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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강한서가 어젯밤 일을 물어보면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유현진은 고민하고 있었다.

‘그냥 사고였다고, 다 큰 성인이 그럴 수도 있다고 덤덤하게 말하면 될까?’

하지만 강한서는 어젯밤 일에 대해 물어볼 생각이 전혀 없는 듯했다.

유현진은 화가 치밀어 올랐다.

하지만 무턱대고 화를 낼 수는 없었다. 그러면 어젯밤 일을 마음에 두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까 싶어서이다.

‘그래, 강한서가 먼저 시작했으니 난 그냥 즐겼을 뿐이라고.’

그 생각에 유현진의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별생각 없이 그냥.”

유현진은 강한서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리가 없었다. 100억은 이혼 소송을 도와주는 주강운에게 줄 변호사 비용이었으니.

물론 유현진은 주강운에게 이혼 소송을 도와달라고 부탁한 적은 없었다. 주강운은 강한서의 친구이니 소송을 도와준다고 해도 자신이 아닌 강한서를 도울 것으로 생각했다.

그러니 ‘주강운을 별생각 없이 100억으로 저장했다’라는 유현진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녀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렇다고 더 캐묻지도 않았다.

“그럼 나는 뭐로 저장했는데?”

유현진은 잠깐 멈칫하더니 말했다.

“당연히 이름으로 저장했지, 뭐로 저장했겠어?”

하지만 강한서는 바로 유현진의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눈치채고는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강한서의 시선에 유현진은 등골이 오싹했다. 왠지 모르게 그가 휴대폰을 가져가서 확인할 것만 같았다.

하지만 강한서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를 한참 쳐다보더니 이불을 거두고는 침대에서 일어섰다.

그는 맨발로 카펫을 밟으며 허리를 숙여 바닥에 떨어진 잠옷을 몸에 걸쳤다.

유현진은 눈 한 번 깜빡하지 않고 강한서의 몸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강한서는 몸이 얄팍했지만 근육 라인이 굉장히 예뻤다. 복근이 있을 뿐만 아니라 등 근육까지 탄탄했다. 운동하는 사람이면 알 것이다, 등 근육을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매일 회사 일로 바쁘면서도 시간을 짜내 운동하니 자기 관리가 철저했다.

“남자라면 다 그런 눈으로 봐?”

강한서가 바지를 다 입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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