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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03화

한성우는 그제야 유현진이 촬영팀에서 어떤 일을 당했는지 알게 되었다.

차미주가 주강운에게 도움을 청한 것을 알고 그는 어쩐지 불쾌해졌다.

“왜 나한테 도와달라고 안 했어? 나 안 감독이랑 엄청 친해.”

차미주는 볼이 꽉 차게 입안에 음식을 밀어 넣어 햄스터 같았다. 그녀는 그 상태로 어물어물 대답했다.

“아차느주아라?”

한성우의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싫은 척 티를 내며 차미주에게 주스를 건넸다.

“다 먹고 말해.”

차미주가 주스를 받아 마시고는 말했다.

“내가 안 찾은 줄 알아? 현진이 전화 받고 바로 너 찾아갔었어. 외박했으면 했지, 전화도 안 받고. 마침 주 변호사님이 전화가 와서 어쩔 수 없이 부탁한 거야. 다행히 주 변호사님도 감독님과 아는 사이였고. 아니면 내가 제때에 가져가지 못했을 거야.”

유현진은 찢긴 무용복을 발견한 후, 두 가지를 준비했다. 하나는 빨간색 무용복으로 상황을 무마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차미주에게 연락해 같은 옷을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었다.

차미주는 제작진들과 오랫동안 함께 일하면서 의상팀이나 소품팀 사람들과 친하게 지냈었다. 무용복 같은 단체복은 보통 제작하지 않고 여러 촬영팀에서 교환하여 사용했다. 그러니 차미주가 무용복 사진을 단체 채팅방에 보내고 인맥을 총동원하여 같은 옷을 찾을 수 있었다.

옷이 찢긴 이런 사건은 감독이 어르고 제작진이 달래주는 유명 배우에게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유현진 같은 신인 배우에게는 좋지 못한 이미지를 심어주기도 했다.

옷이 왜 찢겼는지에 관심을 두는 사람은 없었다. 다만 그 때문에 일에 지장을 주었다는 것에만 초점이 놓여있었다.

차미주는 밑바닥에서부터 일을 시작하면서 별의별 일을 다 봤었다. 어떤 수단을 이용하든 비워진 자리는 이내 또 새 사람으로 채워지는 것이 이 바닥이었다.

“전화했었어?”

한성우가 휴대폰을 꺼내 부재중 전화를 확인했다. 과연 차미주가 전화했던 기록이 남아있었다.

그가 차미주에게 주었던 번호는 업무용 전화번호였다. 이 번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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