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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0화

전북망은 다시 한번 타격을 입고 말았다.

그는 갑자기 온몸에 힘이 빠지는 것 같더니 자신이 마치 상갓집의 개처럼 갈 곳이 없다고 느껴졌다.

그는 전에 왕청여가 단아하고 온유하며 사리에 밝고 효성까지 지극한 여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하인들에게 관대하고 인자한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평서백부의 아가씨인 데다 방 씨 가문에 시집을 갔었으니 그는 왕청여를 한 번도 의심한 적 없었다. 게다가 방 씨 가문도 무인가문이고 방시원이 무장들이 존경하는 사람이라 왕청여가 그런 사람일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에게 시집갔던 여인이니 당연히 그처럼 당당하고 과감하며 인자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여자가 한 마디로 누군가의 손을 잘랐다니...’

전북망도 똥물을 뿌리는 사람이 미웠지만 잡아서 한바탕 때리면 그만이지 손발까지 부러뜨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가 인심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대중의 분노를 사고 싶지도 않고 이 일을 빨리 끝내고 싶어서 그렇게 생각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왕청여가 그 사람의 손발을 잘랐으니 일이 점점 커질 것 같았다.

그는 이방을 보며 강경한 태도로 말했다.

“내가 청여에게 가서 물어보겠다.”

이방이 참담한 표정으로 애써 웃으며 말했다.

“청여? 부군께서 그렇게 친절하게 나를 안 부른 지도 참 오래되었네요. 지금은 내 이름만 부르고, 역시 내가 선택을 잘못했나 봅니다.”

전북망은 몸을 돌려 잠깐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누구는 아니라더냐?”

그러자 흐느끼는 소리가 이방의 입에서 새어 나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 이방은 자신의 자존심이 무너지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전북망의 사랑으로 마음속에 높이 쌓아 올렸던 벽은 끊임없이 무너져 내렸고, 송석석과 사여묵의 결혼 소식이 전해졌을 때 그의 반응을 본 후 완전히 무너졌다.

하지만 이방은 왕청여를 안중에 두지 않았다.

그녀는 전북망의 마음속에서 왕청여가 영원히 송석석을 이길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역시 사람들은 소중한 것을 잃고 난 후에야 소중함을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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