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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3화

전북망은 다시 이방을 데리고 전강후부로 갔다. 이번엔 많은 선물을 들고 문 앞에 무릎을 꿇고 뵙기를 청했다.

운이 좋은 건지 전강후가 저택에 없어 노부인이 알고 그들을 들여보냈다.

이방은 냉담한 표정으로 사과를 할 기색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전강후부 노부인은 개의치 않은 듯 하인에게 차를 내오라고 분부했다.

노부인의 며느리와 손자며느리, 그리고 증손자며느리는 옆에 서서 모두 적대시하는 눈빛으로 이방을 바라보았다.

전북망은 무릎을 꿇고 인사를 건넸다.

“저 전북망이 노부인을 뵙습니다. 부디 건강하길 바랍니다.”

이방도 내키지 않았지만 무릎을 꿇고 면사에 가려진 입이 막힌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부인은 그들을 일으켜 세우고 앉으라고 했다.

전북망은 황송해서 사과부터 했다.

“노부인, 그날 제 안사람이 무모하게 말을 해 노부인을 노엽게 했으니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뭐가 무모하단 겁니까? 그건 분명한 악담입니다.”

그러자 옆에 있던 노부인의 손자며느리인 진 씨가 입을 열었다.

“맞습니다. 그날 저희가 들어가서 기부를 청할 생각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단지 노부인께서 지쳐 장군부에 들어가 물을 한 잔 얻어 마시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런 게 이부인께서 만나자마자 늙은 거지라고 막말을 하던데 저희가 무엇을 구걸했습니까? 당신들은 또 무엇을 베푸셨습니까?”

노부인의 손자며느리들은 잇달아 마음속에 품고 있던 원한을 쏟아냈다. 그들은 노부인도 좋은 일을 하는 것인데 이방에게 그런 거북한 말을 들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전북망은 이번에도 노부인을 만났지만 용서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이방을 한 눈 보며 그녀에게 사과를 하라고 눈짓을 했지만 이방은 본 척도 하지 않고 전강부의 부인들이 뭐라고 하든 그냥 멍하니 앉아 있었다.

이방은 자신이 전북망과 함께 온 것만 해도 큰 타협을 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됐다.”

노부인은 천천히 말했다.

“손님이 계시니 무례하게 굴지 말 거라.”

노부인이 말하자 모두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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