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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송석석은 장작의 불길이 서서히 줄어드는 것을 보고 장작 몇 개를 추가했다.

불길이 빠르게 마른 장작을 집어삼켰다. 일렁이는 불꽃이 그녀의 눈동자에 비쳤다.

순간, 송석석은 장군부에서 친정집으로 돌아오던 날, 집안에 널려있는 시체들과 핏자국을 봤던 날이 떠올랐다.

가슴이 턱 막혀 제대로 숨 쉬는 것마저 힘들었다.

송석석은 누구보다 이방이 죽기를 바랐다. 그러나 이방이 죽는다고 해서 모든 원한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녀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면, 수란키도 그녀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수란키는 이방을 쉽게 죽이지 않을 거라는 걸 송석석은 알고 있었다. 원수는 송석석더러 여기서 대기하라고 했다.

수란키가 원수에게 소식을 전한 것 같았다.

원수는 이리에 자신의 정탐꾼이 있다고 했다. 송석석 시몬에도 정탐꾼이 있을 것 같았다.

결국 그들이 여기서 기다리는 건, 원수의 뜻이면서도 수란키의 뜻이기도 했다.

밤늦게까지 기다리면서 졸음과 피곤함이 쏟아졌다. 다행인 것은 장작불이 활활 타올라 추위는 피했다.

후방에서 병사들에게 식량을 보내왔다.

볶음밥일 뿐이지만 전쟁터에서 배를 채울 수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다.

방 장군이 사람들을 데리고 식량을 조달하러 왔다.

그는 송석석에게 원수의 군령을 전달했다.

“계속 기다리시오. 경계가 풀릴 때 즈음 교대로 자면 된다고 했소.”

“이렇게 많은 사람이 여기서 대기해야 한다는 거요?”

송석석이 물었다.

“원수님은 필요하다고 생각하오. 상대를 쉽게 믿으면 안 된다고 했소.”

송석석은 원수가 수란키와 단둘이 어떤 협정을 맺었다는 확신이 들었다.

원수는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방 장군 역시 원수의 명령이 이해되지 않았지만, 군령이었기에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식량을 전달한 방 장군은 다시 돌아갔다. 남강은 수복되었지만, 전쟁터의 시신들을 처리하지는 못했다.

희생된 장병의 시신을 수습해야 한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았다.

전쟁의 승리는 그들에게 큰 기쁨을 가져다줬다. 그러나 기쁨은 항상 상실의 슬픔과 고통을 동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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