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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7화

"강 대표님."

멀지 않을 곳에서 애교가 섞인 여자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유현진은 차가운 눈빛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러자 화려한 핑크색 원피스를 입은 송민영이 시선에 들어왔다.

송민영은 만면에 화사한 웃음을 지으면서 걸어오더니 인사를 건넸다.

"송 대표님도 있었네요."

그러고는 시선이 유현진을 훑더니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현진 씨, 잘 지내셨어요?"

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렸다. 송민영은 여기에 왜 온 거야?

유현진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지만, 손은 두 주먹을 꽉 쥐고 있었다.

유현진은 송민영이 악센트를 어디에 뒀는지 알아들었다. 유현진의 처지에 깨고소해하는 그의 마음이 곧이곧대로 말투에서 전달되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유현진은 강한서와 이혼한 것도 모자라 일전 한 푼도 못 받고 쫓겨났다. 유현진에게서 여러 차례 수모를 받아온 송민영은 이 소식이 기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얼마 전에 현진 씨의 어머님이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당시 출장으로 타지에 있어서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해 못내 미안했는데, 오늘 현진 씨 상태를 보니까 어머님을 여읜 슬픔에서는 벗어났나 보네요. 역시 시간은 약이에요."

유현진은 눈빛이 어두워졌다.

엄마가 돌아간 지 한 주밖에 안 되는데, 엄마를 여읜 슬픔에서 벗어났다니, 이건 분명 상처난 가슴에 비수를 꽂는 말이었다.

"민영 씨, 미안할 거 없어요. 우리 엄마를 북교 묘원에 모셨으니, 가서 몇 시간 정도 절하면서 민영 씨의 마음을 전하면 돼요. 말로만 하지 말고 행동에 옮겨야죠. 우리 엄마가 민영 씨의 정성에 감동되어 나중에 민영 씨의 꿈에 나타나 직접 고마움을 전할 수도 있잖아요."

송민영은 입술을 바르르 떨었다.

어떻게 저렇게 멀쩡한 표정을 짓고 저렇게 음산한 말을 아무렇지 않게 할 수 있지?

이혼했는데도 독설은 여전하네!

이혼까지 했으니 이젠 강한서의 눈치마저 볼 필요 없으니까 완전한 자유를 얻었다는 건가?

송민영은 애써 웃으면서 답했다.

"현진 씨, 농담도 잘하시네요."

그러면서 화제를 송민준에게로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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