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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4화

유현진은 그의 손등을 툭 치고 흘겨보며 말했다.

“너한테 카톡 했잖아. 못 봤어?”

“나더러 잘 쉬라며?”

유현진이 의아해하며 물었다.

“내가 문자 여러 개 보냈는데? 강운 씨 상황 모면하는 거 도와줘야 한다고, 너 푹 쉬고 나중에 만나자고.”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잘 쉬라는 것만 봤어.”

아마 휴대폰 전원을 끄면서 메시지가 제대로 보내지지 않거나 지연된 것 같았다.

유현진은 또 전후 사정을 강한서에게 얘기했다.

“어떤 분이 강운 씨에게 사람을 소개시켜주겠다고 여러 번 말해서, 더 이상 거절할 수가 없어서 여자친구가 있다고 거짓말을 했대. 신진성 씨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결혼식에 참석하라고 했고.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나한테 부탁했어. 네가 오해할까 봐 전화했었는데, 휴대폰이 꺼져있더라고.”

‘도와줄 사람이 없어?’

강한서가 코웃음을 쳤다.

“넌 너무 원칙이 없는 거 아냐? 넌 남편이 있는 사람이야, 어떻게 그런 걸 도와줘?”

“인턴제 남자친구야.”

유현진이 강한서의 말을 정정했다. 그녀는 잠시 후 다시 입을 열었다.

“엄마 장례식도 강운 씨가 도와줬어. 그렇게까지 말하는데, 내가 어떻게 거절해?”

유현진의 말에 강한서의 얼굴이 어두워지자 그녀는 손가락을 뻗어 그의 손바닥을 만지작거리며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널 속인 것도 아니잖아. 전화도 하고 문자도 했는걸.”

강한서는 당연히 유현진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그가 화가 난 이유는 주강운이 유현진에게 기분 나쁜 화장을 해준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 유현진이 주강운에게 진 그 신세 때문이었다.

그는 이혼 전 자신의 했던 그 일을 뼈저리게 후회했다. 만약 조금 더 소통하고 성질을 조금 덜 부렸다면, 주강운에게 그런 기회를 내주어 유현진이 신세를 지게 만들고 또 그 일로 매번 유현진이 마음 약해지게 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다.

강한서는 깊은 숨을 들이쉬며 감정을 억눌렀다. 그는 유현진의 귓불을 어루만지며 나지막이 물었다.

“누가 너한테 이런 메이크업 해줬어?”

유현진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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