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원 씨, 괜찮아요?”최성운은 서정원을 꼭 끌어안으며 걱정이 담긴 목소리로 긴장한 듯 물었다.그는 심준호의 차를 뒤따라 별장까지 왔고 주가영의 전화를 받다가 한 무리의 사람들이 별장 안으로 들어가는 걸 보았다.최성운은 서정원이 걱정되어 다급히 차에서 내려 별장 안으로 향했다.그런데 별장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서정원이 물에 빠지는 광경을 보았다.서정원이 수영할 줄 안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되어 최성운은 망설임 없이 수영장으로 뛰어들었다.“정원 씨, 정원 씨, 괜찮아요...”최성운의 익숙하면서도 감미로운
최성운의 뜨거운 눈빛을 마주한 서정원은 순간 숨이 잘 쉬어지지 않으면서 조금 무안했다.그녀는 본능적으로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최성운은 돌연 손을 뻗어 마디마디 분명한 큰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틀어쥐고 힘을 써서 그녀를 뒤로 살짝 잡아당겼고 그 바람에 서정원은 그의 품 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됐다.“서정원 씨, 서정원 씨...”최성운이 허스키한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눈앞에 있는 서정원의 유혹적인 모습에 그는 참을 수 없었다.품 안의 그녀를 빤히 바라보는 최성운의 두 눈동자에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그는 고개를 숙이
“뭐라고요?”주가영은 그 말을 듣더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리를 질렀다.‘어젯밤 서정원이 여기 있었다고? 최성운과 함께?’최성운은 어제저녁에 그녀 집에 가서 그녀가 직접 만든 음식을 먹겠다고 약속했다.하지만 그는 약속을 어겼다.주가영은 어제저녁 상다리 부러지게 음식을 차린 뒤 최성운을 한참이나 기다렸는데 그는 오지 않았다.최성운에게 연락하니 회사에 볼일이 있어서 야근해야 한다고 했다.그러나 그는 사실 서정원과 함께 있었다.‘최성운이 말한 야근이... 서정원과 함께 밤을 보내는 거였다고?’질투 섞인 눈빛이 서정원
서정원이 답답해하던 그때, 회의실 문이 다시 한번 열렸다. 검은색 코트를 입은 키가 크고 건장한 남자가 걸어 들어왔다.서정원은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바로 속내를 알 수 없는 차가운 두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치게 되었다.그 사람이었다!그녀가 공항에서 마주쳤던 그 남자였다.그 남자가 바로 BPL의 대표 이승호였다.그리고 이승호 뒤를 따라 걸어 나온 중년은 임동석이었다!서정원은 살짝 눈을 가늘게 떴다. 임동석은 언제 이승호와 알게 된 걸까?전에 그녀와 최성운의 비행기 추락 사고는 도대체 임동석과 연관이 있는 걸까, 없는 걸까
‘저 사람이 왜?'“서정원 씨, 얼른 타십시오!”두 명의 경호원은 허리를 굽히며 얼른 타라는 제스처를 보였다.서정원은 잠시 망설이더니 이내 차에 올라탔다.그녀는 이승호가 도대체 무슨 얘기를 할지 궁금했다.“무슨 일로 저를 만나러 오신 거죠?”서정원은 눈썹을 살짝 꿈틀거렸다. 그녀는 몸을 틀어 이승호를 힐끔 보면서 입을 열었다.이승호는 눈을 가늘게 뜨더니 깊게 가라앉은 눈길로 서정원을 훑어보았다.“별건 아니에요. 그냥 서정원 씨와 함께 저녁 식사를 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같이 먹어 줄 거죠?”그의 눈빛은 흡사 사냥감을
“뭘 찾아냈는데?”서정원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녀는 덤덤한 얼굴로 안토니를 힐끔 보았다.안토니는 가방에서 노트북을 꺼냈다. 그리고 동영상 하나를 클릭해 서정원에게 보여주며 말했다.“에이디 누나, 이것 좀 봐.”영상 속엔 두 명의 사채업자에게서 쫓기고 있는 주가영의 모습이 찍혀 있었다.영상을 끝까지 본 서정원의 눈엔 비웃는 듯한 눈빛이 일렁거렸다.“인제 보니, 그날 최성운 씨와 주가영이 드디어 만나게 된 건 주가영이 의도한 거였구나.”안토니가 고개를 끄덕였다.“에이디 누나, 그리고 이것도 있어.”안토니는 말하면서 또
새벽까지 안 자고 깨어있었던 서정원은 울리는 휴대폰을 확인했다.호텔에 머물고 있던 안토니가 서정원에게 문자를 보낸 것이었다.「에이디 누나, 예상대로 누군가가 누나의 컴퓨터를 건들고 있어!」서정원은 협탁에 있던 컵을 들고 천천히 물을 마셨다. 그녀의 입꼬리가 서서히 올라가더니 이내 서늘한 미소를 지었다.역시, 그녀의 예상대로 누군가가 그녀의 컴퓨터를 건들고 있었다!!다음 날, 오늘따라 날씨는 유난히 흐렸다.하늘엔 온통 먹구름뿐이었고 곧 폭풍우가 내릴 것 같았다.서정원은 오후에 쓸 입찰 서류를 열심히 정리하고 있었다. 그러
최성운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손을 빼냈다. 그리고 그는 무덤덤한 표정을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대로 회의실에서 나가버렸다.서정원은 천천히 일어나 그를 따라갔다.주가영은 서정원을 힘껏 노려보면서 빠른 걸음으로 최성운을 따라가려 했다.입구로 나오자마자 많은 기자들이 그들에게 달려들었다.“최 대표님, 방금 운성 그룹이 100원 차이로 북해 프로젝트 낙찰에 실패했다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임창원이 눈치 있게 얼른 기자를 막아섰다.“죄송합니다. 저희 운성 그룹은 인터뷰를 받지 않습니다.”기자들은 이내 서정원을
이제 모든 하객이 자리에 앉았다.그들은 서로 축복의 말을 건네며 최성운과 서정원의 행복을 기원했다.최성운과 서정원은 한복을 바꿔입고 피로연을 시작했다. 피로연은 서양식으로 하지 않고 전통 방식으로 중간에 뷔페를 준비했다.하여 최성운과 서정원의 한복은 자리와 아주 잘 어울렸다.“하객 여러분, 우리 모두 잔을 들어주세요. 신랑의 감사 인사가 있고 난 후 함께 건배하겠습니다.”사회자의 말을 들은 최성운은 술잔을 들고 중앙으로 걸어왔다.서정원도 옆에 함께 했는데 이제 부창부수 같은 느낌을 주었다. 최성운이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이런 능력도 있었어요? 그리고 비행기에 칠 한 그림은 얼마나 낭비예요!”서정원은 비록 입으로는 최성운을 혼냈지만, 그녀의 말투는 아주 부드러웠다. 서정원의 말을 듣고 있는 최성운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배운 지는 오래됐어. 다만 면허증이 이제 막 나와서 경험이 풍부한 조수가 필요해.”“내가 경험이 조금 더 풍부해지면, 혼자서 다 태우고 세계여행을 떠날 수도 있어. 그때가 되면 우리는 가고 싶은 곳에 마음대로 갈 수 있어.”이 말을 들은 서정원은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했다.그녀가 생각에 잠겨있던 그때, 최성운이 그 답을
최성운은 서정원의 몸매에 꼭 맞는 웨딩드레스를 몇 벌 제작했다. 이제 서정원이 마음에 드는 드레스를 선택하기만 하면 바로 입을 수 있다.“얼른 마음에 드는 거로 선택해. 난 네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이 너무 기대돼.”서정원은 여전히 마음을 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드레스를 손에 쥐고 몇 번이나 들었다 놨다 하며 내려놓기 아쉬워했다.“너는 어떤 걸 입어도 다 잘 어울려. 게다가 너는 참 안목도 좋아. 내 생각에는 성운 씨도 네가 이 드레스를 입기를 바랐던것 같아. 이 장식과 포인트를 봐.”연채린이 드레스 윗부분을 가리키자, 서
“제가 왜 이런 식으로 온 세상 사람들이 저를 비웃게 하는데요?”연채린은 손사래를 쳤다. 둘 사이에는 이미 감사할 필요가 없다고 서정원이 말했던 적이 있다.지금 연채린도 이런 태도로 서정원에게 두 사람 사이에 감사하다는 말이 왜 필요가 없는지 알려줬다.“오히려 비웃음보다 축복이 더 많을 것 같은데요.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은 누구나 부러울 테니까.”“제가 이 결혼식에 참석한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생각해요. 더군다나 이렇게 성대한 결혼식을 최성운이 직접 준비했는데요.”서정원도 마음속으로 매우 행복하다고 느꼈고, 연신 고개를 끄
서정원은 원래 시간이 좀 더 지나야 이 문제를 다룰 수 있을 거로 생각했는데, 최성운이 이렇게 일찍부터 준비할 줄은 몰랐다.서정원이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당황했다.비록 최성운이 외진 곳에 가서 하는 일들을 수없이 생각했지만, 그런 쪽으로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그게 현실이 됐으니, 서정원은 설렘도 있고, 얼굴에는 달콤한 미소밖에 보이지 않았다.“정말 최성운 씨를 보면 혼내야 할지, 칭찬해야 할지 모르겠네요. 알려주세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연채린은 일부러 서정원을 놀렸다. 지금 서정원은 기분도 좋고, 최성운의 계획에 아
연채린이 제공한 답은 오랜 사고 끝에 나온 것이다.연채린은 최성운이 외진 곳에 있으니, 아무리 서정원이 말한 대로 한다고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동시에 외국 회사에서 전화가 걸려 왔다. 관계자가 전화를 받자마자 얼굴이 웃음꽃이 피었다.왜냐하면 최성운이 걸어온 전화이기 때문이다.“회장님, 지금 가족분들이 미치도록 회장님을 찾고 있어요.”“최대한 빨리 가족분들이랑 연락을 하는 게 좋겠습니다. 아니면 어떻게 할지 모릅니다.”최성운은 이 말을 듣고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하는데, 전화 너머 그쪽 회사 운영자가 당분간
연채린은 지금 서정원이 손해를 보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그래서 그 어떤 왜곡된 일이 언론에 보도될 때마다 연채린은 최미자보고 최건국에게 알리라고 했다. 언론의 힘을 이용해 해결하려고 했다.만약 그게 네티즌들이 혼자서 소설을 쓰는 것이라면 연채린도 방법이 없다. 하지만 최건국은 그런 사람들과 다르게 그런 적이 없다.연채린은 기사를 사서 전체적인 언론 방향을 바로 잡았다. 최건국도 언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그들을 이용해 일을 해결할 줄도 안다.지금 그 방법도 최건국과 매니저가 함께 생각한 방법의 하나이다.“
조사랑이 사람들의 시선을 끌고 싶은지, 아니면 다른 목적이 있는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아무튼 조사랑이 제안한 방법으로 최성운을 찾을 수만 있으면 된다.서정원도 그들에게 그깟 몇 푼을 빼앗겨도 대수롭지 않다고 생각했다.“저는 다른 해야 할 일이 있어서, 이만 가야 할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최성운에 대한 소식이 생기면, 바로 전단지에 남긴 전화번호를 걸면 됩니다.”서정원은 또 한 번 감사의 표시를 하고 그들을 내보냈다. 연채림은 소파에 앉아 지켜보았는데, 그들이 도대체 어떻게 하
이 사람들은 기레기다. 전에 최성운한테 한번 당해본 기자들이다.“최성운과 서정원 사이에 문제가 생겼다는 건 이익의 문제 때문이다. 회사 경영 문제로 삼아 지금의 다툼이 생긴 모양이다.”“겉으로는 서로 사랑하는 부부의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사실은 다르다. 서정원이 지금 한 행동 역시, 최성운을 찾아서 회사를 빼앗기 위한 수단이다.”“만약 서정원이 권력을 선에 쥐지 않으면, 아무리 많은 일을 하더라도 결국 최성운 밑에서 일을 하는 직원일 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그 진실이 밝혀진 것이다.”언론사 기자들이 쓴 기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