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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저 아직 여자친구가 없는데요

아이를 보러 간 고다정은 감정을 잘 숨기느라 했지만 예민한 두 아이는 이상함을 눈치챘다.

“엄마, 무슨 일이 있어요? 기분이 안 좋아 보이는데요.”

“엄마, 혹시 아빠가 기분 나쁘게 했어요?”

두 아이는 근심 걱정 가득한 눈으로 고다정을 지긋이 쳐다보았다.

고다정은 이내 마음이 사르르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나빴던 기분도 많이 좋아진 듯했다.

그녀는 두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웃으며 말했다.

“엄마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두 아이는 무슨 일인지 말하려 하지 않는 엄마를 보다가 서로 눈을 마주치더니 억지를 부리지 않았다.

그들은 이 일을 마음속에 기억해두고 저녁에 아빠에게 엄마와 잘 얘기해 보라고 말할 생각이었다.

이어 방에서 고다정의 부드러운 책 읽는 소리가 들려왔다.

노란 불빛 아래 이 목소리는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잠들게 하는 마법이라도 깃들어있는 듯했다.

두 아이는 얼마 지나지 않아 고다정의 책 읽는 소리와 함께 잠이 들었다.

고다정은 침대에 걸터앉아 잠자고 있는 두 아이의 순진한 모습을 보고 있었는데 온몸에서 모성애가 흘러넘쳤다.

세 사람을 찾아온 여준재는 이 훈훈한 광경을 보고 마음이 따뜻해졌는데 차마 들어가서 방해하기 싫었다.

그렇게 그는 문밖에 서서 부드럽기 그지없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다정은 여준재가 밖에 있다는 사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녀는 자고 있는 두 아이를 보면서 유라에 관한 일을 고민했다.

‘쉽지 않은 여자야.’

사용하는 수단이 비겁하다고 하기에는 또 임초연보다 훨씬 나았다.

적어도 뒤에서 음모를 계획하며 해코지하려고 하지는 않았으니까.

고다정은 생각하면 할수록 머리가 아팠다. 표정도 따라 쉼 없이 변했다.

밖에서 그녀를 바라보고 있던 여준재는 호기심이 들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고다정은 시간을 확인하고 방으로 돌아가려고 했는데 문 앞에 서 있는 사람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밖에 서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고 이내 입을 막아서 다행이지 그렇지 않으면 힘들게 재운 애들이 또 깨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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