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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3화

어르신의 마음은 사람의 마음을 비치는 거울과 같이 뭐든 다 보아낼 수 있었다.

어르신은 곧 아흔 살의 장수 노인이다. 하지만 근 몇 년동안 어르신의 자식들은 다 이 세상을 떠났으며 마지막 남은 자식도 반신불수로 병상에 누워있다.

자식들을 먼저 보내고 나니 손주들과의 감정도 점점 멀어지면서 어르신은 고향 집에서 외롭게 지냈다. 하지만 고향 집의 철거 소식이 전해지자 수많은 "효자"들이 나타나 효자 노릇을 하려고 했다.

그러니 어르신은 그들의 생각을 다 꿰뚫고 있었다. 그들은 모두 어르신의 철거 보상금을 노리고 있다.

어르신은 이미 돈을 중요시하는 나이가 아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돈을 나누어주고 나면 정작 아프다고 해도 보러와 줄 이는 없을 것이다.

나이를 먹어가니 자식들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망정 짐만 되었다.

이 돈이라도 손에 쥐고 있으니 한주시에 오겠다고 했을 때 그나마 데리러 오는 사람이 있고 어르신의 뜻에 따라 행동했다. 하지만 그들의 신경은 전부 그 돈에 있었다.

병실에서 환우들과 텔레비전을 보고 있을 때, 사람들은 전부 프로그램에 대해 의논하고 있었지만 어르신은 스크린에 비친 유현진을 보며 문득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증손녀가 보고 싶어졌다.

유현진은 다른 사람과 달랐다. 그녀는 어르신이 달콤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내버려 두지 않았으며 담배와 술도 공제했다. 게다가 한밤중에 감기라도 걸릴까 봐 에어컨의 따뜻한 바람도 틀어주었다.

그녀는 여전히 어렸을 때처럼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사탕을 입에 넣고서도 어르신이 속상해할까 봐 맛있다고 말해주던 아이였다.

그녀는 누구보다 착했다.

유현진은 눈물을 참으며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꼭 강씨 가문 사람들이 사과하게 할게요."

어르신은 손을 흔들며 말했다. "교양 없는 어린애랑 뭔 말을 한다고."

어르신은 유현진의 손을 잡더니 통장을 쥐여주며 말했다. "어서 숨겨. 아무도 못 보게."

병실 밖에서 둘째 작은어머니가 뒤꿈치를 들고 병실을 염탐했다.

하지만 칸막이 커튼 때문에 두 사람의 행동을 볼 수 없어 속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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