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 송석석이 왕부에 시집 온 후 주관하는 첫 연회였다.만약 잘해내지 못한다면 사람들이 비웃을 것이다. 혜태비께서도 자신의 생일잔치를 특히 중요하게 여기시니 웃음거리가 되는 것은 결코 원하지 않으실 것이다.그래서 송석석은 직접 혜태비를 찾아가 여쭈어보았다.“꼭 초대해야 할 사람이 있으신지요?”혜태비는 일부러 생각하는 척하다가 입을 열었다.“덕귀태비, 제귀태비께서 궁 밖으로 나올 수 있으면 초대해 드리고 나머지는 네가 알아서 하거라.”송석석은 이 두 분만은 반드시 초대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특히 그중의 덕 귀태비는 빠져선 안 되는 인물이었다.송석석은 조금 의아했다. 사실 당시 선제께서 가장 총애하던 이들은 그들이 아니라 이미 돌아가신 숙태비와 만귀태비였는데 왜 그녀는 덕귀태비와 제귀태비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일까?이제 제씨 가문과 사돈지간이라 제귀태비와의 관계는 전보다 누그러졌다. 하지만 덕귀태비와는 여전히 기 싸움 중이었다.너무 궁금했던 송석석은 참지 못하고 결국 그녀에게 물었다.“덕귀태비께서 어머님께 실례를 범한 적이 있습니까?”그러자 혜태비가 콧방귀를 뀌었다. “겉모습에 속지 말거라. 겉으로는 둔하고 후덕해 보이지만, 실은 얼마나 교묘하게 속임수를 쓰는지 모를 것이다. 전에 선제가 살아계실 때 그녀에게 속아 선제가 꾸짖은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분노하며 씩씩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그녀의 말은 거짓은 아닌 것 같았다.혜태비는 조금 띄워주면 금방 넘어가는 분이라 조금만 잔꾀를 부린다면 쉽게 낚을 수 있었다.“제귀태비는 어떠합니까?”혜태비는 입을 삐죽이며 답했다.“그 자도 늘 불쌍한 척하는 자이다. 선제께서 돌아가시기 전에는 그녀는 단지 태비였다. 선제께서 돌아가시고 황제가 즉위하자 제씨 가문의 여인이 황후가 되고 그녀도 품계가 올라갔지. 하지만 이것들은 별로 의미가 없었다. 후궁에서는 태비가 주인이 될 수 없기 때문이지. 태비든 귀태비든 똑같다. 다만 매달 내려오는 은전이 좀 더 많을 뿐이다.”그녀는 말로는 똑같다고
그러자 고 씨 유모가 명단을 가져왔는데, 거기에는 궁에서 부리던 이름, 입궁 전에 불리던 이름, 고향, 나이, 입궁 연도, 어느 궁에서 시종했는지까지 아주 상세하게 적혀 있었다.겉으로 보아선 별다는 문제는 없었다. 그중 다른 궁에서 시종한 사람은 남월, 정심, 소란 단 세 명뿐이었다.남월은 과거 만귀비를 시종했던 사람인데, 만귀비가 돌아간 후 난월은 태후의 명으로 혜태비를 시종하게 되었다.정심과 소란은 원래 선제조때 여진 태비를 모시던 자들이었다. 여진은 그 당시 총애받던 태비였으나 갑작스러운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여진 태비가 돌아간 후 선제께서 노하여 그녀의 시종들을 모두 사형에 처하라 명했으나 정심과 소란만은 그때 몸져누운 혜태비를 시종하게 되어 목숨을 건졌던 것이다.그 외 시종들은 모두 혜태비가 본가에서 궁으로 함께 간 자들이었다. 그리고 고 씨 유모는 혜태비의 유모였고, 혜태비는 그녀의 손에서 자랐으니 고 씨 유모에게는 문제가 있을 수 없었다. 하여 송석석은 그 세 사람을 눈여겨보라 명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새가 있으면 즉시 보고하라고 지시했다.초대장이 날아들자 어떤 이들은 꿍꿍이를 품기 시작했다.가의 군주께서 일부러 전소환을 공주부로 불렀다.“혜태비의 생일에 너를 데리고 가겠다.”사실 전소환은 썩 내키지 않았다. 그녀의 형수였던 송석석을 여전히 미워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이제 북명왕비까지 되다니 그녀는 왜 이리도 행운아인지 살짝 질투도 났다. 그리고 때마침 혜태비의 생일이니 그녀가 가장 빛날 테지만 분명히 송석석도 주목을 받을 것이다.전소환은 그렇게 반짝반짝 빛날 송석석의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가의 군주의 제안을 거절할 용기는 없었다. 전에 일을 망친 적이 있었고 이제야 겨우 가의 군주가 다시 그녀를 만나주고 있었기에 그녀는 완곡하게 말했다.“장군부는 초대장을 받지 못해서 제가 가는 것이 맞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그러자 가의 군주는 웃으며 말했다.“초대장은 공주부에도 보내졌고, 내 친정 평양후부에도 보내
그러자 장공주는 서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뭘 그리 서두르느냐? 이 일을 성사시키려면 혜태비가 나서야 할 것이다.”“혜태비 말입니까?” 순간 지난번 그들 고부가 함께 돈을 요구하러 왔을 때가 떠오르자, 가의 군주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요즘 송석석과 한마음이 된 것 같던데 우리 말을 듣겠습니까?”장공주는 천천히 찻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는 말을 이었다.“우리 말은 듣지 않을 거다. 하지만 조금 자극하기만 하면 항상 반응했다. 마침 그 역할을 할 사람이 한 명 있구나.”그러자 가의 군주는 눈을 반짝이며 물었다.“자극? 덕귀태비말입니까?”그녀는 무릎을 ‘탁’ 치며 덧붙였다.“역시 어머니는 생각이 깊으십니다! 진왕비, 제이월에겐 딸이 하나 있고 현측비는 아들과 딸 하나씩 얻었고 이미 딸 하나 둔 명측비는 또 임신을 했다고 하였습니다. 아마 명측비가 임신 중인 것을 혜태비는 아직 모를 것입니다. 만약 알게 된다면 그녀는 분명 사여묵에게 첩을 들이라고 할 것입니다. 그리되면 고부갈등이 생겨나기 마련이니 그 꼴을 구경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천천히 차를 마시던 장공주는 차가 식었다며 다시 따뜻한 차를 준비하라고 했다. “그들이 결코 한마음 한뜻이 될 수는 없다.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에는 갈등이 존재할 수밖에 없으니 이제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이용하느냐에만 달렸다. 혜태비는 다루기 쉬운 인간이라 송석석과 이간시키기만 하면 혜태비를 이용하는 것은 매우 쉬워질 것이다.”“어머니 말씀이 맞습니다.” 가의 군주가 고개를 끄덕였고, 장공주는 다시 생각에 잠겼다.“어쨌든 우리는 북명왕부를 시끄럽게 만들어야 한다. 최대한 장군부처럼 만들어 사여묵이 전북망처럼 가문을 돌보느라 나랏일을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가의 군주는 그저 고개만 끄덕였다. 하지만 왜 북명왕부에 이렇게까지 집착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그러나 어머니께서 하시는 일이니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집으로 돌아온 전소환은 방에 들어가 화장대 앞에 앉았다.
“어머니!”전소환이 잔뜩 흥분한 표정으로 말했다.“가의 군주가 저를 데리고 간 것입니다. 이번 생일 연회에서 제가 북명왕의 측비가 되는 걸 돕겠다고 했습니다!”잔뜩 죽어있던 노부인의 눈동자가 순간 반짝이더니 겨우 기운을 내 몸을 일으켰다.“그게 사실이나?”“물론입니다. 가의 군주가 직접 제게 말했습니다. 장공주께서도 듣고 계셨고요.”흥분해서인지 노부인은 온몸의 피가 쫙 도는 느낌이 들어 호흡마저 가빠졌다.“일이 성사만 된다면 장공주님과 가의 군주 모두 우리의 은인이나 마찬가지지.”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노부인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런데 그 두 분이 왜 널 도와준단 말이냐? 설마 널 이용하려는 건 아니겠지? 일단 진정 좀 해보거라.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해야겠으니.”이에 자리에서 벌떡 일어선 전소환이 발을 동동 굴렀다.“어머님, 이용당하는 것이라 해도 상관없습니다. 왕야님과 혼인만 할 수 있다면 송석석 밑으로 들어간다 해도 상관없습니다. 젊고 아름다운 제가 두 번이나 혼인을 한 여인보다 못할 게 뭐가 있습니까?”전소환의 말에 노부인은 일리가 있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왠지 찜찜함을 감출 수 없었다.‘전에 장공주가 연회에서 했던 소행이 있으니. 왠지 뭔가 다른 꿍꿍이가 있는 것 같단 말이지...’“어머님, 둘째 오라버니도 9품으로 강등되었으니 아버님과 큰 오라버니도 더 이상 벼슬로 더 높은 자리에 오를 기회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이방은 어머니가 하는 일이라면 훼방부터 놓고 둘째 언니는 비록 평서백부를 뒷배로 두고 있다 하나 저희 장군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재물이라곤 가지고 온 혼수 뿐입니다.”노부인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맞는 말이야. 전북삼에게 희망을 걸어야 하나? 북삼이는 과거에 합격하지도 못할 텐데... 이렇게 해선 장군부의 명예를 되찾을 수는 없어.’노부인은 생각을 이어나갔다.‘장공주와 가의 군주가 무슨 꿍꿍이를 꾸미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환이가 북명왕의 측비가 될 수 있다면 일단 신분 보장
민씨가 깜짝 놀라서 물었다."정말 요청했다고요? 아니면 속이기 위해 그리 말씀하신 겁니까? 당신도 장군부 사람인데 어찌 당신에게 요청한다는 말입니까?""왜 요청하면 안 된다는 거지? 장군부 사람이라고 해서 다 양심이 없는 것도 아니고."둘째 노부인은 뿌듯해하며 말했다."돌아가서 소환이한테 네 시어머니께 전하려고 하렴. 이 소식을 들으면 속이 괴로울 테지."이 말을 들은 민씨는 쓴웃음을 지었다."정말 어머님과 반대편에 서실 생각이십니까?"이에 둘째 노부인이 싸늘하게 웃으며 대답했다."누가 반대편에 서겠다고 했니? 난 단지 그 사람이 탐욕스럽고 무정하며 은혜를 모르는 게 싫은 거란다. 듣기 싫을 수도 있으나 들어두렴. 넌 누가 네게 잘 해주고, 잘 못 해주는 지도 모를 만큼 어리석어.""제가 어찌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저도 다 알고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제 친정은 유능하지 않습니다. 서방님도 저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시지만 시어머니께서는 저를 더욱 좋아하지 않으시고요. 이런 상황에서 제가 뭘 어찌 할 수 있겠습니까?""물론 뭘 어찌할 수는 없겠지. 하지만 나쁜 짓은 돕지 않는 게 좋을 게야."둘째 노부인이 말을 이었다."네 시어머니, 왕청여, 이방, 그리고 네 시누이는 모두 좋은 사람이 아니다. 넌 그 사람들이 석석이를 괴롭히려는 걸 도와주지 않으면 된단다.""그건 당연합니다."민씨가 얼른 대답했다."가끔은 모르는 체 하는 것도 좋은 법이지." 둘째 노부인이 의미심장하게 말했다.민씨는 조금 둔한 터라 한참을 생각하고서야 깨달았다."요즘 몸이 안 좋아서 한동안 안정을 취해야 할 것 같습니다."둘째 노부인이 웃으며 대답했다."한 번 가보렴. 의관을 찾아 맥을 짚어 보도록 하거라. 그들이 뭘 하든 신경 쓰지 말고."민씨는 알겠다고 대답한 뒤 물러갔다.민씨가 떠난 뒤 둘째 노부인이 첩지를 지그시 바라보았다. 사실 그녀는 처음부터 갈 생각이 없었다.송석석이 옛 정을 그리고 있다는 건 잘 알지만, 그렇다고 감정에 휩쓸려 가서는 안 됐다
그녀는 매일 부내외의 일도 걱정해야 했고 자신의 돈을 생활비에 보태야 했기에 너무 힘들어서 누우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이 아플 정도였다.그래서 그녀는 자신과는 달리 유유자적한 삶을 보내는 송석석이 너무 싫었다.한참 생각하고 있을 무렵, 시누이의 목소리가 그녀의 귀에 들어갔다."혜 태비가 전에 공개적으로 송석석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니 둘 사이가 좋지 않을 겁니다. 연회날에 혜 태비가 송석석을 손 봐줄 수도 있지요. 지금의 송석석의 성격대로라면 난리를 피울 것 같습니다."왕청여는 그날 그녀가 마차에서 한 말을 떠올렸다.'그렇게 오만방자하게 굴다니.'왕청여는 송석석이 혜 태비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모습을 무척 보고 싶었으나 장군부는 첩지를 받지 못해서 갈 방법이 없었다.그러다 그녀는 문득 자신의 친정을 떠올렸다. '오라버니가 현재 북명군을 장악하고 있으니 북명왕부에서 여는 연회에 평서백부도 청하지 않았을까?'생각을 마친 그녀는 시어머니가 약을 복용하는 걸 도운 후 어머니가 몸이 불편하셔서 친정으로 돌아가 봐야 한다고 핑계를 대고 빠르게 발걸음을 옮겼다.친정에 돌아가 물어보니 그녀의 예상대로 평서백부는 연회의 첩지를 받았다고 했다.첩지를 본 후 왕청여가 바로 입을 열었다."어머니, 그날 저를 데리고 가세요."이 말을 들은 평서백부 노부인은 멍해졌다."네가 이미 장군부에 시집을 갔으니 내가 널 데리고 가는 건 이치에 맞지 않아.""그런 걸 따져서 뭐 합니까? 어차피 탄일 연회 아닙니까. 새언니가 몸이 안 좋아서 제가 대신 같이 간 거라고 하면 됩니다.""뭐하러 가는 것이냐?" 평서백부 노부인은 왕청여를 보면서 그녀가 시집간 후에 성질이 조금 조급해졌다고 생각했다."뭐 특별한 건 없습니다. 그냥 여러 부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뿐입니다."그녀는 평서백부 노부인의 팔을 흔들며 말을 이었다."어머니도 아시다시피, 제가 장군부에 시집간 후부터 장군부가 곤두박질쳤지 않습니까. 서방님은 9품으로 강등되기까지 하셨습니다. 만약 제 친정의
왕청여도 하루빨리 자식을 가지고 싶었지만 그녀에겐 말 못할 사정이 있었다.그녀의 서방이 그 방면에 열정적이지 않은 것 같기 때문이다. 가끔 할 때도 체력이 모자라 보였다. 이치대로라면 그럴 수가 없을텐데 말이다. 장군이라 몸이 건장할 텐데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하물며 평소에 그의 식단도 기력 보충을 위주로 하는 거였다. 사실 의관을 찾아 맥을 짚어 보게 하고 싶었으나 그의 체면이 깎일까 봐 그녀는 그러지 않았다.왕청여는 지금 자신의 심정이 어떤지 차마 표현할 수가 없었다. 생활이 순탄한 것 같은데 순탄하지 않은 것 같고. 도대체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가 없었다.이때 마침 왕청여의 새언니, 지금의 평서백 부인 최씨가 노부인에게 약선을 전해주려고 들어왔다. 그녀는 자신의 시누이도 혜 태비의 연회에 가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좀 의외라고 생각이 들었다.노부인이 입을 열었다."가고 싶어하니 가게 내버려 두려무나. 북명왕부와 원래 알고 지낸 사이기도 하니 말이다. 비록 장군부가 첩지를 받지 못 했다고는 하나 그 애가 우리를 따라 간다고 해도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을 거다."최씨가 미간을 찌푸렸다."어머니, 아가씨는 지금 장군부 사람이고, 북명왕비는 또 아가씨 서방님의 전 부인입니다. 아가씨께서 가시면 서로 난감할텐데요."이 말을 들은 왕청여가 입을 열었다. "그럴 리 없으니 안심하세요. 전에 저희끼리 따로 말한 적이 있습니다. 저를 매우 친절하게 대해주기도 하고요."이에 최씨가 되물었다."각자 혼인을 한 후에도 함께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까?"왕청여는 약간 켕겼지만 꿋꿋하게 말했다."네. 전에 마차를 타고 가다가 마주한 적이 있습니다. 제가 마차에서 내려 인사를 하니 저와 친절하게 이야기를 나누더군요."최씨는 잠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가로저었다."사적으로 만났을 때 아가씨를 친절하게 대하는 것은 다른 일입니다. 연회날에는 올 객들이 많을 테니 아가씨께서 가시면 북명왕비를 난감하게 만들 거예요."왕청여가 방긋 웃으며 안심시켰다. "안심하
송석석도 확실히 방씨 가문 사람들을 요청했다. 방씨 가문은 무장세가로 방천허는 지금도 북명군대에 있었고, 방씨 가문의 노장군은 병 때문에 2~3년간 침대에 누워있었다. 그 덕분에 지금 방씨 가문의 주인노릇을 하는 주모는 바로 방천허의 부인이다. 방계는 아들과 손자를 잃은 탓에 잘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무장세가에는 남들이 알지 못하는 그들만의 아픔이 있었다.방 부인은 자신의 서방이 아직 군대에 있는 데다가 자녀가 혼인을 올리지 않았기 때문에 아이들의 혼사와 미래를 위해 나와 다녀야 했다. 그녀의 장남도 군에서 일했었는데, 전장에서 한쪽 다리를 다친 탓에 아직까지 혼사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차남은 과거에 급제해 계속 시험을 봐야 했다.그리고 올해 13살인 방연이라는 딸도 있는데, 나이가 아직 차지 않긴 했지만 다른 가문의 여식을은 혼사가 아직 정해지지 않은 방연과는 달리 12, 13살에 이미 모두 정해져 있어 마음이 조금 급할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 첩지를 받은 방 부인은 숙모를 데리고 나갈 생각이었다.그녀의 숙모는 바로 방시원의 어머니 오씨였다. 그녀는 북명왕부에서 장군부 사람들을 초청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듣고 나서야 숙모를 부를 수 있었다. 오씨는 요 몇 년 동안 줄곧 우울해 있었다. 하지만 방시원이 떠난 지가 몇 년이나 지나기도 했고, 다른 아이들도 생각해야 하기에 열심히 설득했다. 사람이 계속 과거에 묶여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그녀가 몇 번 설득한 끝에 오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가겠다고 답했다.그래서 방 부인은 그녀를 위해 선물을 하나 준비했다. 오라버니와 언니들을 데리고 함께 혜 태비의 탄일 연회에 갈 계획도 세우고. 어느덧 삼월이 지나가고 혜 태비의 탄일과 함께 봄내음 가득한 사월이 찾아왔다..보름동안 황실에서는 화원을 꾸미기 위해 한바탕 폭풍우가 몰아쳤다. 현재 화원의 꽃은 혜 태비가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던 것들 외에 송석석이 더 더한 것들이었다. 벽 쪽에 핀 삼각매도 자홍색의 구름마냥 활짝 피어나 매우 아름다웠다.극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