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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유현진이 그의 말을 들을 사람도 아니었기에 강한서는 일찍이 포기했다.

유현진이 가까이 다가오자 강한서는 그녀에게서 술 냄새가 나는 것 같아 의아스러운 얼굴로 물었다.

“너 술 마셨어?”

“아니.”

유현진은 얼굴이 새빨갰다.

하지만 거짓말을 해봤자 티가 날 것 같아 유현진은 솔직하게 말했다.

“많이는 아니고, 조금 마셨어.”

겨우 와인 반병뿐이었다. 그녀의 주량으로 와인 반병을 마셔도 전혀 취할 리 없었고 그저 도저히 맨정신으로 강한서를 씻겨줄 수 없을 것 같아 마신 거였다.

강한서는 그녀를 한참 뚫어지게 쳐다보더니 그녀에게 수건을 건네주며 덤덤하게 말했다.

“먼저 한 번 닦아내는 게 좋겠어.”

유현진은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씻겨본 적이 없었다.

전에 두 사람은 욕실에서 사랑을 나눈 적이 있다고 하지만 그것도 유현진이 강한서가 샤워하는 틈을 타 등을 밀어준다는 핑계를 대고 욕실로 들어온 거였다. 등을 밀기는커녕 결국 욕구에 못 이겨 그녀가 먼저 옷을 훌렁 벗어버리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스킨십이 끝나면 강한서는 그녀를 깨끗이 씻어주고 침대까지 안아가곤 했다.

강한서는 그녀의 구애를 곧잘 받아줬었다.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해도 침대에서만큼은 열정적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강한서의 열기가 점점 식은 것 같았다.

두 사람은 아이의 일 때문에 싸움이 잦아졌고 이로 인해 강한서는 점점 그녀에게 흥미를 잃은 듯했다.

‘내가 진작 질렸겠지, 뭐. 아이를 가지고 싶지 않은 건 그저 핑계일 뿐이야. 아니면 사랑하는 송민영이 마음에 걸려서 그랬나? 개자식. 나랑 질리도록 자고 나서는 이제 와서 사랑하는 여자 생각하는 거야?’

이때, 강한서가 갑자기 그녀의 손목을 덥석 잡았다.

정신을 차려보니 강한서가 알 수 없는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금 뭐 하는 거야?”

유현진이 이런저런 생각을 할 때 손이 점점 아래쪽으로 내려간 것이었다.

당황한 기색이 역력한 그녀는 다급하게 손을 움츠렸는데 강한서가 갑자기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유현진은 중심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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