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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유현진: ...

맞은 편에서 웃음을 참고 있는 신우는 볼이 아플 지경이었다.

그는 고여정에게 눈빛으로 물었다.

“거봐, 내가 못 알아본다고 했지?”

고여정이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나지막이 말했다.

“한서 씨, 시력 안 좋잖아. 웨딩홀 조명이 어둡기도 하고 멀리 떨어져 있기까지 하니까, 제대로 보지 못했을 거야.”

그러더니 그녀는 한 마디 더 보탰다.

“유현진 씨가 위장을 잘하기도 했어.”

자유자재로 바뀌는 유현진의 음색은, 일반인은 정말이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사실, 고여정의 말도 틀리지는 않았다. 강한서는 눈이 나빴기에 눈썰미도 나쁜 편이었다.

그는 애초에 유현진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녀가 그에게 준 인상이라고는 짙은 화장에 이목구비가 선명했고, 그리고 얼굴이 굉장히 낯에 익었다는 것이었다. 그의 머릿속에는 주강운이 기억을 되찾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뿐이었다. 그러니 그에게 유현진을 자세히 들여볼 마음 같은 건 없었다.

유현진은 그런 강한서가 조금 답답해졌다. 반나절이 지나도록, 강한서 이 개자식은 아직도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있었다!

전엔 강한서를 놀릴 생각이었다면, 지금은 조금 화가 나기 시작했다.

‘영원히 못 알아보는 일은 없다며? 역시 순 거짓말쟁이!’

유현진은 머리를 숙이고 밥을 먹는 남자를 흘겨보더니 갑자기 발로 강한서의 다리를 쓸었다.

강한서는 정전된 것처럼 “척”하고 몸을 일으켰다.

그의 동작이 어찌나 컸던지, 테이블도 흔들릴 지경이었다.

유현진은 순진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강한서의 얼굴이 어두워지더니 그녀를 빤히 쳐다보았다. 화가 난 것 같았지만, 분노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몰라 결국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화장실 좀.”

그는 의자를 뒤로 밀고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

유현진은 눈을 반짝이며 굴리더니 몸을 일으켰다.

“실례할게요.”

말을 마친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차미주도 얼른 몸을 일으키려고 했지만 한성우에게 손목이 잡혔다.

“나와, 할 얘기가 있어.”

차미주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빼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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