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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8화

황제가 포효하는 소리가 궁전 곳곳에 울려 퍼졌다.

“넌 장군부를 대체 무슨 곳으로 생각하는 거냐? 감히 형방을 설치해서 백성의 손발을 자르다니. 그렇게 잘났으면 장군부만 있으면 되지 경조부, 형부, 대리사는 왜 있는 거냐?”

전북망은 황제가 말한 일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하지만 어사가 참주 한 이상 누군가가 경조부에 가서 일러바친 건 확실했다. 그래서 그는 어떠한 변명없이 단 한 마디만 반복했다.

“황제폐하, 부디 노여움을 가라앉히십시오..”

“내가 무슨 화를 가라앉혀야 하느냐? 이방을 데리고 가서 사과하라고 했더니 전강후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고 바로 돌아서서 가버리고. 너희는 바로 그런 태도로 사과를 하는 것이냐? 적극적으로 용서를 빌어도 모자랄 판에 감히 백성에게 화풀이를 하다니? 너희는 똥물을 맞아도 싸다.”

황제는 화가 나서 말을 가리지 않았다. 전북망에 대한 황제의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황제는 애초에 자신이 직접 혼사를 허락하고 그의 무공을 인정해 주지만 않았다면 그를 추대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에게 기회를 주어 자신의 체면을 회복하려던 황제도 그가 이렇게 쓸모가 없을 줄은 몰랐다.

모든 문무백관은 아무도 그를 위해 나서지 않았고 왕청여의 사촌 오빠인 호부급사 랑중마저도 그를 위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를 위해 말하면 전강후 노부인의 미움을 사는 것이라 대중의 분노를 살 게 뻔했기 때문이었다.

전북망은 경위의 직위까지 날려먹게 생겨 마음이 복잡하고 심란했다.

그는 눈물을 참고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죄를 인정합니다. 황제폐하, 벌을 내려주시옵소서. 신은 꼭 전강후 노부인에게 가서 사죄하고 용서를 구하겠사옵니다.”

황제는 그의 모습을 보더니 예전에 전쟁에서 승리하고 돌아올 때의 의기양양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지금은 그야말로 상갓집 개였다.

황제는 가슴의 기복이 심해지더니 전 씨 가문의 노장군이 생각났다.

‘만약 그가 하늘에서 전 씨 가문의 자손이 이렇게 못난 걸 보면 화가 나서 혼비백산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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