치자, 처녀귀신은 세희를 향해 공격하려 했다.세희는 바로 인우를 부르려고 했고, 이때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 하나가 스쳐 지나갔다.빠른 속도로 달려온 캐리는 즉시 그 처녀귀신을 먼 곳으로 밀어냈다.“좋은 말로 타일러도 듣지 않고, 심지어 세희에게 손을 대려고 하다니. 오늘 사라질 준비를 하는 게 좋겠어!”캐리는 차가운 목소리로 붉은 옷을 입은 처녀귀신에게 말했다.“그게 뭐가 무섭다고.” 처녀귀신이 소리를 질렀다. “나도 이젠 지긋지긋해요! 이 더없이 더러운 세상! 내 부모님은 내가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후, 그들의 돈을 받고 바로 이 일이 없던 걸로 하자고 했어요. 내 오빠는 심지어 그들이 부자라는 것을 알고, 그들을 친구로 여겼고요! 환생할 게 뭐가 더 있겠어요? 환생해도 이렇게 더럽고 추악한 세상을 마주해야 하니까, 차라리 날 죽여요. 더 이상 이 징그러운 세상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처녀귀신의 말을 듣고, 캐리는 바로 손을 써서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6화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

    세희가 이렇게 말하자, 세준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저녁 무렵, 인우는 학교를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세희가 이미 집에 있는 것을 보았고, 무척 흥분해하며 달려갔다.“누나, 돌아왔어요?” 인우는 싱글벙글 웃으며 입을 다물지 못했다.“어때요, 다 나은 거예요?”세희는 의미심장하게 인우를 보더니 웃으며 말했다.“인우야, 오늘 저녁에 나 좀 도와줘.”“그래요.” 인우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학교에 가는 거 맞죠?”세희는 의아하게 인우를 바라보았다.“뭐야? 너 이제 무섭지도 않는 거야?”인우는 미소를 천천히 거두었다.“누나, 귀신은 무섭지만, 난 누나가 더 이상 그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 그때 누나가 그렇게 고생하는 것을 보면서, 난 그날 정말 학교로 달려가서 그 귀신들을 죽이고 싶었어요. 그러나 시현 형이 누나의 생각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억지로 참고 가지 않았던 거예요.”세희는 뿌듯해하며 인우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우리 인우 다 컸네. 누나를 걱정할 줄 다 알고.”인우는 세희의 손을 잡고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누나, 난 줄곧 누나를 걱정하고 있었어요. 다음에 이런 위험한 일을 하러 간다면, 꼭 나 데리고 가면 안 돼요? 난 누나를 지켜주고 싶어요.”“그래! 저녁에 우리 가족들 함께 밥을 먹은 후에 바로 출발하자!”“좋아요!”저녁에 하영과 유준 그리고 희민이 돌아왔다. 세희가 이미 퇴원한 것을 보고, 세 사람은 기뻐해하며 그녀를 에워싸고 수다를 떨었다.저녁을 먹은 다음, 하영은 세희를 데리고 위층에 가서 간단하게 몸을 씻어주고서야 세희를 보냈다.문을 나서자마자, 세희는 시현이 그의 포르쉐와 함께 집 앞 정원에 있는 것을 보았다.세희와 인우는 의아함을 느끼며 시현을 쳐다보았다.세희가 먼저 물었다.“여긴 어쩐 일이에요?”시현은 별장을 바라보았다.“세준이 마음이 놓이지 않아서 나한테 연락했지 뭐. 네 기사 되어 달라고.”“우리 집에 기사가 없는 것도 아닌데. 그러면 시현 오빠가 너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5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하니까

    “그래, 우빈아, 넌 15년 동안 세희를 좋아했고, 또 세희를 위해 많은 것을 바쳤지. 하지만 그거 알아? 세희는 아주 이성적인 사람이야. 세희가 만약 무슨 일을 알고 싶다면, 바로 감정 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호흡이 흐트러진 우빈은 시현을 바라보며 다시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알아요.” 우빈이 대답했다.“세희는 그 누구보다도 감성적이고 또 이성적이죠.”“그럼 만약 세희가 정말 날 선택한다면, 넌 어쩔 계획이야?”“그런 건 없어요.”우빈은 솔직하게 말했다.“내가 말했잖아요, 난 세희의 모든 선택을 존중할 거라고. 마찬가지로 다른 걱정 할 필요 없어요. 세희에게 거절을 당했다고 복수를 할 정도는 아니니까요.”시현은 계속 물었다.“그러니까 내가 세희와 함께 하더라도 넌 세희와 계속 친구를 하겠다는 말이야?”우빈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나와 세희는 줄곧 친구였어요. 우리 두 사람이 사귀지 않아도, 앞으로 여전히 사이가 좋은 친구예요. 고 과장님, 세희를 좋아해도 되지만, 내가 세희와 계속 친구로 되는 것을 막을 순 없어요.”시현은 갑자기 웃었다.“그럼 됐어!”우빈은 시현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했다.시현은 엘리베이터 앞으로 가서 버튼을 눌렀다.“난 내가 세희와 사귀면, 넌 불편해서 세희와 연락 끊을 줄 알았거든.”우빈은 말문이 막혔다.“사실 나도 그렇게 생각해 본 적이 있어. 이제 세희를 포기하자고. 넌 정말 세희가 필요한 것 같으니까...”말을 하다 시현은 우빈을 힐끗 바라보았다.“네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들은 하지 않겠어. 아무튼 후에 생각해 봤는데, 만약 널 향한 내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세희를 포기한다면, 그건 널 무시하는 것과 같잖아.”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시현은 안으로 들어갔고 우빈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이 나란히 엘리베이터에 서자, 우빈은 잠시 침묵하다 입을 열었다.“그 결정은 틀리지 않았어요. 난 확실히 가족을 모두 잃었지만, 그래도 피와 살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 나 혼자만이 이런 상황이 아니잖아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4화 나에게 기회를 주면 안 될까?

    시현은 말을 이어받으며 오른손을 들었다.“그때 내 오른손에 피가 가득 묻은 거 있지? 심지어 의사가 네 등의 썩은 살을 모두 베어낸 것을 직접 봤는데, 며칠째 잠을 못 잤어.”“에이, 그건 간단하죠!” 세희는 히죽거리며 말했다.“수면제 처방받으면 편안하게 잘 수 있지 않겠어요?”시현은 웃으며 침대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세희야, 날 원망하고 싶지 않아?”“원망이요?” 세희는 시현의 뜻을 잘 몰랐다.“내가 왜요?”시현은 콧등을 긁적였다.“내가 널 데리고 그곳에 가지 않았다면, 너도 이렇게 다치지 않았을 거야.”세희는 눈을 부라리며 시현을 바라보았다.“그건 시현 오빠 탓이 아니에요. 그 귀신들이 겁도 없이 나한테 덤빈 것뿐이니까요. 다 회복되면 그 귀신들 전부 잡아버릴 거예요!”“또 그곳에 가려고?” 시현은 경악하며 물었다.“그럼요!” 세희는 손을 내밀었다.“일곱 명의 귀신을 전부 다 데려갈 수 있다면, 염라대왕님은 좋다고 박수를 치실지도 몰라요.”시현은 세희의 얼굴에 나타난 즐거운 미소를 애틋하게 바라보았다.“난 오히려 네가 날 욕하면서 분풀이를 했으면 좋겠는데. 이렇게 홀가분한 말투로 말하는 거 보니까 마음이 너무 아파.”“그럼 너무 재미없죠! 난 시현 오빠 돈 뜯어먹는 게 더 좋은 거 같은데? 내가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으면, 날 데리고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오케이!” 시현은 시원스럽게 대답했다.“먹고 싶은 거 다 사줄게.”세희는 고개를 끄덕였다.“참, 세준 오빠가 그러던데, 미정 할머니를 찾아갔다면서요?”시현은 숨김없이 대답했다.“응, 가서 어떻게 해야 널 보호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쭤봤어.”“하하하.” 세희는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 “날 보호한다고요?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죠? 그리고 시현 오빠는 귀신도 안 보이는데, 어떻게 귀신과 싸우려는 거예요? 정의감과 용기로 귀신을 제압하려고요?”“내가 만약 내 정의감을 이용할 수 있다면, 이 세상엔 귀신이 없을 거야?”세희는 웃으며 말했다.“그냥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3화 많이 놀랐죠?

    시현은 세준 그들에게 돌아가서 쉬라고 한 다음, 혼자 의자에 앉아 멀리서 세희를 바라보았다.그녀는 아주 평온하게 잠을 자고 있었고, 숨을 고르게 쉬고 있었다.이때 간호사가 걸어왔다. 시현은 그녀를 보며 얼른 일어나 물었다.“선생님.”간호사는 그를 쳐다보았다.“무슨 일이시죠?”“세희는 언제 중환자실에서 나올 수 있는 거죠?”“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요 며칠 더 관찰을 해야 할 것 같아요. 아가씨는 제가 본 여자아이들 중에서 가장 엄중한 상처를 입으신 환자라서요. 잘못하면 흉터가 남을 텐데... 어휴...”말이 끝나자, 간호사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시현은 그녀의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엄청난 죄책감을 느꼈다.‘이번 생은 철저히 세희에게 빚진 셈이네.’사흘 후, 세희는 중환자실에서 나왔고, 이 일을 알게 된 하영과 유준도 얼른 병원에 찾아왔다.세희가 침대에 엎드려 멍을 때리는 것을 보며, 두 사람은 가슴이 아팠다.하영은 허리를 굽혀 세희의 머리를 어루만졌다.“세희야, 미안해. 네 오빠들이 아침에 금방 이 일을 알려줘서, 엄마와 아빠도 이제야 달려온 거야.”세희는 고개를 저으며 억지로 웃음을 지었다.“괜찮아요, 엄마. 이거 봐요, 나 아직 멀쩡하잖아요?”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걱정 마. 무슨 방법을 써서더라도 네 등의 흉터를 치료할 테니까.”“사실 난 이런 거 신경 안 써요. 등일 뿐이니, 평소에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게다가 나 자신도 볼 수 없으니까, 심리적인 스트레스도 없어요.”“네가 꾸미길 좋아한다는 거, 여기에 모르는 사람이 없을걸?” 세준은 벽에 기대며 말했다.세희는 고개를 돌려 세준을 보려 했지만, 상처가 땅기는 바람에 아파서 이를 악물었다.세준은 마음이 아파서 눈살을 찌푸렸다.“좀 움직이지 마. 나도 안 비웃을게.”유준은 세준을 바라보았다.“세준아, 너희들은 외국에 아는 사람이 많으니까, 무슨 방법을 쓰더라도 좋은 성형과 의사를 찾아. 세희의 등에 절대로 흉터 남지 않게.”세준은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2화 곁에 잘 있어줘

    두려움과 걱정이 밀려오자, 시현은 도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는 눈을 뜨고 창밖의 하늘을 바라보았다.‘난 세희가 하는 일에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데. 그럼 세희를 보호하려면 난 대체 무엇을 할 수 있지?’생각하다 시현은 핸드폰을 꺼내 세준에게 톡을 보냈다.[그 할머니 지금 어느 호텔에 계시는 거지?]얼마 지나지 않아, 세준은 시현에게 나미정이 지내고 있는 호텔 주소와 방번호를 보냈다.[고마워, 세준아.]세준은 이 문자를 보며 차갑게 웃었다.[세희의 일, 난 이대로 넘어가지 않을 거야.][날 때리고 싶든, 죽이고 싶든 네 마음대로 해. 다 내 잘못이니 나도 변명할 말이 없어.]이 문자를 보낸 후, 더 이상 답장이 들어오지 않았다.시현도 더 이상 아무것도 보내지 않고, 차에 시동을 걸어 호텔로 갔다.30분 후, 시현은 나미정이 있는 룸 앞에 도착했는데, 잠시 심사숙고한 다음, 손을 들어 문을 두드렸다.곧 안에서 나미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만 기다려.”문을 열자, 시현이 문밖에 서있는 것을 보고 그녀는 약간 의아해했다.“네가 바로 병원에 있었던 그 총각인가?”시현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할머니. 저와 잠깐 얘기를 좀 나누시면 안 될까요?”“그래.” 나미정은 몸을 비키며 말했다. “들어와서 말하자꾸나.”시현은 들어가서 소파에 앉았고, 나미정은 그의 옆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무슨 일로 날 찾는 거지?”시현은 긴장이 돼서 두 손을 비볐다.“할머니, 저도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저처럼 평범한 사람은 대체 어떻게 해야 세희의 안전을 보호할 수 있을까요?”“평범한 사람이라...”나미정은 웃기 시작했다.“왜, 네가 보기에 우리와 같은 무당은 평범하지 않은 건가?”시현은 멈칫하더니 얼른 설명했다.“그런 뜻이 아니에요. 아무튼 저희보다 강하고 특수한 능력이 있으시잖아요.”“그것도 다 하늘이 내려준 신기일 뿐이지.”나미정이 말했다.“그러나 우리도 평범한 사람들이야. 밥을 먹어야 하고, 또 때가 되면 죽는 법이니

  • 사장님, 우리 끝났잖아요!   제1511화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

    세희는 자신의 손바닥을 바라보았다. 부적은 비록 뚜렷하지는 않지만, 그녀는 여전히 강렬한 양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세희는 숨을 들이마신 다음 천천히 일어섰다. 그 순간, 옆에서 놀던 그 귀신들은 고개를 홱 돌리더니 모두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그들의 시선을 알아챈 세희도 눈을 돌려 귀신들을 보았다.‘또 이런 느낌이야! 이곳을 못 나가게 하는 그런 느낌!’세희는 밀려오는 공포를 참으며 용기를 내어 문 앞으로 걸어갔다.문과 가까워질수록 주위의 음기는 더욱 강렬해졌다. 심지어 세희는 자신의 영혼이 억압된 느낌을 받았다.“누나, 무서워하지 마요!!”“세희야! 용기를 내서 그곳에서 나와! 그 귀신들은 널 건드리지도, 널 다치게 하지도 못할 거야!”“누나! 나랑 형들이랑 그리고 고 과장님이 여기서 누나를 기다리고 있어요!”인우와 나미정의 목소리를 듣고, 세희는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이를 악물며 가깝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다가갈 수 없는 문을 향해 계속 나아갔다.세희는 숨을 깊이 들이마셨고, 부적이 그려진 손을 들어 다시 시도했다.이번에 그 귀신들은 섬뜩하게 웃기 시작했다. 세희가 문손잡이에 손을 얹으려 하자, 그들은 재빨리 앞으로 돌진했다.이때, 매몰찬 음기가 덮쳐왔고, 세희는 부적이 있는 그 손을 들고 돌아섰다.그 귀신들은 하마터면 세희의 영혼과 닿을 뻔했다. 그러나 세희의 손에서 나는 강렬한 양기가 서려 있는 부적을 감지한 그들은 표정이 돌변했다.세희는 뒤로 물러섰고, 등이 문에 닿는 순간, 재빨리 몸을 돌려 문손잡이를 잡았다. 그리고 문을 연 후, 그녀는 즉시 뛰쳐나갔다.이때, 줄곧 병상에 누워있던 세희는 눈을 번쩍 뜨더니 숨을 들이마셨다.세희가 깨어나는 것을 보고, 인우는 감격에 겨워 소리쳤다.“누나! 왜 이제야 깨어난 거예요!!”그러나 세희는 그의 말을 듣지 못한 듯, 눈을 천천히 감았다.인우는 완전히 멍해지더니 당황해진 표정으로 나미정을 바라보았다.나미정은 아주 침착하게 대답했다.“별일 아니야, 피곤해서 그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