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운의 말에 현장이 소란스러워졌다.기자들은 이승호를 에워싸고 연달아 그를 향해 질문을 던졌다.“이 대표님, 조금 전 최 대표님께서 하신 말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정말 이 대표님께서 주가영 씨를 최 대표님 곁에 심어두신 겁니까?”“주가영 씨가 운성 그룹의 기밀을 빼돌린 건 이승호 씨 명령 때문입니까? 주가영 씨의 신분이 밝혀지고 BPL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지금 심정을 얘기해주실 수 있으십니까?”‘지금 심정?’당연하게도 이승호는 지금 기분이 몹시나 언짢았다.“비키세요!”이승호는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기자를
그런 생각이 들자 최지연은 저도 모르게 들떴다.‘기회가 있다면 당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모에게 슬쩍 물어봐야겠어.’“그럼 오늘은 여기서 끝마치겠습니다.”최성운이 입을 열었다.“다음 달에 저랑 서정원 씨가 약혼식을 치를 겁니다. 구체적인 날짜는 따로 알려드리겠습니다.”최성운은 말을 마친 뒤 서정원의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서정원은 자신과 깍지를 끼고 있는 최성운에게 이끌려 자리를 떠났다.손바닥에서 최성운의 온기가 느껴지면서 마음이 따듯해졌다.호텔 밖의 주차장에 도착하자 최성운은 신사답게 서정원을 대신해 차 문을 열면서
하나로 병원.심준호는 무기력하게 병상 위에 누워있었다. 몸의 상처도 아팠지만 가슴이 더 아팠다.그는 지금껏 서정원과 최성운 두 사람이 정말로 헤어진 줄 알았다.그리고 최성운과 주가영이 약혼한다는 소식에 그는 내심 기뻤다. 최성운이 쓰레기 같이 굴어서 서정원에게 상처를 줬다고 생각했었다.그 덕분에 심준호는 자신에게 기회가 생겼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오늘 약혼식에서 심준호는 그 모든 것이 자신의 헛된 망상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서정원과 최성운이 갈라선 건 그저 계획을 위해서였다.두 사람은 완벽한 호흡으로 사람들 앞에서
“네.”유서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굴을 붉혔다.그녀는 집에서 잘 준비를 하다가 매니저에게서 심준호가 저녁때 촬영하다가 다쳐서 내일 현장에 나오지 못해 먼저 유서혜와 다른 배우의 신을 촬영해야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유서혜는 무척 걱정됐다.“선배는 괜찮아요?”매니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나도 모르죠. 아마 괜찮을 거예요.”“네, 알겠어요.”유서혜는 전화를 끊었지만 여전히 심준호가 몹시 걱정됐다.‘이렇게 늦은 시간에 촬영하러 갔다가 상처를 입고 병원에 가다니.’유서혜의 머릿속은 우울이 드려진 심준호의 준수한 얼굴로
유나는 고개를 숙이며 두 사람의 시선을 피했다. 그녀는 무척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아버님, 어머님. 저 재민이가 걱정되어서...”이송혜는 그녀를 무시하고 임재민의 병상 앞에 서서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그의 이마를 만졌다.그녀는 멀쩡하던 아들이 눈앞의 여자 때문에 이 꼴이 된 걸 생각하면 울컥 화가 치밀어 올랐다.“재민이가 이 꼴이 돼서 기쁘지?”“어머니, 아니에요. 재민이가 사고를 당해서 전...”유나는 아주 괴로웠다.그녀 또한 임재민이 사고를 겪길 바란 적은 없다. 임재민이 교통사고를 당해 가장 괴로운 건
“유나 씨, 왜 그래요? 내가 봐줄게요.”서정원이 다급히 그녀의 손목을 잡아당겨 진맥하려 했다.유나는 그녀를 밀치고 화장실 안으로 들어갔다.“펑!”유나는 화장실 문을 닫았다. 걱정 가득한 얼굴로 그녀를 뒤따르던 서정원을 문밖에 두고 말이다.“유나 씨, 왜 그래요? 유나 씨?”안에서 유나의 대답이 들렸다.“난 괜찮아요. 화장실이 급해서요.”‘화장실이 급하다고?’서정원은 문득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잠시 뒤, 유나의 울먹이는 소리가 들렸다.“서정원 씨, 나 피가...”‘뭐라고?’그 말을 들은 서정원은 안으로 쳐들어
병원에 도착한 뒤 서정원은 유나를 부축해서 차에서 내린 뒤 당부했다.“지금 속이 막 울렁거리죠? 눈 감고 길을 보지 않으면 좀 괜찮을 거예요.”유나는 서정원의 말대로 눈을 감고 그녀에게 몸을 맡겼다.조금 전 그 말은 헛소리였다. 이 병원이 임재민이 있는 병원이라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서 한 말이었다.서정원은 조금 전 오는 길에 온라인으로 예약했기에 그들은 곧바로 산부인과 진료실로 향했다.한 임산부가 진료를 받고 있었고 서정원은 유나를 자리에 앉혔다.“의사 선생님, 저 피를 봤는데 혹시...”“걱정하지 마요. 정상적인 현
“시간이 별로 없어서 못 받았어요.”“앞으로 제때 오세요. 검사받는 거 아주 중요해요. 아이 발육 속도가 좀 느리네요. 약 처방해 드릴 테니까 병원에서 5일 동안 수액 맞으셔야 해요.”초음파 검사를 마친 뒤 유나는 침대에서 내려왔다. 서정원은 커튼을 열었고 두 사람은 떠나려 했다.고개를 든 유나는 이송혜를 보고는 곧바로 커튼을 쳤다. 그녀는 아이가 위험하다는 걸 이송혜에게 들키고 싶지 않았다.의사는 그녀의 행동을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묻지는 않았다.“밖에 만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나 봐요?”유나가 고개를 끄덕이자 의사는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