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29화

증조할아버지는 왠지 강민서가 낯익었다. 좀 생각해보자 며칠 전에 사진첩에서 본 기억이 떠올랐다.

"왠지 낯익다 했더니 아가씨 그 놈 여동생이지? 다 한식구네. 마침 잘왔어. 오늘 내가 야채를 많이 캤는데, 점심에 야채전을 만들어 줄게."

증조할아버지는 워낙 시골 사람이라 소박하고 마음이 너그럽다. 구십이 다 되는 나이에 젊은이 따지고 싶지 않았고, 강한서의 동생이라는 사실을 알자 상대방이 바로 친근하게 느껴졌다.

강민서가 피식 웃더니 말했다.

"누가 당신이랑 한식구래? 유현진은 우리 집에서 자선사업이라도 하는 줄 아나? 평소에 쥐새끼 마냥 친정집에 돈을 보내는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아예 사람을 집안에 들여? 당신들은 염치라는 게 없어?"

이 말에 증조할아버지의 얼굴이 바로 굳었다. 그는 손에 쥐었던 호미를 버리고 강민서를 향해 손가락질하면서 말했다.

"젊은이가 무슨 말을 그렇게 고약하게 해."

"유씨 집안에서 하는 건 괜찮고 말하는 건 안되나? 늙은이가 아직도 도둑놈 심보를 버리지 못하고 말이야. 이렇게 고급 저택에 살아보니까 시골 그 낡아빠진 집과는 비교할 수 없지? 버러지들 같으니라고."

증조할아버지는 화가 치밀어서 손이 막 떨리고 목소리도 떨렸다.

"너 말을 똑바로 해. 시골 사람들이 어때서? 뭐 버러지? 우리의 노력으로 부지런히 경작을 해서 생계를 유지하는데 왜 버러지야. 그리고 너희들 먹는 거, 입는 거 어느 하나 농삿일을 거치지 않은 거 있어? 젊은 친구가 왜 이렇게 야박해!"

"내가 틀린 말 했어? 당신 스스로 봐봐. 유씨네 가족들 다 버러지만도 못한 인간들이야. 엄마는 무슨 생각을 하고 약을 가져다 주라고 한 거야? 유현진이 임신하지 말아야지. 임신해서 뱃속의 아이가 당신들 같이 버러지 같으면 어떡할라고."

강민서는 말하면서 박스를 들고 집 안으로 걸어갔다.

증조할아버지가 화가 난 나머지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강민서의 손목을 잡더니 소리쳤다.

"나가! 당장 나가! 그 물건 가지고 당장 여기서 나가!"

증조할아버지가 힘써 강민서의 손목을 잡아당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